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아프리카』 박희정
좋아하니까 더욱 더 보내야 해요..
떠나는 이들이야 가
버리면 그만이지만
남아 있는 이들은, 그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거예요.
불 보듯 뻔한 상처를 아이에게 안겨주고 싶진
않아요.
이해해 주세요.
그럼 이건 어떻게 생각해요 .
충분히 사랑해 주고 보살펴 줄
시간이 있었는데,
못했을때, 그리고 그 대상이 그대로 죽어버렸을 때..
어떤 상처가 더 클까요?
사랑할 시간을 주세요. 아쉬움이 남지
않게..
어째서일까..?
어째서 한번도 궁금하지 않았을까..?
당신도 이 세상을 사는 사람중의 하나인데..
분명 누군가의 아이였고 무슨 일인가를 해왔을텐데..
왠지 세상과는 아무 상관도 없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을 했던 건 왜일까.. 왜 이렇게 익숙할까..
..처음부터 그랬던 것 같아.
처음보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의구심 같은 건 없었어.
마치.. 옛날부터 죽.. 나는 이렇게 여기 서
있고,
당신은 또 그렇게 그 곳에 서 있고..
마치 아주 오래 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아마 젊기
때문이겠지..?
먼 훗날 아마도 이 일을 생각하며 피식 웃어버리는 날이
올거야.
그냥 열병같은 거야. 순수함을 사랑했던 젊음의 열병..
우리 이 순간만
생각하자.
이 바람. 이 숲. 너와 나 그리고.. 이 노래.
그렇게 싫어하는 줄
알았으면 묻지 않았을거야.
난 다만 너에 대한 거라면 뭐든지 알고 싶어.
뭐든지..
마지막엔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거니까..
부모님께 기회를 줘보자구.
이대로 죽어버리는건 공평치 못하잖니?
게다가
갑자기 저 세상에 춤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면 난 그곳에서도 자살을 해야 할걸..
그랬다..
슬프리만치 공허하고 초점을 잃은
시선이었지만
분명..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라이너.. 그만의 세상을..
「우밀라 바보 우프 똥개..」
언젠가 우리 모두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갖겠지..
하지만..
지금은 이대로가 좋아..
이 편안함..
당연하잖아..
친구들인데..
사람들은
누구나
소중한 그 누군가를 기다리며
사는 존재들인지도 모른다.
만약에 소중한 그들이
지치고 피곤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서면
어떤 장황한 위로의 말도 필요 없을 것이다.
이 한마디
「어서 와요」
이 한마디로도
그들의 가슴은 따뜻해질
테니
눈이 보이거나 안
보이거나 그들에게 무슨 차이가 있었을까..
이미 그들에겐 서로가 있는데..
서로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또 다른 세상이 있는데..
사랑하면 괜찮아.
해도, 하늘도, 바람, 땅 모두.. 사랑을 느끼지.
그들을 사랑하면 돼. 그러면 그 무엇도 너를 해치지않아.
타인과 타인이 만나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 된다는
것.
그건 분명히 아름다운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사람들은 누구나 그런 만남을
마음
깊이 기다리면서 사는 존재인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들은 우연한 계기로 만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세상 남자랑 다 자야해도 너랑은 안 자..
..사랑하니까..
아마
모를거야.
너에겐 이상한 매력이 있어.
모두가 너를 사랑하지.
상대가 여자이든
남자이든 간에.
하지만
그런
가운데 말이야.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에
그 사랑 때문에
더욱 외로운
사람이 있다는 거
너 아니?
알고
있는 거야..?
시간이 흐르고 이런 이별이 이렇게 슬프지 않게 되면..
세상에 좀 더 익숙해지면..
이렇게 서로에게 많이
의지하지 않게 되면..
그러면..
그래도 아마 또 다른 후회와 깊은 슬픔이 오겠지.
녀석이 떠났다던 그날에는 눈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였을까..
막연한
불안감 속에서도 내심 안심하고 있었던건.
어리석게도..
그들은 잊지 않아요.
상처 받기 싫어 자기를 속이면서까지
그들을 잊겠다는
건 바보같은 짓이에요.
그들을 그저 추억으로 끌어 안으면 안되는 겁니까?
어쩌면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르겠다.
녀석의 존재감을 가슴으로 느끼기 시작했던건..
사랑을
말할 때의 그 공허한 눈동자..
그 쓸쓸한 미소..
그래 아마도 그때부터였을것이다.
그때는 몰랐다.
그 이름이 내 인생에서 그렇게 소중한 의미가 될줄은..
엄마를 만나기 전까지 난 그냥 불행한 장님 소년이었어..
하지만..
이젠.. 엄마
난 내안에 또다른 세상이 있어.
그곳은.. 아름다워..
그리고 그건 엄마가 내게 준
선물이야.
한때 그
선물을 포기할 만큼 세상이 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어..
하지만 그건..
엄마의 모습이 보고 싶어서였어.
그런데..
그 세상을 포기하고
그리고 엄마의 모습을 보는 대신
엄마를 잊어야한다면..
그건 아무 의미도
없는거야..
그거 알아?
너무 울어서 항상 젖어있는 아이의
눈보다 더 슬픈 건
이젠 안 울어서 말라버린 눈을 하고 온 몸으로 울고 있는 너야.
그녀를 사랑했어.
그리고
너를 사랑했어.
그게 내 삶의 전부야..
사람들은 누구나
약간의 슬픔은 간직하고 살아야 하는 존재인지도 몰라.
하지만.. 너무나 큰 슬픔을 가슴속에 묻어 두어야 할 땐
마음대로 눈물조차 흘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니?
그들은 잊지 않는다.
우리에겐 과거였던 그 추억이 그들에겐 늘 현재일 테니까..
그들 또한 '그리움'이 존재하는지..
그래서 그렇게
그들은 살아있는 이들에 대한 인사를 잊지 않는가 보다..
..그녀를 사랑한다면 죽어도 그녀를 놓치지 말게.
진짜 사랑은 그리 쉽게 찾아오는 게 아니야..
..사랑을 놓치고
평생을 그리움 속에 목말라하며 살아왔던
어리석은 인생의 선배로서 하는
말이네.
그런 삶은 정말로 견디기 힘들어..
같은 노래에.. 서로
다른 추억..
그 추억이 아름다울수록 그 노래는 아름다워지는
거겠지..
..괴로워서라고..?
아무리 괴롭더라도
인내하면서까지 보고 싶은 그리움이 있는거야..
그리고.. 누가 뭐라해도
추억 속의 노래는 자기만의 노래인 거야.
추억이 자기만의 것이듯..
어쩌면.. 그 곳에 네가 있을 거란 걸 예감했었는지도
몰라..
그렇게.. 그 달빛 아래에.. 네가 있었어..
힐리는 올겁니다..
죽었다고 해서 억지로 잊혀진다는 건.. 슬프군요..
그건 누구의 바램이죠..? ..죽은 사람? 아님.. 산사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중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 사랑이다.
그 소중한 감정을 비록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고 해서,
또 나의 가치관과 다르다 해서 무조건 나쁘다고 매도 해 버린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라는 생각 안 드나?
나의 사랑이 소중한 만큼 그 사람들의 사랑도 소중한 것이다.
나오미 그렇지
않아요.
아직도 당신이 필요해.
이렇게 해서까지 그 아이들을 따라가고 싶다면
그렇다면 좀더 있다..
제발 이런 식으로는 가지
말아요..
내 잘못을 이런 식으로 꾸짖지는 말란 말이야..
아델.. 그 곳은 말이야..
사랑때문에 가슴이 벅찬,
그런 사람들만 오는 그런 곳이야..
흑인이거나 백인이거나, 또는 잘 살거나 못 살거나..
그런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그저.. 그저 말이야..
따뜻한 가슴만이 중요한 그런 곳이라구..
그
곳에서 우리는 사는 거야.. 우리의 아이와 함께..
..눈길 한번 주지 않는 너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머리도 잘라보고 별짓을 다했어.
하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건 '노먼'을 쫒는 눈과
허전함에 아무 남자랑 모텔을 찾는 모습뿐이었어.
아.. 제발 부탁이야. 그사람 있는 곳을 안다면 가르쳐줘..
아가야.. 두려워
말아라.
무엇도 너를 해치지 못한단다.
마음을 열고 사랑하면 괜찮아.
그러니
두려워 말아라..
난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어.
그가 나 이외의 딴 여자와 결혼하리라고는..
그를
사랑한다는건 그냥 숨쉬는 거와 마찬가지처럼
그렇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했었던
거야.
숨을.. 숨을 쉴수가 없어. 공기가 사라져
버렸었거든..
노아..
내가 얘기한 적 있었던가?
이 흑진주 말이야..
이건 원래 집시였던 우리
엄마의 엄마
그리고 엄마의 엄마-
하여간 잘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오래전부터..
우리 집안 여자들에게 대대로 전해오던 물건이지..
그때 말이야..
우리 엄마가 내게 흑진주를 주었던
그날..
엄마가 내게 한 말이 있어..
그건 집시의 전설인데..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이 흑진주가
스물 네시간 동안
하얀 진주로 변한다는 거야..
..신기하지 않니?
남들은 다 허튼 소리라고들 하지만..
난 믿어..
내겐 집시의 피가 흐른다고..
집시에겐 느낌이 있어..
그 느낌이 내게 말하는
거야..
..노아..
바로 너라고..
나같은 놈하고 살고 싶어하는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어..
..가족이란 이름으로 산다는 건..
..다시 생각해보니
꽤 괜찮은
생각이야..
그 며칠후 그들은 새집으로 이사를 했다.
캐롤
소피아.. 아서..
그렇게 셋이서..
그 날의 불꽃 만큼 아니,
그보다 더 아름다운 가족이란 이름으로
말이다..
그 곳은 일년 내내 부드러운 서풍이 얼굴을 간지럽히는
그런 곳이예요..
오렌지
소다수 향기와 건조한 흙 냄새가 이는
작은 마을..
끝없이 이어지는 지평선과 눈이 시릴 만큼 파란
하늘..
그리고..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도 힘든 줄 모르고
연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유쾌하게 일을 하고 있는
..당신이
있어요..
바람이 잘 드는 찬가에는 시원한 레모네이드와
낮게 틀어 놓은 트랜지스터
라이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있죠..
적당히 차가원진 레모네이더를 들고 나가면
당신을 기다렸다는 듯이 손등으로 땀을
닦으며
아주 달고 맛있게 마시죠..
그리고는 다음 순간 아래로 향해
활짝 미소짓는 거예요..
엘비스예요..
당신 믿어지세요?
당신과.. 나.. 엘비스가 함께 있는 거예요..
함께..
..뭐라구요?
「행복해」
그래요.. 행복한
꿈이예요..
그리고..
..슬픈꿈이에요..
반쯤 타다 만 편지 속의 글씨가 날
당황하게 했다.
도저히 어른의 글씨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어눌하고 서툰 글씨의 그 편지엔..
한 마디만이 적혀
있었다.
오로지 한 마디..
「I LOVE YOU」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상처받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나 사랑하고
아무에게나 상처 받는다..
착한
사람..
어느 비 내리는 밤 문득 잠에서 깨면..
너를 떠나온 것때문에.. 후회하게 될지도 몰라..
..너에게만은
말해주고 싶어..
내 한국이름은 혜신이야..
혹시라도 다시 만나게 되면 그 이름으로 불리고 싶어..
너에게만은..
ps. ..조금 더 일찍 만났다면.. 좋았을걸..
바람을
쓰다듬었다.
바람은 날 스쳐지났지만 난 바람을 쓰다듬었다.
바람이 길들여진 것만 같아
바람에게 조그맣게 속삭여
줬다.
「세상을 돌고 돌다가 그에게도 가주지 않겠니?
그리고 다시 나에게로 그를 담고 돌아와 주지
않겠니?」
손가락을 벌려 해를 향해 펼쳐봐라.
손가락 사이로 빛이 들어오지.
이건 너희들의 미래이자
꿈, 야망 등이다.
눈이 시릴 정도로 밝게 빛나지만 너무 눈부셔 바로 볼 수가
없지.
반면 손가락을 봐라.
평소보다 더욱 어둡지. 이건 시련.. 손가락이 손의 일부이듯 시련은 늘
붙어다닌다.
너무 눈부시다고 손가락을 붙이면 시련
뿐이고
너무 야망만을 좇다 보면 햇빛에 눈이 상하듯 야망으로 너희 마음의 눈이
상한다.
이제 조금만 눈을 옆으로 돌려봐라.
푸른 하늘이 보이지.
이것 또한 눈이 시릴 만큼
푸르지만 아까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일 것이다.
아름답지 않나? 저
푸르름..
이것은 휴식이다.
앞으로
너희들은 어떤 식으로든
미래의 야망으로 눈이 시릴 것이고 시련에 부딛치게 될
것이다.
그럴 땐 가끔씩 시야를 바꿔 여유로운 마음으로 휴식을 갖는 게
필요하다.
마음의 눈을 잃는다면 그 어떤 큰 야망도 무슨 필요가
있겠나..
대지의 아가 미노가
속삭인다.
꿀처럼 달콤하게 꽃잎처럼 부드럽게 안녕이라고
태양도 대지의 아가도 숨을 죽이고 아기 여우 우마도 숲으로 사라져
이제는 별들만 총총.
그러니 나의 아가
이슬이 대지를 적실 때까지 잘 자거라 내 아가
잘 자거라.. 잘 자거라..
열매, 꽃, 잎 가지들이 여기 있소.
그리고.. 오로지..
당신만을 향해 고동치는 내
마음이 여기 있소.
그대..
하얀
두손으로 찢지는 말아주오.
다만 이 순간
그대 아름다운 두 눈에 부드럽게 담아주오.
새벽바람
얼굴에 맞으며 달려오느라
온몸에 얼어붙은 이슬방울 채 가시지 않았으니..
그대 발치에 지친 몸누이고 소중한 휴식의 순간에
잠기도록 허락해주오.
그대의 여린 가슴위에
둥글리도록 해주오.
지난 번 입맞춤에 아직도 얼얼한 내 얼굴을
그리고 이 선한 격정이 가라앉게
그대..
달래주오..
그대의 휴식속에
가만히 잠들수 있도록..
한때는 말이야..
나도 별을 사랑하던 때가
있었어..
아니.. 엄밀히 말하면
별을 사랑하던 사람을 사랑한 적이 있었다고 해야 옳지.
웬 개소리냐 싶지?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정말 웃기는 일이지..
그런데.. 참 이상한 건 말이야..
가끔씩 술에 취해 무심히 하늘의 별을 보다보면..
제기랄.. 눈물이 난다 이 말이야..
고마워.. 그냥 떠나보내지 않게
해줘서..
다만.. 익숙하지 않아서일거야.
..너무 오래 친구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봐 왔으니까..
편안했으니까..
그것이
구속이었을까..?
지금이야 알 수 없겠지..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때엔..
어쩌면 이게
가장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지..
물이 흘러 바다로 스며들 듯이
이렇게 우리도 세상 속에 스며드는 건지도 몰라, 우린..
..나는..
이렇게 헤어지는 것을 후회하게 될까..?
..글쎄.
그걸 지금에야 어떻게 알겠어..
그런가..?
그럼 나중에는..?
그래..시간이
흐르고..
이런 이별이 이렇게 슬프지 않게 되면..
세상에 좀 더 익숙해지면..
이렇게 서로에게 많이
의지하지 않게 되면..
그러면..
..그래도 아마..
또 다른 후회와 깊은 슬픔이 오겠지..
함께가 아닌 여름밤은 홀로인 겨울밤보다 춥다.
식어가는 열기는 처음부터 차가운 서리보다 더 차갑기 때문이다.
이렇게 혼자인 여름밤엔 멀리있는 별들은 그저 별일 뿐이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카사블랑카.. 애수..
작은 흑백 화면 속에
그 한없이 선하고 아름다운
군상들..
맑은 눈물방울을 흘리며
늘상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아련한 슬픔을 간직한 채로
흐릿한 안개 속을 향해
총총히
사라져간 그 사람들..
..나도 모르겠어.. 내가 왜 이러는지..
네가 그 여자때문에 우는거.. 알아..
하지만..
상관 안해..
연민이라 해도 좋고..
그리고.. 사람들이 흔히들 혐오하는 동성애라도 좋아..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 너에 대한 나의 이 느낌 뿐이야..
이안..
내애기 듣고 있는거야..?
..넌.. 왜 항상 허공만을 보고 있는거지..?
네 옆에
내가 있잖아..
그런데 왜 항상 그런눈을 하고 있는거야?
왜.. 왜 항상 그런 외로운 눈빛을 하고 있냔 말이야..
그때.. 차라리 너를 놓아버렸어야 했는데..
..그랬더라면..
이제까지도 이런 허전한 마음으로 눈을 뜨거나 하는 일은 없었을텐데..
그렇지?
..내 얘기 듣고 있는 거야..
..나쁜 자식..
사람들은
헤어지고 난 후 사진을 태운다.
사진에 담겨있는 기억을 태운다.
사진은 재와 함께
사그라들지만
기억은 쉽사리 태워지지 않는다.
함부로 라디오도 틀지 말아야 한다.
구석을 뒹굴던
뭔지 모르는 필름 따위는
현상하지 말아야 한다.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미치도록 슬픈 감정만이
슬픔의 다는 아니다.
태워버렸다고
느끼던 기억이란,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