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치의 <소설의 이론>은 '소설의 철학' 혹은 '철학적 미학'이라고
할 수 있는 저서이다. 이 저서에서 루카치는 왜 소설이 현대의 대표적
문학 형식이 될 수밖에 없는 가라는 철학적 물음을 제기하면서
이를 역사철학적, 미학적으로 밝히고 있다.
루카치는 "호머의 서사시가 선험적 좌표에 힘입어 총체성이 지배하던
형이상학적인 고향 속에서 인간의 영혼이 아무런 문제 없이 안주하고
있던 그리스의 역사 철학적 상항의 산물" 이라고 말하면서,
"소설은 현대의 문제적 개인(주인공)이 본래의 정신적 고향과 삶의 의미를 찾아
길을 나서는 동경과 모험이 가득 찬 자기인식에로의 여정을 형상화 하고
있는 형식이다" 라고 정의 하고 있다.
소설에 관한 이러한 철학적 논의에서 출발한 루카치는 역사철학적 상황과
선험적 정향점(定向點)의 변화에 따라 생겨난 현대 서구 소설의 대표적 유형,
즉 <돈키호테>의 이상주의 소설, 플로베르의 낭만주의 소설, 괴테의 교양소설인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의 고전주의 소설의 기본 성격과 특징을
차례로 분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러시아 소설에서 소설이라는
현대의 대표적인 서사형식이 오늘날의 시대적 상황에서 갖는 한계를
지적하면서 동시에 이를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게오르기 루카치, <소설의 이론> 심성완 번역, 심설당, 1989. 역자후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