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15(수) 부처님오신날, 귀신사 법요식 참가 17년
지난 2008년부터, 용타스님의 용타 큰 스님ㅡ무여스님
안색선백 顔色鮮白이랄까? 얼굴 빛이 훤합니다
사람나이 고희면 마지막 근심이 서려있을 법 세상 근심을 다 여은듯,
아이처럼 맑고 웃음소리가 큽니다
한 영혼의 모습이 어찌 그리 맑은지 성화聖畵나 성인들의 그림에 후광을 그려 넣는데
나중에 스님 초상화에 후광을 하나 그려 놔도 어색하지 않을 성 싶습니다.
진달래가족들 여상 총장님 어느 행자를 맞이하는 마음도 자비심 가득,
손수 차 한 잔 대접에 가득 붓고요. 아껴둔 재미난 예기를 봇물터지듯 쏟아냅니다.
더군다나 이 곳에 온 예수 믿는 사람들의 마음의 부담과 불편을 짐작하셔서 일까?
구성지게 찬송가를 뽑아냅니다.
스님이 절에서 부르는 찬송가도 처음이지만 찬송가를 그렇게 잘부르는 스님도 처음입니다
게다가
초파일에는 절에 찬송가가 울려퍼져야 한다며 한 곡조 뽑고 가라시는데...
존재가 찬송인 스님의 찬송가에 은혜받는 날
지혜광명 知慧光明, 무량 정신의 번개 같은 도력 道力이 뿜어내는 빛,
참 마음이 뿜어내는 환한 빛에 뭇 영혼이 배부릅니다.
오래전 회주스님의 웃음 그리고 차가 그리운 오늘
희년교회 목사님과 교우 한 분의 동행이 반갑습니다.
「네 이웃을 네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이웃의 범주에 스님과 불자들은 제외할 리 만무하고
성인이 오신날을 축하하기 위하여 오고가는 행렬에 대하여
주님이 왜 기독교인이 절에 갔냐고 타박할리 없을 것입니다.
초파일에
물
뜰 앞의 느티나무 숨결 덕분에
내가 숨 쉬고 있음을 생각하는
아침입니다.
하나의 숨,
하나의 파동으로 떨리고 있는
저기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빛이 납니다.
인연의 바람 한 자락에 지금
느티나무 가지가 흔들리고
그 아래 풀잎들도 뒤 따라
유순하게 흔들립니다.
세상은 덕분입니다.
천지간에 보여지는 모든 것들이
덕분입니다.
살아서 내가 여기 있음도
저 바람 덕분입니다.
2008. 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