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대표팀 '채찍과 당근' 없다

2004/07/13 11:29 [스포츠 서울] 무단 이탈을 해도 ‘채찍’이 없고, 명색이 프로인데 이에 걸맞은 ‘당근’은커녕 농구계 고위 인사의 격려도 없다? 선수 부상과 세대교체 실패 등으로 최약체로 평가받는 아테네올림픽 여자농구대표팀의 문제점들이 심각하게 노출되고 있다. 먼저 무단이탈 문제. 지난달 28일 밤 부상 중인 김지윤과 이언주(이상 금호생명)가 사실상의 무단이탈을 했는데 징계 논의조차 없이 흐지부지되려 하고 있다. 발단은 스파르타식 훈련을 강조해온 대표팀 박명수 감독이 이들의 빠른 훈련 참여를 강요하며 재활기간을 단축하려 한 데 반해 부상이 심했던 두 선수는 대표팀 제외나 팀내 장기 재활을 주장하면서부터. 이러던 차에 두 선수는 진단서 제출을 위해 태릉선수촌에서 나갈 수 있도록 협회의 허락을 받았는데 29일 아침에 나가라는 감독과 28일 밤에 나가려는 선수들 간의 신경전 끝에 선수들이 감독 허락 없이 나가버렸다. 협회는 “진단서 제출 얘기가 나온 것은 박 감독이 이들을 교체하려 한 것이므로 반나절 일찍 대표팀에서 나갔다고 무단이탈이라 보기 힘들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농구계에서는 진단서는 교체를 위한 요식 행위이고 박 감독의 지도 스타일에 문제가 있다 할지라도 실제 무단이탈인데 이를 방관하는 것은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선수에게 동기를 부여할 ‘당근’ 부족도 문제다.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이 이종걸 대한농구협회장의 신임 인사 때 “프로에 걸맞은 지원을 해주겠다”던 약속이 구두선에 그치고 있다. 남자축구와 여자농구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유이’한 프로 종목인데 일당 등에서 차이가 현격하다. 대한농구협회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수뇌부가 선수촌을 찾아 격려한 적도 없다. 또 메달 포상금 얘기는 커녕 WKBL이 한시 고용한 피지컬트레이너마저 8월 초 계약이 끝나 대표팀 선수 부상과 체력관리 등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조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