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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스크랩 돌담 쌓기
琴堤 추천 0 조회 1,246 16.04.01 09:37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농촌생활 자급자족을 위한 생활기술’은 ‘적정기술’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소개된 적정기술의 내용이 아직 빈약한데다 농촌생활에 필요한 기술들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기술은 최소 수 천년 동안 집단에 의해 검증되고 개선되면서 전승된 민속의 전통기술입니다. 전통기술이야말로 농촌생활을 위해 익혀야 할 생활기술들의 보고이자 지속가능한 농촌을 위한 기본적인 자원입니다. 앞으로 소개할 전통기술들은 우리의 전통기술에 제한하지 않고 근대화 이전 전세계 민속기술 가운데 우리 조건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지역이나 민족에 상관없이 소개하려 합니다.

 

  돌이나 자갈은 두 말할 필요 없는 대표적인 자연건축 자재입니다. 풍부한데다 쉽게 구할 수 있고 단단한 자재입니다. 시멘트나 회 반죽이 등장하기 오래 전부터 돌은 담을 쌓거나 집을 짓거나, 길을 놓는데, 탑을 쌓는데 사용되어 왔죠. 돌의 용도에 대해 쉽게 지나치는 점은 대표적인 농자재라는 것입니다. 농민들은 돌로 산비탈이나 경사지에 옹벽이나 축대를 쌓아 그림처럼 아름다운 계단식 논이나 다랑이 논밭을 만들어 왔습니다. 농사를 위한 수로를 만드는 데도 돌은 가장 기본적인 자재였습니다. ‘궁하면 통하는’ 법이지요. 도저히 농사지을 수 없을 듯한 자갈투성이의 밭에서 골라낸 돌을 이용해서 농부들은 논밭을 만들고, 돌담을 쌓고, 벽을 쌓고, 다리를 놓았답니다.

 

 

  옛 살림집 토담 벽이나 돌담을 보면 대개가 찰진 논흙이나 진흙 반죽을 사용해서 돌들을 접착시켜가며 쌓아 놓았습니다. 중국 만리장성의 일부는 찹쌀 풀 섞은 회 반죽을 이용해서 돌들을 쌓았습니다. 물론 현재까지 건재합니다. 요즘 새로 세우는 토담을 보면 시멘트 반죽을 이용해서 돌을 쌓아 올리는 곳이 많습니다. 집 주위의 토담 벽이나 돌담은 그렇게 만든다 하더라도 그 넓디 넓은 논밭의 옹벽이며 축대들을 쌓을 때 모두 흙반죽이나 회반죽, 시멘트 반죽을 사용하며 돌을 쌓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그런 곳들은 대개가 접착 반죽을 사용하지 않고 마른 돌 쌓기를 했답니다. 마른 돌 쌓기 방식은 반죽을 이용한 쌓기만큼이나 수세기 동안 이어온 전통기술입니다. 다양한 크기와 각양각색의 돌로 마른 돌담을 쌓는데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무너진 폐가의 낡은 돌 기초나 돌담, 폐쇄된 채석장에서 나온 자갈, 돌무더기 밭, 개울바닥은 쓸만한 돌을 구할 수 있는 곳들입니다. 남의 땅이라면 돌 하나라도 옮기기 전에 물론 주인의 허락을 먼저 받아야 하겠지요.


돌 쌓기를 위한 도구들


  돌담을 쌓을 때 필요한 도구는 사실 특별할 게 없습니다. 보통 일반 가정에 갖추고 있는 평범한 삽, 쇠망치, 장도리, 실, 수레 같은 장비들이죠. 지렛대로 이용할 수 있는 쇠막대나 각재, 돌을 고정하거나 쪼갤 때 사용하는 나무 쐐기, 돌을 쪼는 정이나 석공용 끌, 철 쐐기, 쇠지레, 수평자도 인근 철물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장비들입니다. 돌을 쪼갤 필요가 없다면 석공용 끌이나 철 쐐기를 살 필요는 없겠지요. 어떤 도구를 사든지 단단하고 질 좋은 제품을 사야 합니다. 돌은 굉장히 무겁고 단단하기 때문에 자칫 실수로 도구 조각이 깨져서 날라 들면 다칠 수 있습니다. 돌 작업을 할 때는 안전이 최고입니다. 신발 앞 꿈치에 쇠로 된 보호판이 들어있는 안전화는 필수죠. 질긴 가죽장갑 역시 필요하고. 면장갑이나 고무장갑은 손을 보호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눈을 보호할 수 있는 보안경 역시 필수품이죠. 자칫 돌 작업을 하다 보면 돌 조각이 튀면서 눈을 다칠 수 있습니다.

 

큰 돌을 옮기는 방법들

 

 

  흙 속에 파 묻힌 큰 돌을 꺼내어 옮기고자 할 때는 두 개의 각재나 쇠막대를 지렛대 삼아 들어올립니다. 서로 반대방향에서 두 개의 지렛대로 서로 받쳐서 올리는 데 한쪽 지렛대는 받치고 한쪽 지렛대는 잡아채 올립니다. 돌을 꺼내기 위해 판 구덩이에 발을 넣고 서 있다가는 크게 발등을 다칠 수 있습니다.  

 

  크고 넓적한 돌을 끌 때는 쇠사슬나 튼튼한 밧줄로 고리를 걸어서 끌어당깁니다. 쇠사슬이나 밧줄 고리를 건 다음 지렛대를 이용해서 뒤집고 쇠사슬이나 밧줄이 큰 돌과 땅 바닥 사이에 놓이게 하고 끌면 무거운 돌이 끌리면서 땅으로 파고드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습니다.

 

  둥근 모양의 큰 돌은 쉽게 굴려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맨 손으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면 상황이 다릅니다. 목재 빠레트 바닥에 함석 띠를 붙여서 큰 썰매처럼 만들어 그 위에 둥근 돌을 올려놓고 묶은 후 끌면 비교적 쉽게 옮길 수 있습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쉬운거죠. 막상 해보면 대개가 그렇듯이 말처럼 쉽지만 않습니다.


  ‘굴림판으로 옮기기’는 오랜 전통을 가진 돌 옮기기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왠만한 바위나 돌들도 옮길 수 있습니다. 편편하고 단단한 구조재 2개로 바닥 깔판을 만들어 돌을 옮기고자 하는 방향을 향해서 수평으로 나란히 깝니다. 그 위에 깔판과 수직 방향으로 손목 굵기의 둥근 굴림 통나무 여러 개를 간격을 두고 올려놓습니다.  다시 이 위에 편편하고 단단하지만 바닥깔판 보다 짧은 구조재 2개로 윗 깔판을 바닥 깔판과 나란히 깝니다. 윗 깔판 위에 큰 돌을 올려놓고 밀면서 앞으로 나가며 뒤쪽에 있던 둥근 굴림 통나무를 빼서 앞쪽에 놓기를 반복하며 굴려나갑니다. 


 

  담장 위로 큰 돌 올리기 위해서는 길고 단단하고 편편한 2x6 inch 이상의 구조재 2 개를 나란히 담장 위에 걸쳐놓고 그 위에 큰 돌을 올려 밀어 굴리며 올립니다. 이때 길고 단단한 구조재가 완만하게 담장 위에 걸쳐야 지나치게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돌을 담장 위로 올릴 수 있습니다. 돌을 굴려 올릴 때는 2~3개의 나무 쐐기를 바위 밑에 끼워 넣어 밑으로 미끄러지지 않게 고정하며 밀어 올립니다.


‘수레에 큰 돌 담기’ 위해서는 받침목이나 받침 벽돌과 지렛대가 필요합니다. 돌을 옮길 때 가장 유용한 장비는 지렛대입니다. 중간치 돌을 옮기더라도 자칫 맨 손으로 들어올리다 보면 종종 허리를 다치는 경우가 있는 데 한번 허리를 다치면 몇 달을 고생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돌 모양내기

 


  돌담을 쌓다 보면 돌을 자르고 깎아서 모양을 낼 필요가 있습니다. 돌을 깎거나 갈고 자르는 일은 거칠고 힘든 일입니다. 가능하면 있는 돌 그대로 사용하는 편이 낳겠지요. 사실 다듬은 돌 보다 거칠고 우둘투둘한 가공되지 않은 자연석 그대로의 느낌이 훨씬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돌담을 만듭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간혹 돌을 약간 갈거나 쪼개거나 깎을 필요가 있는 데 이때는 석공용 끌을 이용해서 튀어나온 모서리나 돌기를 깎거나 석공용 쇠망치로 뾰족한 모서리를 무디게 만듭니다.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을 망치로 쳐서 가루 낼 때도 있습니다. 망치를 뜻하는 Hammer의 일본식 발음인 함마라 부르는 큰 쇠망치로 돌덩어리를 가루로 만들거나 면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돌이 너무 클 때는 쪼갤 필요가 있는데 특히 이때는 가죽 장갑을 반드시 끼고 보안경을 써야 합니다. 튄 돌 조각에 실명 할 수도 있습니다. 층이 진 돌을 쪼갤 때는 결을 따라 선을 긋고 뾰족한 석공망치의 뾰족한 끝이나 석공용 끌을 망치로 쳐서 선을 따라 살짝 틈이 벌어질 정도로 쪼아냅니다.  금이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도록 몇 군데 작은 틈에 쐐기를 박아 넣습니다. 충분히 금이 벌어지면 쇠지레를 이용해서 더 크게 벌려 돌을 쪼갤 수 있습니다. 


  화강암이나 일정한 조직이 있는 돌은 쪼개기가 쉽지 않습니다. 석공용 드릴로 먼저 군데 군데 자르고자 하는 선을 따라 구멍을 냅니다. 구멍과 구멍을 이어가며 날이 좁은 끌로 쪼아 금을 냅니다. 한번에 금을 내려 하지 말고 망치로 끌을 칠 때마다 위치를 바꿔가며 여러 번 쪼아내서 금을 내고 그 다음 좁은 쐐기를 구멍들 안에 박아 넣습니다. 틈이 더 크게 벌어지는 정도에 따라 더 큰 쐐기를 박아 넣으면 바위를 둘로 쪼갤 수 있습니다.

 

마른 돌담 쌓기 기초

 

 


  돌담이 무너지지 않게 쌓으려면 돌이 서로 서로 위 아래 좌우로 맞물려 있어야 합니다. 벽돌쌓기의 ‘어긋쌓기’ 처럼 맞닿은 돌의 접합면이 윗 단에서는 온전한 돌로 덮어야 합니다. 담벽 양쪽의 돌은 안쪽으로 서로 마주보며 경사지게 쌓아 안쪽이 오목하도록 쌓습니다. 만약 바깥으로 경사지게 돌을 놓으면 점점 밖으로 쏠리게 되고 결국은 삐져 나오게 됩니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점은 크고 널찍한 돌 밑에는 작은 돌 2~3개가 받쳐야 하고 널찍하고 큰 돌, 작은 돌 2~3개가 반복적으로 쌓아 올려져야 돌 사이의 마찰력이 커져서 무너지지 않게 됩니다. 단면을 전체적으로 보면 큰 돌 사이 사이에 작은 돌들이 쐐기처럼 끼워지도록 쌓습니다. 돌담은 중앙선을 기준으로 완벽하게 수직으로 세워져야 하고 보통 돌담의 기초는 담 위쪽 보다 폭이 넓어야 합니다.  


 

마른 돌담 구조의 명칭

 

  마른 돌담 쌓기에 대한 국내 자료는 아무리 뒤져봐도 좀처럼 찾기 쉽지 않습니다. 기록을 등한 시 하고 경험적인 암묵적 지식으로만 제한되게 전수해온 장인 전통 때문인가 봅니다. 공개된 자료는 대부분 유럽자료들인데 유럽의 장인들은 도면과 설명을 담은 명시적인 문서자료로 만들어 배포하고 있습니다. 석공조합이나 몇몇 장인 그룹들은 다양한 문화기금의 지원을 받아 공개적인 돌담 워크샵을 통해 자식들의 돌담쌓기 지식을 전파할 뿐 아니라 옛 돌담들을 동시에 복원하는 대중적인 활동에 적극적입니다. 여기저기의 조각난 자료들을 참조하다 보니 자료처마다 용어들도 조금씩 달라서 제 임의대로 구조의 명칭을 붙였기 때문에 잘못된 명칭이나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모서리돌은 말 그대로 돌담 모서리에 놓는 묵직하고 크고 노출된 면이 각진 돌입니다. 돌담의 하부는 무겁고 큰 돌들을 먼저 쌓는데 세움돌은 벽돌로 치자면 두 세단 높이의 세울 수 있는 상대적을 킨 큰 돌입니다. 묶음돌은 돌담 폭 길이로 돌담을 가로질러 놓는 길고 편편한 돌입니다. 돌담 바닥의 기초석에서 위로 40~50cm 마다 놓아서 돌담 안팎 면으로 쌓은 돌을 서로 잡아 벌어지지 않게 합니다. 잡음돌 역시 돌담 안팎 면을 서로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돌담 폭의 2/3 정도 길이의 편편한 돌을 안팎 양쪽에서 서로 어긋 마주보게 놓아서 묶음돌을 대체할 수 있어 맞잡음돌이라고도 부릅니다. 덮개돌은 돌담 맨 위에 올려놓 머리 돌인데 건축 일자 등을 새겨넣는 정초석을 뜻하는 머릿돌과 자칫 헷갈릴 수 있어 덮개돌 또는 돌머리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덮개돌을 놓는 방식은 여러 가지인데  잔돌을 세우거나 닭벼슬 모양으로 놓거나 요즘처럼 시멘트 몰탈을 얹어 덮개돌을 대신하는 방식들도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돌담을 보면 기와를 얹거나 이엉을 엮어 얹거나 너와 기와나 작은 판석, 양철지붕을 얹어 놓은 걸 자주 보게 됩니다. 틈막음돌은 안팎으로 노출된 반반한 면석 틈새를 막는 쐐기형태의 돌들을 말합니다. 속채움돌은 큰 돌들 사이에 안쪽에 채우는 작은 돌이나 자갈입니다. 일머리 있게 돌담을 쌓으려면 이러한 돌담 구조의 다양한 용도에 따라 적당한 크기와 모양의 돌들을 미리 분류해서 준비해 놓는 데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마른 돌담을 쌓는 세가지 방식


  회반죽이나 진흙 반죽, 시멘트 반죽을 사용하지 않는 마른 돌담을 쌓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내어쌓기, 세워쌓기, 기대어 쌓기. 세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비탈밭의 옹벽 내어쌓기

 

 

  내어쌓기는 비탈진 곳의 흙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돌로 보도를 깔 듯 덮어 쌓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쌓으면 비탈진 아랫면이 툭 배 내민 모양이기 때문에 내어쌓기라 부릅니다. 주로 경사진 밭둑을 이러한 방식으로 쌓습니다. 상대적으로 안만한 경사면의 흙이 쓸려가지 않도록 경사면 밑에서부터 돌을 덮듯이 쌓아서 흙의 유실을 막는데 이용합니다. 경사면이 너무 높아 한번에 다 쌓을 수 없는 경우는 우선 쌓을 수 있는 만큼 쌓은 후 몇 주가 지나 충분히 옹벽이 자리를 잡은 후 다시 더 높이 쌓습니다. 큰 돌들 틈 사이 구멍들은 쐐기처럼 생긴 작은 틈막음돌을 끼워 넣어 막습니다. 다시 구멍 들 사이사이에 흙을 덮어 다진 후 풀 씨를 뿌려서 토양과 내어 쌓은 돌들을 잡아줍니다.

 

절단지면에 축대 기대어 쌓기

 


   깎아 자른 절단지면이 무너지지 않게 버티는 축대를 만들 때 기대어쌓기를 합니다. 돌 축대를 경사지면에 기댄 듯 쌓아 올린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축대는 일반 돌담 보다 흙 속으로 파 묻는 기초석의 폭이 더 넓고 깊습니다. 기초석, 즉 축대 하부가 땅 속에 어느 정도 박혀 있어야 절단지면을 충분히 버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축대의 높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60~90cm 이상 땅을 파고 옹벽을 쌓기 시작합니다. 옹벽 역시 아래쪽이 위쪽보다 폭이 넓어야 안정적인데 단 노출된 쪽으로 폭이 늘어나게 쌓습니다. 절단지면과 돌 축대 사이에는 작은 자갈을 뒷채움돌로 채워 넣고 중간 중간에 축대를 가로질러 배수관을 끼워 넣어야 빗물 압력으로 옹벽이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축대를 약하게 하는 원인 중에는 빗물 외에도 땅이 얼면서 팽창하는 압력이 있는 데 지면과 옹벽 사이에 작은 뒷채움돌들이 이러한 압력을 완충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기대어 쌓는 축대 구조에는 붙잡기돌이 있는데 경사지면쪽으로 길게 내어 돌 축대와 경사지면을 보다 단단하게 고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붙잡기돌은 기초바닥에서부터 위로 30cm 간격으로 찔러 넣습니다. 만약 돌 축대 밑으로 논밭이 있다면 배수를 위해서 축대를 따라 자갈도랑을 팝니다. 경사지면에 기대어 건물이 들어설 경우에는 뒷채움돌 밑 부분에 배수관을 미리 끼워 넣어 지면에서 스며든 건수와 빗물을 배출해주어야 합니다.

 

 

돌담 세워쌓기

 

 
  돌담이나 돌집의 돌벽을 쌓을 때는 돌담을 수직으로 똑 바로 세워 쌓습니다. 돌담이나 돌벽 아래쪽이 위쪽 보다 폭이 넓어야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습니다. 마른 돌 쌓기는 돌 끼리의 마찰력과 무게로 쌓은 돌을 서로 잡아줍니다. 마찰력은 각각의 돌이 최대한 넓은 면적을 주변의 더 많은 돌들과 맞대고 있을 때 커집니다. 돌의 무게에 의한 중력은 오로지 수직으로 밑으로만 가해지기 때문에 돌담은 중앙선이 똑 바로 수직으로 쌓아져 있어야 무너지지 않습니다. 짤 짜여 쌓아진 구조의 돌담은 겹쳐진 돌들의 무게를 땅바닥에 고스란히 수직으로 전달합니다. 다른 돌 쌓기와 달리 세워쌓기는 돌담 폭 넓이로 줄을 띄워서 쌓고 자주 수평자를 이용해서 돌담 중앙선이 정확히 수직이 되도록 쌓아야 합니다.  단면으로 볼 때 돌담은 아래쪽 폭이 넓고 위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데 대략 10도 정도 차이가 나게 됩니다. 이때 중앙선을 기준으로 대칭으로 안팎 면에서 쌓습니다. 이점을 고려해서 수평자 밑에 10도 정도 경사를 갖도록 자른 위 아래 폭이 차이가 나게 자른 긴 직각재를 붙여서 측정하면 정확한 기울기의 돌담을 쌓을 수 있습니다. 적절한 돌담의 폭은 돌담의 높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돌담 높이가 90cm 이상이라면 너비는 높이의 2/3정도로 돌담의 최소 너비는 60cm입니다. 돌담의 높이가 1.2~1.4m라면 돌담 기초부 폭의 넓이는 최소 70~90cm 이상이어야 합니다. 이때 돌담 윗 부분의 폭은 40~50cm 정도가 안정적입니다.

 

  돌담을 쌓을 때는 크고 무거운 돌은 기초석이나 하단부에 주로 사용합니다. 크고 무겁고 평평한 돌은 따로 빼 놓았다가 돌담의 맨 위쪽에 덮개돌로 사용합니다. 긴 돌은 돌담 중간에 끼워 넣어 돌들을 서로 잡아주는 묶음돌이나 (맞)잡음돌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용합니다. 단차가 있는 경계에 돌담을 쌓을 경우 돌담의 위쪽 높은 곁을 따라 자갈도랑을 파고 자갈 도랑에서 돌담을 가로질러 낮은 쪽으로 빗물이 빠지도록 배수관을 군데 군데 끼워 넣어 담 안쪽의 빗물을 집밖으로 흘려 보낼 수 있습니다. 

 

 

 

 

불규칙한 경사면의 돌담쌓기

 

 

  경사가 심하거나 불규칙한 경사면에 돌담을 쌓을 경우는 너무 단 차가 큰 곳은 흙을 채우고 어떤 곳은 도리어 흙을 깎아내서 전체적으로 경사가 완만하게 한 후 돌담을 쌓아 돌담의 덮개돌이 전체적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면서 흘러가도록 만듭니다. 단 돌들을 쌓을 때는 바닥 경사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수평을 이루면서 진행되게 쌓아야 합니다. 흙을 파내거나 보태어 경사를 완만하게 할 수 없는 급경사면일 경우의 돌담은 여러 개의 계단을 만들며 쌓아 차근차근 올라가도록 쌓습니다.

 

  농촌에서 흔히 보던 논밭 옹벽, 축대, 돌담을 그 동안은 저도 지나쳐 보기만 하며 ‘소담한 게 좋네’ 감탄할 뿐 배워볼 생각을 못해봤습니다. 살아계신 아재들께 물어봐도 워낙 수대에 걸쳐 윗 선조들이 쌓은 거라 제대로 앞뒤 맞게 설명해주시는 분을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담양 창평 삼지마을 슬로시티엔 최근 업체들이 들어와 돌담을 새로 쌓았다는 데 그곳에 아직 살아계신 팔순 넘기신 어르신들 말씀이 ‘저렇게 쌓으려면 쌓지 말아야혀’라며 혀를 차셨답니다. 제 부족한 안목으로도 제가 사는 장흥의 옛 돌담만 못합니다. 허술한 듯 하지만 여유와 틈이 넉넉해서 소박한 멋을 가진 옛 돌담을 앞으로 누가 쌓을 수 있을까요. 예전엔 마을마다 제법 솜씨 좋게 돌담 쌓는 이들이 있었을 법한데 지금은 멀리서 찾아 불러온 석공 아니면 돌담 쌓기도 어렵게 되었네요.  귀농해서 농사 일도 바쁘겠지만 소멸돼가는 전통기술들을 배워 익히고 기록하는 일도 지속가능한 세상 속에 살아가고자 하는 소농들만이 할 수 있는 제법 재미진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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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6.04.01 10:36

    첫댓글 즐감

  •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16.04.01 14:03

    전원주택 외곽이나 문화예술촌<가칭>등에
    모양새로 축조하면 꽤 예쁘겠네요.
    아래는 근년에 쌓은 북한산성 이랍니다

  • 16.04.01 18:28

    돌담 쌓기 기술을 상식적으로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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