앞서 말씀드리자면 전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안봤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번도 처음부터 끝까지 진득하게 본적이 없습니다.
항상 앞부분 찔끔, 뒷부분 찔끔, 비디오 소개 프로그램에서 더 찔끔찔끔...
- _ -;; 그런 제가 터미네이터3을 보고 평을 쓰고 있다니... 터미네이터 팬들이 본다면 경을 칠 짓인가요?
대강의 내용은 익히 듣거나 봐서 (물론 나누어서...랍니다;;) 알고 있기 때문에 3탄을 본대도 큰 문제가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봤는데..
원래 블록버스터 액션..들을 그다지 즐기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기대는 하지 않았죠. 보고나니 터3는 액션 중에서도 제가 가장 싫어하는 종류의 영화였어요. (왜 싫어하는지는 차차 설명이 나옵니다) 허술한 점이 정말 많이 보이더군요.
감독이 때려부수는 영화라고 한 말이 과언이 아닐만큼 영화 내내 차가 날라가고 건물이 무너지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런 액션을 보면 가슴이 뻥~ 하고 뚫리는 기분이 든다는 사람들이 제 주변에 많죠. 아마 여름에 대형 블록버스터들이 판을 치는 이유는 대다수가 같은 심정이기 때문일겁니다. 문제는 저란 인간이 그 대다수에 들지 않는다는 것...
그냥 무작정 때려 부수고 차 몇십대 충돌하는걸로는 성이 안찬다는 겁니다. 부수기만 하면 뭐합니까? 적절한 편집과 독특한 음향이 가미되어야만 진짜죠. 그 많은 돈 때려 부어서 만드는 거 기왕이면 더 멋져 보이고 더 실감나게 부숴주라 이겁니다. 그래야 아깝다는 생각이 안들거든요.
다들 가장 기억에 남는 액션신은 아무래도 TX와 터미네이터의 도로 질주장면이겠죠? 그걸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가장 먼저 효과음이 꽝입니다. 무조건 크게 해서 박진감을 높이려고 한 모양인지 화면에선 간단한 기어 돌리는 소리인데 스피커에선 쾅~!! 나 귀 안먹었소...- _ -;; 이래저래 별것 아닌 것들 볼륨만 만땅 높여놨어요. 그 중에 하나라도 눈치채는 순간 긴장감이든 박진감이든 싹 가신다는걸 아는지..?
매트릭스에 비슷한 장면이 있지요. 트리트니가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것부터 네오가 달리는 차 지붕에서 펼치는 액션^^;;
그것과 비교를 해보자면 속도감? 비교가 안됩니다. 최고속도의 오토바이로(우오오~!! 듀카티!!!) 다른 차들과 반대 방향으로 달리니 느껴지는 스피드는 두배, 아니 그 이상입니다. 더불어 적절한 부분에 효과음과 강한 사운드의 음악도 가미되어 있죠. 리듬감을 가지고 중간중간 쉬어주는 부분을 두기도 합니다. 최 고 였 소 -ㅂ-b
매트릭스2 영화 자체는 죽어라 씹고 다녔지만 그 장면들 하난 기똥차게 잘 만들었다는건 인정했어요.
헌데.. 자 터3로 돌아와 볼까요?
매트릭스(의 그장면이)속도로 승부를 봤다면 터3는 박진감이다~! 봐라, 차 크기부터 다르지 않냐? 죽을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는 매트릭스 캐릭들 가지고는 몸으로 벽 뚫고 차에 쳐 박혀서 쭈그러트리는 무게감 있는 액션을 보일수 없지 않느냐? 역시 비교할만한게 못 된다!
허어... -ㅁ- 물론 두 장면이 닮은 면이 있긴 하지만 확연히 다르다는 것은 잘~ 압니다.
처음엔 터미네이터가 날라 가서 박힐때마다 끔쩍끔쩍 놀랬지만 너무 계속되다 보니 '저건 인간 모양의 쇳덩어리지 절대 인간이 아니다' 라는 생각에 흥미가 사라지더군요.
무조건 때리다 보면 아픔을 느낄수 없게 됩니다. 사설이지만 사실 사람은 맞으면 맞을수록 몸에서 느끼는 충격은 더 커진다고 하는군요. 그러니 많이 맞으면 맺집이 생겨서 더 튼튼해진다는건 구라, 실제적으로 몸이 느끼는 충격에 고통은 더 커지는데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둔해지는 것 뿐입니다. 매를 맞고 더 잘 버티게 되는게 아니라 아픔을 느끼지 않도록 되는것이지요.
이처럼 터3는 내내 때려 부수는데 너무 치중해 완급조절이 엉망이였습니다. (제가 속도감 있는 액션을 더 좋아하기도 하고요..)
결정적으로... 배경에 깔리는 음악이 하나도 없었다는건 정말 대 실망...ㅠ_ㅠ
오로지 [쾅] [퍼억] [쿠웅] 하는 구태의연한 소리들만 나는걸요. 오토바이의 부드러운 엔진소리나 주먹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등을 다양하게 이용한 매트릭스와 또 다시 비교가 되었습니다
반대로 한가지 맘에 들었던 것도 있습니다. 실제 결정적인 부분을 보여주는건 아니지만 소리나 인물의 표정만으로 순간 간담이 서늘해 지게 만드는 것... (더이상은 설명을 못하겠네요)
주로 TX가 살인을 저지를때 많이 나왔죠 (원래 제가 이상한데에 집착을 하다우...;;) 얼마나 더 잔인하게, 얼마나 더 많이 토막내느냐하는 류의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식의 간접적인 표현이 상상력을 자극해 짜릿하다고나 할까요?
이건 절말 잡설이고 그나마 기대했던 영상과 액션에 관해서는 별 둘도 아깝습니다. 별 하나!! 들어갔을 돈을 생각나면 그거마저도 안주고 싶어요!
다음엔 스토리 부분...
터3가 가장 짜임새 있다는데요?
이건 제가 느낀게 아니라(앞에 둘은 정확히 보지 못해서리..) 들은것이지만 예민한 사춘기의 존이 예정되어 있는 자신의 운명에 반발심을 느끼고 좌절하는때에.. 터미네이터의 '너는 살아남은 자들의 지도자가 되어 이겨야 한다' 라는 강한 메세지에 결국 자신이 인간들의 지도자임을 인식하고 운명을 받아들인다는 내용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무조건 운명은 개척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소극적이고 구태의연한 결말은 바라지 않는다 뭐라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영화이고 어떤식으로든 해석될수 있는거니까요.
문제는 그게 아니라 존이 느껴야 하는 혼란과 그것이 점점 확신으로 굳어가는 과정을 보여줘야 하는데 영화는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죠. 영화는 보여주는 겁니다. 존이 이러이러한 상황이기 때문에 혼란을 느끼고 도망치고 싶은 심리일거란걸 관객에게 설명하는걸로는 모자란 것을... 머리로 이해하는거랑 가슴으로 느끼는건 엄연히 다르단 말입니다.
존이 터미네이터에게 반발하고 정해진 운명을 밟아가야만 한다는걸 참지 못하는 모습은 몇 장면 나오긴 합니다만 턱없이 부족하고 때려 부수는데만 열중해서인지 온통 난무하는 파편들과 TX의 맹~ 한 표정밖에 기억에 안남습네다...;;
그래서 마지막 반전아닌 반전도 영~ 미싱미싱하게 흘러가 버렸죠
스토리에 있어서 개연성과 짜임새는 (진부하지만)충분했다 할지 몰라도 그걸 풀어내는 방식에선 최악이였습니다.
또 옥에 티 하나, 처음 부분에서 존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다 노루를 발견하고(사슴이 아닐까 생각했으나...) 부딧히지 않기 위해 구르는 장면이 있죠. 아니, 바로 옆에서 오토바이가 그 난리부루스를 쳤는데 야생동물인 노루가 멀뚱멀뚱 서있다가 느긋하게 퇴장한다는게 말이 됩니까? (너무 사소한걸로 꼬투리를 잡는것 같지만 바로 그 장면부터 이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이 결정되어 버렸다는거 아닙니까..저 소심해요) 또한 그 장면이 아마도 존의 인간적인 부분을 부각시켜 인간 지도자의 재목임을 강조한 모양인데... 그 딱 한장면으로 모든게 이해될거라 생각했는지 다음부터 존은 도망다니고 투덜대고 어리버리한 모습만 주구장창 보여주더군요. 어딜 봐서 인간대 기계의 전쟁에서 인간을 승리로 이끌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라는지...끌끌
반대로 여주인공 역시 (이름도 기억 안남) 내내 냉정한척 고집부리고 소리 지르고 히스테리란 히스테리는 다 부리더니 나중에는 어리버리한 존을 능가하는 과격한 모습을 보여주는...;; 쿨럭,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두 캐릭에 대한 중심부터가 흔들린다는 겁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영화의 진행이 너무 빨라서 라는 변명이 있더군요. 하지만 제 생각엔 어디까지나 편집의 문제이지 시간이 모자랐던건 아닙니다. 액션신이나 TX의 화려한 모습을 조금만 줄이고 관객이 공감할수 있는 인물들의 심리를 표현해 줬다면 이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연결이 되었겠죠
더불어 선악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으면서도 대를 위해 소따윈 얼마든지 희생해도 상관없다. 그냥 다 깔아 뭉개 버려~ 하는 미국식 사고방식을 공감하진 못하겠더군요...
인간은 모두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과 악이 확실히 구분이 된다는것 부터가 현실에서는 드문일이며 액스트라라 해서 너무 쉽게 죽어나가는 모습은 보기 안좋았습니다. 2탄에서 보여주었던 터미네이터의 인간적인 모습이 3탄에선 거의 보이지 않는것 같아요...아쉬웠죠
그래도 - _ -;; 스토리 면에선 기대 이상의 짜임새나 큰 어긋남이 없었으니 별 둘...반? 아니, 둘~!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점수를 보자면 정말 최악인데요 그나마 터3를 살려준게 하나 있습니다.
터미네이터의 과도한 진지함으로 인한 웃음.
처음 별모양 선글라스부터 시작해 터미네이터의 코믹한 진지함이 그나마 살려준듯 하네요. TX의 백치미도 웃겼어요..프흐하~
조금은 아놀드 아저씨가 좋아진듯..
뭐 대충 마무리 짓고 점수를 토탈해 보다면 최고 별 다섯에 음...하나? 하나 반?
터미네이터 팬이라면 절대 인정못할 점수이지만 제가 느낀 영화는 허술했습니다. 더이상은 못주겠어요. 투덜투덜..
난 그 반대인데.. 매트릭스2보다 터미네이터3가 내용전개나 음향, 각 장면의 적절성이 두드러진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결말부분!!! 매트릭스...정말 어처구니없게 끝납니다. 다음에 나올 장면을 연상할만한, 궁금해할만한 소지가 전혀없이 필름을 중간에 끊어놓은 듯한... 관객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느껴졌습니다.
첫댓글 고생하셨습니다.
난 그 반대인데.. 매트릭스2보다 터미네이터3가 내용전개나 음향, 각 장면의 적절성이 두드러진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결말부분!!! 매트릭스...정말 어처구니없게 끝납니다. 다음에 나올 장면을 연상할만한, 궁금해할만한 소지가 전혀없이 필름을 중간에 끊어놓은 듯한... 관객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