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속 글자
1. 저는 정태수입니다. 아주 어렸을 적 소아마비에 걸려 목발을 짚던 양하지 장애인입니다.
2. 1988년에 직업훈련을 받으러 들어간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흥수 형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구조적 문제, 장애해방운동의 현장 투쟁 이야기를 들으며 빨갛게 물들어갔습니다.
3. 이후 참 많은 투쟁을 했습니다. 심신장애자복지법 개정과 장애인고용촉진법 제정을 위한 12일 동안의 단식투쟁, 서초구청에서 분신한 최정환 열사, 인천 아암도에서 의문사한 이덕인 열사 투쟁 등에 함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옥고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4. 무엇보다 제가 심혈을 기울인건 노동이었습니다. 장애인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노동을 통한 사회참여’라고 확신했습니다. 96년에는 한달 동안 제주도로 부터 전국을 돌며 장애인고용촉진걷기대회를 열었습니다.
5. 그해 4월 20일 전국장애인한가족협회가 주최한 '장애인 노동권리 확보를 위한 제1회 장애인고용촉진걷기대회'가 열렸습니다. 장애인 대오뿐만 아니라 민주노총과 각 정당 등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장애인의 노동 권리 확보를 외치고 행진할 때는 가슴이 울컥했더랬습니다.
6. 2001년에는 장애인운동의 이론적 토대 강화와 청년 활동가 양성이라는 새로운 전망을 품고 장애인청년학교를 열었습니다. 후배 양성을 위한 이 사업이 저의 마지막 사업이 되었네요.
7. 제가 싹틈, 장애인운동청년연합회, 전국장애인한가족협회 등을 거치며 가장 중요하게 해왔던 일은 ‘조직화’였습니다. 시설이나 방구석에서 나와 더 많은 장애인들이 사회구조의 문제를 한 목소리로 부수는 그 일 말입니다.
8. 살아남은 이들이 고맙게도 제 이름을 붙인 ‘정태수상’을 만들었네요. 저보다 훨씬 훌륭한 동지들과 단체가 이 상을 받고 더 열심히 투쟁하고 있어 참 든든합니다.
9. 동지 여러분, 내가 무엇을 할지 고민하기보다,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해주십시오. 그 힘이 장애해방을 가로막는 이 자본주의 철옹성을 무너뜨릴 것입니다. 저는 박제화한 열사로 남기보다, 현장에서 투쟁하는 동지들 곁에 언제나 함께할 것입니다.
10. 정태수 열사 발자취
- 1967년 제주 출생
- 1989년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전산과 졸업
- 1989~91년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동문회 ‘싹틈’ 연대사업부장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비 민주적 운영에 항의 삭발농성 주도
장애인복지법 개정 및 장애인고용촉진법 제정 공화당사 단식농성
- 1992년 장애인운동청년연합회 조직부장
- 1993~97년 전국장애인한가족협회 조직국장
- 1995년 3월 장애인노점상 최정환 열사 분신사망대책위 집행위원
- 5월 장애인자립추진위원회 조직부장
- 9월 인천 아암도 생존권 투쟁 관련 구속
- 12월 장애인노점상 이덕인 열사 의문사 대책위 집행위원
- 2001년 서울장애인연맹 조직국장
피노키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
- 2002년 서울장애인연맹 사무처장
- 2002년 3월 3일 1기 장애인청년학교 수료식 모꼬지 도중 과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