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해지는 그리스 로마 스토아철학이 불교와 공통점이 많다는 분석이 발표돼 관심이 모인다. 미국 인터넷포럼 '빅씽크미디어'에 철학가 스캇티 헨드릭스(Scotty Hendricks)는 7월 8일 '당신의 생각보다 불교와 스토아철학은 더욱 연관돼있다'는 칼럼을 통해 스토아철학과 불교의 유사점 및 차이점에 대해 환기했다.
기독교에 영향 준 스토아학파 불교와 공통·차이점에 ‘주목’ 금욕실용적 측면 등 비슷해 BUT 종교와 학문 차이 존재
스토아철학은 키티움출신의 철학자 제논(Zenon ho Kyprios)에서 시작된 금욕주의의 사상의 줄기를 일컫는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번성했으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세네카 등이 이 사상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그리스의 스토아철학은 로마의 스토아학파와 기독교에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헨드릭스는 기독교에 영향을 미친 스토아학파와 불교와의 공통점에 주목했다. 그는 공통점으로 △금욕적 성격 △감정의 근원을 내부서 찾는 것 △실용적 측면을 꼽았다.
우선 그는 불교와 스토아철학이 공통적으로 금욕을 중요시하는 점에 주목했다. 불교는 모든 것을 무상 무욕의 관점으로 바라보며, 스토아철학 역시 '금욕주의'를 내세우며 행복을 위해서는 그 어떠한 물질도 필요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것.
또한 모든 감정은 내 안에서 생겨난다고 말하는 불교와 마찬가지로 스토아철학도 모든 감정은 내부에서 시작된다는 논지를 취한다.
마지막으로 불교는 다음 생보다 현생에 집중을 한다. 또 불교의 수행인 명상을 하기 위해 불교 신자가 돼야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이러한 실용적 측면은 스토아 철학의 ‘핵심에만 집중하는 점과 유사하다. 헨드릭스는 "운동선수인 아폴로 오노는 결과보다 운동 자체에 집중하기 위해 스토아 철학을 공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불교와 스토아철학은 한 세기동안 서로 다른 대륙서 발전한 만큼 차이점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한 차이점으로 헨드릭스는 △업과 윤회의 신뢰여부 △죽음을 바라보는 관점 △수행법(고통에 대한 해결법) 등을 언급했다.
헨드릭스는 “가장 명백한 차이점은 불교는 종교로 인정받고 3억이나 되는 불자를 거느리고 있지만, 스토아철학은 종교가 아니며 스스로 스토아철학파라고 선언하는 사람을 찾기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불교는 업과 윤회를 신뢰하지만, 스토아철학은 아니다. 이 때문에 죽음을 보는 시각도 다르다. 불교는 윤회사상에 따라 죽음 그 자체로 끝이 아닌 몸이 소멸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죽음 이후에도 삶이 계속 된다는 것이다. 반면 스토아철학은 죽은 후에는 원래의 것으로 돌아간다고 죽음을 인정한다. 이후의 삶은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불교는 수행법으로 선·교·염불 등을 제시한다. 이에 반해 스토아철학이 말하는 고통의 해결법은 마지막까지 이성을 따르는 것이다. 헨드릭스는 “이렇듯 불교와 스토아철학에는 많은 유사점이 있지만 명백한 차이점도 존재한다”며 “하지만 둘 다 위대한 사상이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위대한 사람들은 같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