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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질구래 한 물건들 '잡동사니' 유래?
우리는 잘 쓰지 않고 쌓아두는 자질구래한 물건들을 싸잡아 '잡동사니'라고 부르곤 한다. 이 잡동사니는 어떻게 유래하여 사용되고 있을까?
잡동사니는 잡다한 것이 한데 뒤섞인 것이나 혹은 그런 물건을 가리키는 말로 당장은 쓸 곳이 없지만 내버리기는 아까워 쌓아두는 물건을 이야기한다.
왜 그런 물건들은 한번에 싸잡아 잡동사니가 되었을까?
잡동사니와 비슷한 말로,사용하지 않는 허름한 물건을 나타낼 때 우리는 '허접쓰레기'라는 말도 자주 사용하게 되는데, 원래 이 말의 올바른 표현은 '허섭스레기'에서 출발하였다.
잡동사니의 어원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 안정복이 편찬한 백과사전적인 책 '잡동산이(雜同散異)'에서 왔다고 한다. 雜(섞일 잡)同(한가지 동)散(흩을 산)異(다를 이)자를 쓰는 이 책은 53권이나 되는 방대한 양인데, 내용은 유교의 경전에서부터 온갖 잡설(雜設)과 패설(稗設)까지도 다 모아 수록하여 그야말로 잡동사니의 원조라 할 만한 책이었다고 한다. 여기서에 잡동사니가 유래하여 현재까지도 잘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안정복
안정복은 벼슬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학문에만 열중했는데, 유학은 물론이고 역사, 천문, 지리, 의약 등 여러 분야에 걸처 조예가 깊었다. 동사강목, 열조통기 같은 책도 썼다.
어느날 안정복이 대청에 앉아 있는데
하인들끼리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저 웃자고 하는 이야기였는데 어찌나 구수하고 재미있던지 본인도 모르게 귀를 쫑긋 세우고 듣게 되었다.
그러다가 딱딱한 역사책 말고 저렇게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책으로 묶어도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 뒤로 안정복은 독일의 그림형제나 덴마크의 안데르센처럼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잡다한 이야기들을 수집하였다.
훗날 안정복은 중국의 역사와 제도를 비롯하여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온갖 이야기까지 담아 책으로 엮어 출간하였다. 그록 잡다한 이야기를 모았다는 뜻에서 '잡동산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지금 우리가 쓰는 잡동사니라는 말이 바로 이 책의 제목에서 온 말이다.
잡동사니와 같은 뜻으로 '잡살뱅이'라는 말도 사용하곤 한다. 이것저것 잡다한 종류가 섞여 있을 때 '잡종'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이 말은 서로 다른 종의 유전자가 섞인 생물을 뜻하는 말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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