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hae반점

[瑞鎬 아부지(鄭在煥)]

추석날 오후면 친가에서 제사지네자마자 바로  처가로 가는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나와 조카, 그의 아들 세명은 갈데가 없었다. 우리집 명절은 나와 마누라 각자 쇠기로 무언의 합의가 되었다. 내 조카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우리는 갈 곳이 없었다. 세대가 틀려도 짜장면 좋아하는 것은 똑같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그래서 대구서 오래된 중국집 중의 하나인 종로 B반점에 들렀다. 
"추석에 영업하겠나" 긴가 민가 했더니 불이 켜져 있었다. 손님은 별로 없는지, 칠십이 된 주방장겸 사장이 문앞에 나와 쉬고 있었다. 탕수육과 짜장면을 주문했다. 사진과 같이 탕수육은 과일 소스로 한다 했다. 나는 맛에 대한 존심은 있어서 짜장면이나, 탕수육은 잘 알려진 집이 아니면 안간다. 특히 서울에서는 중앙우체국앞, 또는 광화문 옆, 대학로 등의 중국집에만 간다. 종로, 을지로 등에도 있지만, 맛도 그렇거니와, 거기 잘 가는 칭구들이 수준이 좀 떨어져 별로 맛없게 보이더라,-- 이글 보는 수준떨어지는 칭구들은 언행이나 행동거지면에서 조심하여 늙어가며 욕안 먹도록 바르게 살기 바란다.--

탕수육에다가 이과두주 한잔씩 들이켰다. 중학 일학년 올라간 애도 "술은 어른앞에서 배워야 한다'며 반잔 억지로 마시게 했더니, 얼굴이 이지러지며 물을 왕창왕창 마셔댔다. 앞으로 평생 못잊을거다. 물론 칭구들한테도 자랑할거리가 생길것임에 틀림없다. 

사진에서 보는바와 같이 탕수육은 과일소스를 쓴다했다. 그래서 산뜻한 청량감이 돌며, 고기는 부드러웠다. 동네 아파트 단지나, 일반 중국집 탕수육과는 비교할 수 없다. 다음으로 나온 짜장면 면발이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힌다. 면발은 밀가루 반죽 및 화력과 끓이는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야 한다. 칠십노인 주방장께서 한 요리이니 신의 경지에 들어가 있지 않을까 한다. 다 묵고 난 뒤에 국물도 전혀 없다. 

손님이 우리밖에 없어서 주방장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엇보다 요리에 대한 찬사는 중심을 이룬다. 그는 산동성 출신이라 했다. 

"하오, 몇년전 공자계시니 곡부에 갔다왔습니다 " 하며

"콩쯔께서 최고이십니다." 주방장은 너무너무 방기며 즐거워했다. 

공자모신 서울 성균관 대성전있는 학교에 강의나간다 했더니, 나를 또 대단하게 여기는 듯하였다. 
주방장 입장에서는 자신이 만든 요리를 최고로 평하지 않나, 공자님을 최고로 칭송하지 않나, 이래저래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저는 대구만 오면 연경반점 전가복을 먹었는데, 최근엔 맛이 떨어져 안간다" 고 했다.

그는 "우리집 전가복도 맛있어니 다음에 꼭 오라했다.

"인자 내가 대구오면 둘다 여기로 오너라, 왕창 묵자"
조카에게 말했다. 

앞으로 내 생일날도 여기서 묵어야 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천상휴가]

생일날 대구까지 가셔야 겠네요^^

[瑞鎬 아부지(鄭在煥)]

생일은 거의 대구서 혼자 보냈어요, ㅎㅎ 그래도 생일에는 간짜장이나 약간 비싼거 주문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