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이 하나님을 향해 원망을 쏟아내며 고통을 호소하자, 듣고 있던 수아 사람 빌닷이 입을 열어 욥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빌닷은 일단 욥을 나무라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2절). 욥은 자신이 당하는 고통과 아픔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였는데, 빌닷은 이러한 욥의 말에 억울할 것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올바르시고, 공의로우신 분이시기에(3절), 욥의 자녀들이 갑작스런 자연재해에 의해 죽게 된 것도 그들의 죄악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4절). 그러니 욥이 당하는 고난도 욥이 지은 죄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는 것을 내포하고 있는 말입니다. 그래서 빌닷은 욥이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께 간구하면서 청결하고 정직하면 하나님께서 돌보실 것이라고 조언합니다(5절, 6절). 그러면서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7절)는 유명한 말을 하게 됩니다. 만약 욥이 회개하면 처음에는 미약하여도 결국 하나님께서 창대하게 하실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 구절은 빌닷이 욥을 꾸짖는 말 중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 구절은 마치 축복하는 말씀 같지만, 사실은 욥을 꾸짖으며 회개하라고 권면하면서 하는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구절을 개업하는 식당이나 사업체에 액자로 걸어놓는 것은 어울리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빌닷은 공의로우시며, 늘 의로우시며, 언제나 선(善)하신 하나님의 속성을 이야기합니다. 매우 맞는 말입니다. 빌닷은 변하지 않는 진리로 욥을 꾸짖습니다.
이어서 빌닷은 조상 때부터 내려온 진리에 대해 강조합니다(8절~10절). 하나님은 언제나 공의로우신 분이시며, 하나님께 죄를 지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진노를 사서 고통을 당하게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그러니 조상 때부터 내려온 경험과 전통을 살펴본다면 욥이 당하는 고난은 죄로 말미암은 것임을 깨달을 수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빌닷은 왕골이 진펄 아닌 데서 자라며, 갈대가 물 없는 데서 자라겠느냐고 반문합니다(11절). 왕골은 파피루스(Papyrus)를 말하는데, 왕골이나 갈대는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물이 많은 습지여야 왕골과 갈대가 잘 자라듯이, 범죄함이 없는데 고난이 찾아오겠느냐는 반문입니다. 죄악을 저지르는 사람은 잘 자라는 것처럼 보여도 그 물이 사라지면 말라버리듯이(12절), 결국 하나님의 심판으로 멸망하게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마치 욥이 번성했던 과거가 죄악으로 인한 번성이며, 지금 욥이 고난을 당하게 된 것은 욥이 지은 죄로 인한 하나님의 심판인 것처럼 지적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살아가는 삶은 결국 거미줄과 같아서 쉽게 끊어지게 될 것이고, 거미의 집과 같아서 그 집이 쉽게 부서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13절~15절). 그리고 16절부터 19절에서는 돌무더기 사이로 뿌리를 박고 자라는 식물을 빗대어서 악인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팔레스타인 지역에는 돌이 많은 지형이 많은데, 돌들 사이에 뿌리를 박은 식물이 잘 자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식물이 뽑히면 아무도 그 뽑힌 자리를 알 수도 없을 정도로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라는 말입니다. 돌무더기에 뿌리를 박았었기에 뿌리가 뽑혀도 그 흔적이 쉽게 남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이 말은 죄인과 악인은 좀 번성하는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의 심판으로 그 뿌리가 뽑히면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질 무의미한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빌닷은 반복해서 욥에게 회개를 촉구합니다. 욥이 당하는 모든 고난은 욥의 죄악으로 인한 것이니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이키라고 촉구합니다. 그렇게 회개하면 하나님께서는 순전한 사람을 버리지 않으실 것이기에(20절), 욥에게 다시 기쁨을 줄 것이고, 더 이상 원수에게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조언합니다(21절, 22절).
이러한 빌닷의 조언은 매우 그럴듯해 보입니다. 빌닷이 말하는 내용은 그 내용에 있어서 틀린 말이 없습니다. 엘리바스의 말도 그러했듯이 그 내용은 매우 옳은 말이고, 제대로 된 진리를 통해서 말한 것입니다. 빌닷이 간과한 것은 욥을 제대로 살피는 것이었습니다. 빌닷이 하는 말의 내용은 틀린 것이 없었지만, 욥에게 적용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은 다른 것입니다. 진리의 말씀이라고 해서 아무 데나 갖다 붙여서 적용하면 오류를 가져오기 쉽습니다. 욥기에서는 처음 시작하는 내용에서부터 하나님께서 욥을 의로운 자라고 거듭 칭찬합니다. 즉 엘리바스나 빌닷이 하는 말이 그 내용에 있어서는 한결같이 맞는 말이긴 하지만, 욥의 상황에서는 그 말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욥의 죄악 때문에 욥에게 고난과 고통을 주신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상황을 깊이 살펴보지 않고 원칙적인 진리나 교리로 다른 사람을 쉽게 정죄하거나,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어떤 사람이 당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섣부르게 충고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상황을 잘 살피는 것이 먼저입니다. 빌닷의 말은 구구절절 옳은 것이었어도, 욥에게는 걸맞지 않은 충고였고, 조언이었습니다.
우리는 진리를 믿고, 진리를 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그 진리의 말씀이 어디에,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진리를 진리답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돌보고 섬긴다면서 오히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상대방을 더 아프게 하지는 않는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때론 마치 자신이 진리의 사도(使徒)인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 대해 잘못을 지적하고, 정죄하는 것을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욥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먼저 살피면서 욥을 돌아보았다면 좀 다른 말로 욥을 위로하며 도울 수 있지 않았을까요? 제 자신이 먼저 이러한 부분을 잘 살피며 사람들을 돌보는 자가 되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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