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사회복지사의 업무일지가 발견되다.
오전에 출근하여 청소를 하고 회의실에 와서 우후에 할 일과 문헌조사를 보고 있다가 오광환 선생님께서 유인물을 들고 오셨습니다.
‘악마 사회복지사의 업무일지가 발견되다.’
8쪽이 되는 양의 내용이었습니다. 유인물은 한 사회복지사가「2백 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돌프 페르로엔, 내 인생의 책, 2009을 읽고 사회복지에 빗대어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적은 내용이었습니다. 진석이 나 유경 오광환 선생님 순으로 읽어보고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돌아가면서 읽고 가지게 된 생각을 나눴습니다.
먼저 ‘당시에는 평범했을지 모를 이야기가 지금 우리에게는 잔혹하기 다가옵니다.’ 라는 구절이 다가왔습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입 밖으로 열지도 않았던 ‘나는 성폭력, 성추행 피해자다.’라고 외치는 미투 운동이 일어나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성폭력, 성추행 피해자는 미투운동이 일어나기 전까지 부끄럽고 수치감을 가지는 의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미투 운동을 통해 자신은 피해자라고 알려야 하는 의식이 있습니다. 한 명 한 명이 용기를 내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다른 피해자들에게 괜찮다고 자신도 피해자라는 운동을 합니다.
다른 하나는 저를 봤을 때 무관심이 떠올랐습니다. 군대에서 저는 후임들에게 천사라 불리었습니다.
“장태웅 병장님은 천사이십니다.”
전역을 하고 다시 생각해보니 후임들에게 제가 관심을 안 가졌습니다. 후임에게 잘해주기만 했지 쓴 소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후임은 그게 좋았던 것입니다. 일을 못해서, 또는 잘못해서 혼이 나면 나와 같은 동료들은 나에게 어떻게 좀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거의 포기 상태고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이 생각이 들면서 천사라는 말 뒤에 무관심함이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관심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하나, ‘선배들이 그래왔으니까’, ‘교수님이 그렇게 하라 했으니까’ 하며 별생각 없이, 의식하지 않고 당사자를 대상화해 오지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사회복지 당사자를 진정 위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신만의 생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됐습니다.
‘선배들이 그래왔으니까’, ‘교수님이 그렇게 하라 했으니까’ 나도 그래야지 이것이 아닙니다. 진정 사회복지를 이루기 위해서 지금 내가 생각했을 때 필요한 일들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자신이 ‘이게 맞다’라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계획서를 잘 쓰는 것, 후원금을 받아오거나 하는 그런 일이 잘하는 일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물론 필요합니다. 하지만 부수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와 목적을 가지고 왜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시간이 됐습니다.
‘일지나 보고서를 읽은 후배 사회복지사들이 그를 악마 사회복지사라 부를지 모릅니다.’ 라고 쓰여 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그를 바꿔 ‘나를’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현재 일지를 쓰면서 했던 일들이 잘못되어지지는 않았는지 생각했습니다. 또한 의식이 깨어 있도록 무엇이 맞는 것인지 생각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딸기헤어’ 머리 묶기를 배우러 가다.
40분이 되어 유준이가 먼저 교육관으로 왔습니다. 유준이와 주말에 잘 지냈냐는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러다가 재이도 왔습니다. 오광환 선생님은 오늘 아인이가 아파서 못 온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유준이와 재이 둘이서 시작했습니다.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인사담당 유준이가 수줍게 말하면서 인사구호를 말했습니다. 재이는 출석부를 가져와 출석을 불렀습니다. 재이와 유준이는 아린이와 아인이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못 오는 사정을 알기에 회의 진행을 했습니다.
30분 정도 아이들과 대본을 작성하고 복사해서 미용실로 향했습니다. 미용실은 걸어서 5분 거리에 부영 2차 정문 쪽에 있는 ‘딸기헤어’로 가게 됐습니다.
가기 전부터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사전에 미리 연락을 하고 가야하는 것인가? 사업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전화를 하게 된다면 아이들의 자주성을 침해하니 참 어려운 고민이었습니다.
결국 연락을 드리지 않고 가게 됐습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바쁘시면 충분히 거절 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거절했을 때 말할 대본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들이 오늘 머리 묶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들어가기 전 헤어숍 앞에서 아이들이 설명하기 전에 제가 한 가지 간단한 소개를 말 한다고 했습니다. 들어가 보니 선생님 두 분과 손님 두 분이 있었습니다. 선생님 분들은 바빠 보였습니다. 그래서 오게 된 목적까지 제가 말을 하게 되면서 혹시 부담되시지는 않는지도 여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제사회복지관에서 왔는데 아이들이 겨울을 맞아 일상생활기술 중에 머리 묶기 기술을 골라 배우고 싶어서 아이들이 직접 부탁드리려고 이렇게 방문하게 됐습니다. 혹시 바빠 보이시는데 아이들이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10분 정도 걸릴 것 같은데 앉아 있으세요.”
“어머 귀여워라~~”
‘딸기헤어’ 선생님 분들은 어린 아이들 방문에 좋아하시고 귀여워하셨습니다. 아이들에게 기다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재이는 계속 붙임머리 얘기하고 놀이터에서 놀고 싶다고 했습니다. 재이가 그렇게 말하니 유준이도 나가고 싶어 했습니다.
“재이, 유준 밖에 미세먼지가 많아서 밖에서 활동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아요.”
아이들은 아쉬워했습니다. 심심해하는 아이들과 즐거운 대화를 하려고 질문하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니 선생님이 손님 한 분 일을 끝내고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재이와 유준이는 대본을 들고 읽었습니다. 선생님께 부탁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머리를 알려주시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선생님은 알겠다고 하시면서 자리에 앉으라고 하셨습니다. 먼저 유준이가 자리에 앉아 머리를 땋습니다.
유준이는 양 갈래로 땋았습니다. 재이는 윗머리만 땋았습니다. 선생님은 알려주기 보다는 머리를 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은 기분 좋게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
복지관으로 다시 돌아와서 같이 앞으로의 날 동안 무엇을 할지 계획하고 정했습니다. 재이랑 유준이는 날짜를 보고 각자 종이를 꺼내어 그 날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적었습니다. 감사인사와 수료회를 생각했습니다.
감사인사는 감사내용을 적을 종이를 각자 챙겨오고 펜은 기관 것을 쓰기로 했습니다. 또 수료회에 관한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설명해줬습니다.
“수료회는 지금까지 배웠던 기술을 알려주신 선생님들과 부모님을 초대해서 우리 이런 거 했어요. 자랑도하고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시간을 갖는 거야.”
“알겠어요!! 좋은 것 같아요!”
아이들은 마지막으로 준비물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첫댓글 "결국 연락을 드리지 않고 가게 됐습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바쁘시면 충분히 거절 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거절했을 때 말할 대본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들이 오늘 머리 묶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태웅 선생님과 이 부분을 고민했지요. 지난 활동은 미리 연락드리고 방문했는데 이번에는 달랐네요. 거절했을 때 말할 대본을 준비했군요. 태웅 선생님이 잘 설명하니 아이들도 이해하기 쉬웠겠어요. 잘 도왔어요.
"선생님은 알려주기 보다는 머리를 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은 기분 좋게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머리 묶기를 배우러 갔는데 머리를 해주셨네요. 유준과 재이에게 물으니 묶는 방법은 잊어버렸다고 했어요. 대본을 써서 부탁드린 아이들을 보니 사장님도 좋으셨나 봐요. 계획과는 달랐으나 부탁드리는 과정 자체가 아이들에게 귀한 시간이 되었을 겁니다.
@오광환 재이와 유준이 머리가 잘 어울려요^^
@오광환 미용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바라볼 때 미소가 기억에 남습니다. 머리 묶기 활동을 통해서 아이들이 지역사회에 좋은 선생님을 알게 됐습니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