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로 출근한 한 주
30여 년을 국어교사와 교목으로 근무한 영훈고, 나의 모교인 이 학교를 퇴임한 지가 벌써 2년, 햇수로 3년이 되었지만 사실 영훈학교를 떠난 것 같지 않다.
퇴임할 때 ‘영훈기독인대회’라는 이름으로 선포한 ‘나의 인생은 ~ing입니다’라는 말씀처럼, 그렇게 하나님께서는 퇴임 후에도 더욱 여
생각해보니, 최소 월 2~3회는 영훈학교에 들어가는 것같다.
영훈고가 기독학교가 되며 학교 안에 세워진 ‘영훈오륜교회’ 수요예배 설교를 하러 간다. 또한 현재 영훈오륜교회 협동목사, 영훈선교회 대표로 있으면서, 담임목사님의 사정이 있을시에는 주일 설교를 대신하기도 한다.
매주 금요일 학생들이 주관하는 ‘드림 기도회’에 가서 교목들과 더불어 번갈아가며 말씀을 전한다. 이 기도회는 영훈고가 기독교학교가 된 후 아이들과 함,께 만든 것이다. 영훈고 1대 교목으로 있으며 코로나를 맞이했고, 그 때 기도의 끈이 끊어지면 안되겠기에, 방과 후 매주 금요일 ‘엎드림, 더드림, 두드림 기도회’를 만든 것이다.
이 기도회는 채플과 별도로 원하는 청소년들이 뜨겁게 찬양하고 기도하며 예배드리는 시간이며, 사실 ‘영훈고의 영적 흐름을 학생들이 형성해 가는 모임’이라고 하겠다. 감사하게도 현재의 교목실과 협력하여 주 1회 이상 설교를 하러 들어간다.
이외에도 ‘영훈고 학부모 기도회’, ‘강북 청소년 학교 연합 집회’, 교장 및 교목들과의 만남, 기독교사와의 만남 등으로 계속 만남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참 놀랍고 감사하다, 더욱이 현재 소속되어 있는 더작은재단 ‘스쿨처치임팩트’ 사역자들도 함께 영훈고의 청소년들을 영적으로 세워가기 위해 ‘기도 패일리’, ‘방과후 기도 모임’ 등에 합력, 길을 열어주고 계신 하나님을 생각하면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달 현재의 영훈고 직업반을 담당하는 신 선생님으로부터 직업반 아이들을 대상으로 1학기말을 정리하며 특강을 해달라는 요청이 왔다.
예전 영훈고에 근무할 때 나도 직업반을 담임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아이들이 약 20~30명이었는데, 현재 아이들은 7명, 그나마 한 명은 출석하지 않고, 6명이 대상이라고 했다. 나는 흔쾌히 아이들을 만나겠다고 했다.
그리고 7월 1일과 8일 두 번에 걸쳐 매주 월요일 아침 9시 30분부터 12시까지 6명의 아이들과 강의, 나눔, 워크숍 등을 통해 기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또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였고, 아이들을 위해 기도로 축복했다,
다음날인 7월 9일, 화요일은 영훈고 학부모 기도회 마지막 종강예배, 말씀을 전하러 갔다.
2001년 5월 19일부터 시작된 영훈고 학부모 기도회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당시 나는 국어를 가르치며 기독교사의 삶을 살고 있었다.
아이들을 위해 학부모 기도회가 절실한 때 하나님께서는 그 당시의 학부모님들과 함께 기도를 시작하게 하셨고, 20여 년의 세월 동안 매주 화요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기도의 자리를 지키게 하신 것이다.
이 날은 약 15명의 어머니들이 참여하셨다. 인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품는 것.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 2:5)”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감동과 감사, 기도의 눈물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다음날인 7월 10일, 수요일은 영훈고 재학생들 채플인 수요 채플에 들어갔다.
처음으로 2017년 영훈고 교목을 시작할 때, 학생 대상의 채플을 반대했던 학교 내의 여러 사람들도 있었지만, 하나님께서는 뜻하신대로 역사하셨고, 영훈고의 채플을 아이들이 가장 즐겁고 기쁜 시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도와주셨다.
특히 기독교학교가 된 이후 졸업생 젊은 청년 제자들이 기도하는 동문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영훈오륜교회 청년부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제자 아이들. 그리고 후배들과 금요일 드림 기도회 등도 계속 이어져 가고 있는 헌신된 아이들이었다. 이 제자들과 다양한 순서를 만들었고, 나는 짧은 메시지를 전하며 후배 재학생들을 격려했다. 그리고 이러한 영훈고에 부어주신 영적 흐름을 잘 이어가길, 하나님의 꿈이 이루어지는 영훈학교가 되길 축복했다.
7월 11일, 목요일은 현재 내가 속해 있는 더작은재단 오픈아이즈 무빙 뮤지컬팀이 영훈고 학생들을 만났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작품으로 문화 예술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사역도, 기도하는 아이들을 세워가는 ‘스쿨처치임팩트’와 더불어 감당하고 있다.
이 뮤지컬은 내가 퇴임하기 바로 전, 2022년도에도 영훈고에 초청을 했었다. 죠이피플의 극단 배우들은 현재 종로와 대학로에서 연기하는 분들이고, 작품의 질이 최고인 뮤지컬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은 단순히 공연만 보는 것이 아니라, 뮤지컬 전후로 더작은 재단의 사역자들이 워크숍을 준비해, 청소년들의 생각을 복음으로 잘 정리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더욱이 이것에 사용되는 비용은 전적으로 우리 재단이 감당하고 있어, 학교측에서는 장소와 대상 청소년들만 준비하면 된다. 영훈고는 2022년부터 매해 오픈아이즈 뮤지컬팀을 통해 ‘복음’을 접하는 축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7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나흘 연속 나의 모교인 영훈고에서 예수그리스도를 전하고, 누리는 축복을, 제자이며 후배들인 영훈고의 청소년들, 교사들, 학부모들, 졸업한 제자들과 누리는 기쁨은 매우 컸다.
영훈고는 학교 내의 복음의 움직임이 매우 활발한 학교다. 15년의 기도 끝에 기독교학교로 바꾸어주시기까지, 영훈고 안에서의 학생들 기도는 치열했고, 뜨거웠고, 순수했다. 특히 영훈고는 ‘학생들의 기도로 움직이는 학교’로 여기까지 왔고, 사실 현재도 가장 뜨거운 복음의 도구로 있는 존재는 ‘영훈고 기독학생들’이다.
학교 관리자나 교사와 같은 어른들은 여러 이유로 주춤거리지만, 오히려 제자들은 그럴 때 더욱 무릎을 꿇어왔다. 그로 인하여 아이들의 기도를 통해 교사들이, 어른들이 변화되는 경우를 영훈고 안에서 많이 보아왔다. 또한 교회도 학교 선교에 영향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여러 이유로 말미암아 그렇지 못한 모습을 많이 본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복음을 말하지만 복음으로 행하지 않는 ‘신행일치’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 학교 관리자들의 모습도 보인다. 여러 이유를 대며 ‘학교 사역’이 아닌 ‘학교 사업’을 하는 사람도 보인다. 교회를 다니는 교사지만, ‘기독교사’의 정체성이 없어서, 학교 안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으로 인하여 안타까움으로 머물러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아닐 것이다.
영훈학교에 소망을 불어넣어주시는 하나님, 이 땅의 학교에 희망을 주시는 하나님, 이 모든 상황을 알고 계시는 하나님께서 기도하는 사람의 눈물의 기도와, 무릎의 기도와, 목숨걸고 순종하는 복음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실 것이다.
특히 ‘다음세대를 현세대로 사용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 청소년들을 불러 일으켜주시고, 현재의 복음의 도구로 사용하실 것이다. 그것을 위해 오늘도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기도하며 나아갈 뿐이다.
7월 19일과 내일 20일은 영훈고 1학기를 마무리하며 기독학생수련회를 진행한다. 또 영훈고 학생들을 만나러 간다. 사랑하는 모교에서, 후배와 제자들과 함께 하며,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는 귀한 시간, 분명히 오늘도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은혜를 부어주시리라 믿는다.
또한 8월 31일, 토요일, 영훈고 강당에서 서울 강북 지역 청소년들이 주관하는 ‘강북 학교 연합 예배’도 예정되어 있다. 강북의 청소년들이 주도하는 예배, 현세대로 헌신을 다짐하는 예배가 될 것이다.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실 하나님께 영광 올려드린다.
특별히 7월, 부족한 저를 영훈고로 출근하게 하시고, 복음의 도구로 사용하시는 하나님께 찬양 감사, 영광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