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 귀족적(?)이라 거부감이 들지만 상식으로 알아두자고 겸 퍼왔어 나도 못 먹어 봤고 ㅠ.ㅠ.
소모임 '와인과 함께' 회원들은 우리나라에서 첫번째로 열리는
2003년 세계 100대 와인에 선정된 와인들과 이태리 전통 식사를 함께하는 자리에서
2004년 1월 30일 정기모임을 갖게 되는 영광을 안았다.
Al Parco에 들어가면 언제나 우리를 반겨주는 정다운 정경이 있다.
촛불을 즐길 틈도 없이 진동하는 와인 향에 이끌려 갔다.
자리에 앉자 마자 식전주를 서브하기 시작했다.
1. 식전주
와인명 : Prosecco Villa Jolanda (프로쎄코 빌라 졸란다)
빈티지 : 2001
와인타입 : Spumante (스푸만테 : 스파클링 와인)
생산회사 : Santero (싼테로)
생산지 : 이태리 Piemonte (삐에몬테) 지방의 스푸만테로 유명한 Asti (아스티)지역의
Saint Stefano Belbo 지구
품종 : Prosecco (프로쎄코) 100%
등급 : IGT
알코올 : 11%
* Villa Jolanda는 포도농원 이름
투명도가 좋은 pale yellow, 약간 연녹색 터치가 느껴진다.
배, 사과 등의 과일향이 나지만 좀 약해.
미세한 버블이 오래가지는 않지만 입안을 즐겁게 하는 데는 그만이다.
식전주로 시작해서 빙어 튀김인 Frittura di Pesciolini (프리투라 디 뻬스치오리니)와
같이 했는데, 뒷 여운에서 오는 쌉쌀함이 튀김의 기름기를 정갈하게 해 주었다.
가격대비 훌륭한 스파클링이다. (sanchi 83)
2. Stuzzichino (스투찌치노 : small dish)
Frittura di Pesciolini (프리투라 디 뻬스치오리니)
작은 생선 (오늘은 빙어를 사용) 튀김
종이를 고깔 모양으로 말아서 튀김과 오징어 모양으로 꾸며 놓은 것이 참 재미있다.
오늘 식사가 범상치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전주곡이다.
3. Antipasti (안띠빠스띠 : 애피타이저)
Insalattina d’Orzo Perlato con Verdurine, Rolle di Branzio e Gamberi
인살라띠나 도르쬬 뻬르라또 콘 베르두리네 : 야채와 보리쌀밥,
롤레 디 브란찌오 에 감베리 : 농어로 새우를 감싼 전채요리
귀 빠진 이래로 본 보리쌀밥 중에 가장 화려한 요리이다.
보리쌀밥이 된장찌개와의 match가 아닌 다른 요리로 승화하는 것은 처음 느껴보는 충격이다.
농어의 담백함 속에 새우의 진한 맛 또한 입을 즐겁게 한다.
(이게 왠 호강이여.^^*)
4. Antipasti와 같이 한 와인
병 모양이 재미있어서
와인명 : Gavi di Gavi (가비 디 가비)
빈티지 : 2001
와인타입 : 화이트
생산회사 : Villa Sparina (빌라 스파리나)
생산지 : 이태리 Piemonte (삐에몬테) 지방의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한 Gavi 지역
품종 : Gavi산 Cortese (꼬르테세) 100%
등급 : DOCG
알코올 : 12.5%
반짝이는 황금색으로 투명도가 좋다.
유럽배에서 느껴지는 아스트린젠트 향이 짙다.
나중에 알았지만 처음 마신 병은 상태가 썩 좋지 않았던 듯.
다시 서브된 잔에서는 농익은 과일의 달콤하고 화려한 향이 느껴짐.
과묵한 와인으로 입안에서의 질감이 꽤 silky한 편이고 섬세한 맛을 보인다.
조금 디켄팅이 필요하다 싶을 정도로 자기 표현이 늦다.
5~6초 정도의 우아한 finish 뒤에 정갈함이 좋다.
자스민과 복숭아 향이 난다는데 밝은 곳에서 다시 한 번 시도 해봐야겠다. (sanchi 85)
* 이태리에서 가장 유명한 화이트 와인으로 피에몬테의 가비, 베네토의 소아베를 꼽는다.
5. Primo piatti (프리모 삐아띠 : 첫 음식)
이건 Al Parco에서 제공된 음식과는 거리가 먼 사진이지만 그저 분위기를 위해서 올린다.
Spaghetti con Verdurine Gamberi e Basilico
새우, 바실리코, 채소가 들어간 스파게티
이렇게 담백하고 맛있는 스파게티가 있나 하고 먹는 데만 열중해서 사진도 못 찍었다.
이름을 외워야겠는데 너무 길다. 스파게티 꼰 베르두리네 감베리 에 바실리코….
맛있고 부드러워서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겠는데, 집사람이 남긴 것을 덜어 먹으려니
내일 아침에 체중계에 올라갈 걱정이 앞선다.
6. Spaghetti와 같이 한 와인
와인명 : Chianti Classico (끼안띠 클라시코)
빈티지 : 2001
와인타입 : 레드
생산회사 : Fattoria Poggiopiano (파또리아 포지오삐아노)
생산지 : 이태리 Toscana (토스카나) 지방의 끼안띠 클라시코 지역
품종 : Sangiovese (산지오베제) 100%
등급 : DOCG
알코올 : 13.5%
윤기 좋은 보통 깊이의 루비색
예상과 달리 과일향과 꽃향,
끼안띠 클라시코인데 이렇게 머루, 체리향이 진한 놈은 처음이다.
뛰어난 산도, 부드럽지만 질감 좋은 탄닌,
입안에서 이는 연초향
시간이 지나면서 캬라멜, 커피 향과 맛.
7 ~ 8초의 긴 여운에 모든 것을 다시 담는다.
Fontodi Chianti Classico이래 처음 맛 보는 밸런스와 맛의 집중도가 좋은
수작이다. (sanchi 89)
국내 Winies 잡지에서 주최한 한국의 소물리에들의 2000년 이후 빈티지 토스카나 와인
블라인드 테이스팅(blind tasting)에서 1등을 했단다.
그럼 한국 사람들 입맛에 잘 맞는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7. Secondo piatti (쎄꼰도 삐아띠 : 둘째 음식)
Filetto di Mediterranea (필레또 디 메디떼라니 : 지중해식 안심스테이크)
토마토를 사용한 스테이크 소스는 처음인데 훌륭하다.
지중해식이라는 이름이 이 소스에서 온듯하다.
well-done으로 조리된 것은 원래 이 음식의 스타일인지, 아니면 광우병 때문에
좀 많이 익혀 낸 것인지 물어 본다는 것을 잊고 말았다.
프랑스의 필레미뇽이 우아한 맛을 낸다면 필레또 디 메디떼라니는 화려한 맛을 낸다.
8. Filetto와 같이 한 와인 1
와인명 : Brunello di Montalcino Ugolaia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우골라이아)
빈티지 : 1997 (이태리 토스카나 지역으로서는 20세기 최고의 해로 평가함)
와인타입 : 레드
생산회사 : Lisini (리시니)
생산지 : 이태리 Toscana (토스카나) 지방의 Montalcino 지역, Ugolaia 싱글 빈야드
(single vineyard)
품종 : Sangiovese의 변종인 Brunello (그냥 Sangiovese라고 부르기도 함)
등급 : DOCG
알코올 : 14%
평가 : Wine Spectator 97점 (2003년 100대 와인 중 #52)
예상판매 가격 : 미국에서 100불 ~ 120불 선이므로 대략 25만원 안팍
윤기가 뛰어난 진한 루비색
화려한 베리향, 연초향, 감초향, 제대로된 sangiovese 향이다.
아주 뛰어난 산도.
경륜이 느껴지는 부드럽고 우아한 질감의 탄닌이지만 산도와 어우러지며
젊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뛰어난 와인들은 역시 밸런스로 승부한다.
뛰어난 밸런스와 우아한 질감, 그리고 토스카나의 힘!
레이블에서 느꼈던 차가운 인상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해 준다.
Medium to full body.
입과 코를 떠날 줄 모르는 길고 우아한 finish.
언제나 다시 만날 수 있을까? (sanchi 95)
9. Filetto와 같이 한 와인 2
와인명 : Barbaresco Vigneto Brich Ronchi (바르바레스코 비녜또 브리치 롱키)
빈티지 : 2000
와인타입 : 레드
생산회사 : Albino Rocca (알비노 로카)
생산지 : 이태리 Piemonte 지방의 Barbaresco 지역, Vigneto Brich Ronchi 싱글
빈야드(single vineyard)
품종 : Nebbiolo (네비올로)
등급 : DOCG
알코올 : 14.5%
평가 : Wine Spectator 95점 (2003년 100대 와인 중 #32), Parker 92점, Tanzer 93점
예상판매 가격 : 일본에서 7천엔, 미국에서 65불 선이므로 대략 15만원 안팍
윤기 좋은 농도 깊은 루비색,
풍부한 과일향
혀를 조인는 탄닌에 어울리는 뛰어난 산도
약간 탁한 기분이 도는 굵고 둥근 질감
솜사탕? 구름? 입안 하나 가득히 뭔가 있다.
정말 재미있는 바르바레스코다.
우아한 여성적인 와인을 기대했는데 걸쭉한 농주 같은 진한 와인을 만났다.
당연히 8초 이상의 긴 여운.
이놈도 꼭 다시 만나보고 싶다. (sanchi 93)
10. Dolci (돌치 : 달콤한 후식)
Delizie al Ciocolato (쵸코케익)
달지 않은 담백한 쵸코케익과 과일맛 생크림
달지 않은 단백한 질감의 쵸코케익도 이 촌놈에게는 당연히 처음 맛 보는 신기한 맛.
마누라는 후식 먹으면 살찐다고 안 먹는 편인데 벌써 빈접시다.^^*
11. 디저트 와인 1
와인명 : GoldMuskateller
빈티지 : 2002
와인타입 : white (Semi dry)
생산회사 : Andrianer Kellerei
생산지 : Andriano (South Tyrol), Italy
품종 : Moscato
등급 : DOC
알코올 : 12%
맑은 노란색, 약간 탁한 기가 느껴진다.
신선한 살구향, 망고등 열대과일향,
보통 산도, 적당한 당도,
산도가 약간 부족하고 온도가 높아서인지 맛의 집중도가 좀 떨어진다.
보통 질감의 편한 와인 (sanchi 83)
Vidal Icewine은 제대로 된 고급 아이스바인
반짝이는 황금색,
복숭아, 리치, 꿀, 배향
산도가 받쳐주는 상쾌한 단 맛의 스위트 화이트.
질감 또한 뛰어나서 캐나다의 아이스바인 주조 기술이 장난이 아님을 말해준다.
상쾌한 달콤함여운이 7~8초로 오래가는 편 (sanchi 89)
참석한 부인들이 찬사가 터져나온다.
여자들은 역시 여러방면에서 달콤한 걸 좋아해.
13. 마무리 Grappa (그라빠, 이태리 증류주)
Liliano Grappa
와인을 담기 위해 포도에서 쥬스를 짜내고 남은 찌꺼기를 가지고 만든 증류주.
알코올 농도가 42%나 된다.
일년에 1500병 밖에는 담구지 않는단다.
언제나 마무리로 한 잔하면 그만인 Liliano Grappa.
넘어 갈 때는 잘 넘어가는데 정신이 번쩍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