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茂朱)군 설천(雪川)면 덕유산 향적봉(香積峯).
백두대간의 중심부에 위치한 덕유산은 1975년 10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행정구역상으로 전북 무주군과 장수군,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 등 영호남을 아우르는 4개
군에 걸쳐 있으며, 총 229.43㎢의 면적이 공원구역으로 지정되었다. 백두대간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덕유산국립공원은 동쪽의 가야산, 서쪽의 내장산, 남쪽의 지리산, 북쪽의
계룡산과 속리산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덕유산은 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향적봉
1,614m)으로 아고산대 생태계의 보존가치 또한 높으며, 북쪽으로 흘러가는 금강과
동쪽으로 흐르는 낙동강의 수원지이기도 하다.
향적봉은 덕유산의 최고봉으로, 높이는 1,614m이다. 향적봉에 오르면 중봉·삿갓봉·무룡산 등
덕유산의 준봉들은 물론 멀리 지리산·가야산·기백산·적상산 등의 준봉들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향적봉에서 중봉에 이르는 등산로에는 주목과 구상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향적봉에서 중봉을 거쳐 덕유평전, 무룡산까지 이르는 등산로에는 철쭉과 원추리가 군락을
이룬다. 원추리가 노랗게 꽃을 피우는 6~8월이면 덕유평전은 온통 노란 꽃 세상이 된다.
철쭉과 원추리가 피는 계절의 풍경도 일품이지만 눈이 특히 많이 내리는 향적봉 일대의
설경은 감탄을 자아낼 만큼 아름답다.
향적봉에 이르는 등산로는 덕유산국립공원 삼공탐방지원센터(삼공매표소)를 기점으로 무주
구천동 계곡을 거쳐 오르는 코스(8.5km)를 비롯해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에
내려 향적봉까지 등산하는 최단 코스(0.6km), 송계사와 안성지구(안성탐방지원센터)를
기점으로 오르는 코스 등이 있다. 향적봉은 무주구천동 33경 중 제33경이며, 2.5km 떨어진
곳에 제32경인 백련사(白蓮寺)가 있다.
주목(주목과)은 높은 산에서 자라는 상록침엽교목(常綠針葉喬木)으로써, 높이가 17m에
달한다. 고산성 수목으로 수간(樹幹)은 적갈색, 잎은 선형(線形)이며, 꽃은 4월에 피고 열매는
9~10월에 붉게 익는다.
강원도 정선 사북읍을 못 미처 철쭉꽃으로 유명한 두위봉이란 곳이 있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주목 세 그루가 천연기념물 433호로 지정되어 있다.
가운데 맏형의 나이는 자그마치 1천 4백년이나 되었으며, 지름은 세 아름에 이른다.
김유신 장군과 계백 장군이 그의 동갑내기다.
옛사람들에게 붉은 주목은 잡귀신을 물리치는 데 쓰이는 벽사(辟邪) 나무였다.
주목의 속살이 명품임을 먼저 알아준 이는 바로 절대 권력자들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평양 낙랑고분, 경주 금관총, 고구려 무덤인 길림성 환문총의 나무 관(棺) 등에 모두 주목이
쓰였다.
조선시대 덕유산 주목은 재질이 단단하여 마패(馬牌)로 쓰였다고 한다.
일본에선 화식요리의 명인(名人)들이 애장(愛藏)하는 ‘억대의 명품도마’로 유명하다.
근래 주목은 정원수·가로수로 많이 쓰이며 목재는 귀중한 가구로 쓰인다.
또한 ‘탁솔(Taxol)’이라는 항암물질성분이 발견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 덕유산 주목은 수령 300~500년생으로 1,000여 그루가 자생하며, 지방기념물 제2호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구상나무(소나무과)는 우리나라의 고유의 특산종으로 높이가 18m에 달하는 상록교목으로
노목(老木)의 껍질이 거칠다. 종자는 길이 6mm 정도이고 날개는 45mm 정도이다.
지리산, 가야산, 한라산 등지에 자생하는 희귀식물로써, 덕유산에는 향적봉을 중심으로
해발1,000m 이상 지역에 자생하고 있다.
미국 등지로 건너가 번식되어 최고급의 크리스마스추리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