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애퀼리노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해군 대장)이 최근 우리 정부 측에 “북한이 태평양 지역으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면 즉각 격추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애퀼리노 사령관은 북한 김여정이 지난달 20일 ‘태평양을 북한 사격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담화를 낸 것에 대해 “정말 미친 발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애퀼리노 사령관은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하와이에서 홍석인 주호놀룰루 총영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한미 군 관계자가 전했다. 면담은 지난달 22일 한·미·일 미사일 방어 훈련, 23일 한미 ‘핵우산’ 도상 훈련 직후 이뤄졌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애퀼리노 사령관은 이날 면담에서 북한의 최근 도발 상황을 거론하다 “북한이 ICBM을 괌 상공이나 태평양 지역에 쏜다면 이를 즉각 격추할 것이다.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도 섣부른 행동은 정권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는 걸 모를 리 없다”면서 “김정은이 이성적인 사람이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북한 김정은과 여동생 김여정.
애퀼리노 사령관은 한미 ‘핵 우산’ 도상 훈련(DSC TTX)을 언급하며 “양국이 한자리에 모여 북핵 사용 등 여러 시나리오를 가정해 토의하고 대응책을 마련한 것은 매우 뜻이 깊다”며 “북한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메시지를 준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이 최근 담화에서 인도·태평양을 그들의 사격장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한 것은 정말 미친 발언”이라며 “한미를 놀라게 하려는 의도였겠지만 원하는 대로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미군은 북한의 저고도·고고도 미사일을 동시에 요격할 수 있는 이지스 구축함 ‘라파엘 페랄타’함을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제주 기지에 비공개로 기항시키며 우리 군과 전술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조만간 7차 핵실험, ICBM 발사를 비롯해 9·19 군사합의로 설정한 해상 완충 수역에 포격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미 군은 이와 관련한 대비를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