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집에서 나오자마자 장대비를 맞고 푹 젖은 상태로 진부에서 기차를 내려 뽀송뽀송한 도로를 보고 좋아하지만 정확한 예보대로 금방 굵은 비가 쏟아져 난감해진다.
일 인당 오천 원으로 오른 통행료에 어처구니없어하며 월정사를 지나고 상재길을 보며 상원사에서 택시를 내려 우비를 껴입고 가파른 산길을 타고 비지땀을 흘리며 수정암으로 올라가면 산사는 그저 고즈넉하고 빗소리만이 나직하게 숲을 울린다.
사면에서 간간이 나타나는 쇤 나물들을 따며 운무가 자욱하게 깔린 능선을 타고 오대산 주 능선으로 올라서니 빗줄기는 그치지만 대신 몸을 가늠하기 힘든 광풍이 불어온다.
지금껏 안 보이던 박새들이 나오며 눈부시게 펼쳐지는 초원을 감탄사를 늘어놓으며 따라가다 사면으로 들어가 사방에 널려있는 부드러운 곰취와 당귀들을 한동안 따고 덤불 지대를 넘어 능선으로 돌아온다.
거센 바람이 불어오는 호령봉(1565.5m) 헬기장에 올라 변치 않고 피어있는 핏빛 진달래들을 알현하며 주위를 둘러보고는 바람 잔잔한 숲에 모여 어묵을 데치고 만두와 라면을 끓여 독한 마가목 주로 젖은 몸을 달랜다.
남동쪽 동피골 지능선으로 내려가 배낭을 더 채우려던 생각을 접고 올라왔던 사면으로 돌아가 30 여분 욕심껏 나물을 뜯고 어느 틈에 파랗게 갠 하늘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주 능선에서 꺾어 수정암으로 향한다.
안부에서 매번 불편했던 기억을 잊고 단지 시간을 단축한다는 속셈으로 또 왼쪽 지계곡으로 들어갔다가 비에 젖은 계곡은 미끄럽고 거리도 만만치 않아 다시는 이용하지 않기로 굳게 다짐을 한다.
물길을 몇 번이나 건너며 도로로 떨어져 상원사로 일찍 내려가 뒤따라와 호령봉에서 감자밭등을 다녀왔다는 아사비님를 만나서 예정했었던 전 버스로 진부로 나가 맛집이라는 평창 고깃집에서 삼겹살과 곰취로 뒤풀이를 하고 얼큰해져서 기차에 오른다.
첫댓글 풍광 좋고 식생 좋고 오대산은 진짜 명산입니다. 근데 쩜 천기누설 느낌이..ㅋ
이런 제목 없는 글 보는 사람이 있겠나요...? 우비 입어서 진드기에 안 물린 것 같아요.
@킬문 진드기 조심,,,밟아도 안 죽어요,,,ㅎ
거머리처럼 라이타 불로 태우면 됩니다....
ㅎ 좋아요
길이 보존해야 하는데요...
@킬문 전 거기,안갈께요~ㅎ 기린봉이란 이름이
진드기에 물려서 고생한 사람들도 많던데...
그냥 조심하는수밖에는 없는가봅니다.
그나저나 다음에서 블로그와 카페를 개편했는데 글쓰기도 불편하고 보기도 상당히 불편하네요.
블로그가 좀 이상해요...우비를 껴입어 단단히 저미고 비닐 모자도 쓰고 하면 진드기가 못 들어올 것 같습니다.
날강도들이 드디어 오천원으로 올렸군요
돈독 오른 탐욕스러운 땡중 놈들...선재길이 인기가 있으니까 겁대가리 없이 막 올리는 거야.
@킬문 입장료만 5000? 앞으로 오대산은 절때 가지마삼 ㅠ
@캐이 샛길로만가요
@캐이 버스타고 가면 무료라네요. ㅜㅜ
@토요일 에~~이
스님들이 얼매나 똑똑한디 설마
주차비는 주차비대로 인당 삥은 삥대로 하겠죠
@윈터 공짜라니깐 ㅠ
@토요일 넵
일요일에 버스 타니 확인하겠습니다.
@킬문 ㅋ
ㅋ
확실하네요
우통수와 수정암을 보러 가야겠군요 전망보니 제가 갔을때보다는 상황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5대중 한곳이니 다녀오십시요...
@킬문 우통수와 암자는 가볼만 합니다. ^&^ 호령봉이 비로봉보다 낫구요~
매년 가시는 곳이군요~~ 쌉쌀한 향기가 여기까지 퍼집니다
올해는 더 좋더군요. 그나저나 뵌지 오래됬네요. 잘 지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