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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엽기 혹은 진실 (세상 모든 즐거움이 모이는 곳) 원문보기 글쓴이: 이준기
[출처 - http://todayhumor.com/?panic_100556 (오늘의유머 - 랑자) ]
전편에 이어 계속 이어서 적을텐데, 제가 중간중간 그 집에서 일어난 몇가지 크고 작은 핵심 내용들을 전편에 넣지 않았더라구요. 그래서 그 내용을 먼저 적은 후 스님이 방문했을 때의 일을 적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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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을 부른 후 생긴 일에 대해 적기 전에, 그 집에서 있었던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서 먼저 적어볼게요.
전편에 아버지는 원체 기가 허하고 약한 체질이라고 말씀드렸었는데, 이런 아버지가 그 집에서 귀신에 홀린 적이 있어요.
아버지 형제들이 8남매라고 전편글에서 설명을 드렸었는데, 아버지가 장남이긴 하지만 위로 누나가 4명 아래로 남동생이 2명, 그리고 막내여동생이 한명이었어요.
저희 친 할아버지는 제가 태어나고 2년도 안돼서 돌아가셨는데, 할아버지는 딸만 계속 낳다가 처음으로 낳은 아들인 저희 아버지를 유독 아끼셨다고 해요. 아버지 역시 그런 할아버지를 잘 따르고 존경하셨다고 하구요.
하루는 아버지가 2층집에 올라가서 앞마당을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2층집에서 할아버지가 보이셨대요.
할아버지는 아버지에게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하셨는데,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너무 반가워서 아무 생각도 없이 무작정 할아버지에게 다가가셨죠.
아버지는 뭔가에 홀린듯이 할아버지에게 다가갔는데, 할아버지가 있던 곳은 2층의 허공이었고, 아버지는 그대로 1층으로 추락하셨어요.
이 해프닝은 황당하게도 벌건 대낮에 일어났는데, 뭔가가 위에서 떨어지는 쿵!소리가 나니까 식당에서 일하던 어머니나 직원분들이 놀라서 밖으로 나오셨죠.
소리가 난 1층 정원쪽을 가 보니, 아버지가 위에서 그대로 떨어져서는 바닥에 착! 하고 붙어있었대요.
어머니도 직원분들도 다 같이 깜짝 놀라셔선 아버지를 부축하고 일으키려고 하는데, 정말 무방비로 위에서 대자로 퍽! 하고 떨어진 사람치고는 아버지 상태가 너무 멀쩡하셨다고 해요.
보통 그렇게 떨어지면 피가 나거나 상처가 생기거나 해야되는데, 피는 커녕 생채기 하나 안나있었구요.
더 가관인건 그 다음 상황이었어요. 아버지를 일으키려고 하자 아버지가 갑자기 그렇게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막 소리를 지르셨대요. 쌍욕을 해가면서요.
얼마나 고래고래 악을 쓰면서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던지, 주변에 있는사람들이 그 모습에 완전히 얼어붙어 가지고는, 한동안 아버지 몸에 손댈 생각도 못하셨다고 해요. 아버지는 그렇게 엎드린 상태에서 계속 욕지거리를 해댔대요.
그래도 위에서 떨어진 사람인데 어떻게 보고만 있나 해서 결국 다시 사람들이 들러붙어서 아버지를 일으키려고 했는데, 정말 서너명이 들러붙어서 떼어내려고 하는데도 원체 아버지가 꿈쩍도 하지 않더래요.
어머니의 말에 의하면 정말 무슨 바닥에 깊이 박힌 돌을 빼내는 느낌이었다고 하더라구요.
어머니는 예삿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는 아버지의 친구분들을 부르셨고,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 친구분 여러명이 급하게 식당으로 찾아오셨어요.
도착한 친구분들이 아버지에게 말을 막 걸며 일으켜 세우려고 하는데, 그 힘좋은 아버지 친구분들이 다닥다닥 달라붙어서 힘줘 당기는데도, 정말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렇게 친구분들도, 어머니도, 직원분들도 이제 어떻게 해야하나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가, 어머니가 무슨 생각이 나셨는지 친할머니를 부르셨대요.
그렇게 친할머니까지 도착하셨고, 놀랍게도 아버지는 친할머니가 오시자 무슨일이 있었냐는 듯이 스스로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시고는, 자신이 지금 여기 왜 있고 왜 주변에 사람들이 이렇게 몰려있냐고 되려 물어보셨다고 해요.
그 일 말고도 기묘한 일들은 더 있어요. 정말 자잘자잘한 이야기들 까지 하면 수백개는 나올 거 같은데, 제 기억속에 또렷한 일들 몇개만 더 적을게요.
저에게는 몇 살 차이가 나지 않는 친척 여동생이 있어요. 저희 아버지쪽이 8남매로 대 가족이기도 하고 친척들과 사이도 좋아서, 종종 가장 큰 저희식당에 친척들을 불러서 밥을 먹곤 했어요.
물론 제사나 명절같은 것들도 항상 저희 친할머니를 중심으로 저희집에서 지냈구요. 아버지가 장남이기도 했고, 가장 재산을 많이 물려받았기도 했으며, 집도 워낙 컸으니까요.
이건 그 친척 여동생이 4살인가 6살때 있던 일인데, 그 여동생이 평소에는 정말 조용하고 아무런 이상도 없거든요.
근데 이상하게 저희 2층집만 오면 이상행동을 했어요. 명절때 숙모들과 할머니, 어머니가 주방에서 같이 음식을 만들잖아요?
그럼 여동생이 계속 주방으로 와요. 근데 이게 음식같은걸 줏어먹으러 오는게 아니라, 주방으로 와서 그 싱크대문 열면 있는 칼꽂는 곳 있죠? 그곳으로 가요.
이 행동이 처음 발생했을 땐 여동생이 뭘 하나 주방사람들이 가만히 지켜보다가 이내 식칼을 들고 이리저리 휘두르는 친척여동생을 보고 다들 기겁을 했다고 해요.
근데 그런 행동이 한 두번이 아니었어요. 매번 이상하게 저희집만 오면 그 친척여동생은 계속 주방으로 가려고만 했고, 식칼을 계속 찾아댔어요.
그리곤 칼을들면 그 어린애가 도저히 할 것이라곤 생각되지 않는 쌍욕을 막 해댔는데, 그 타겟은 거의 저희 친할머니였어요.
식칼도 친할머니한테 휘두르고, 욕도 거의 친할머니한테 했죠. 저도 집안에 있던터라 그 여동생이 그런 행동을 하는걸 몇 번 봤어요.
그런 행동이 계속되자 너무 겁이나고 생명에 위협도 느낀 할머니가 숙모들과 어머니의 말대로 안방으로 들어가 숨기도 하셨는데, 그 때의 일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할머니가 방 안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잠구고 있으니까, 그 어린것이 말릴새도 없이 진짜 식칼을 한손에 쥐고 그 방으로 미친듯이 달려가더니, 나무로 된 방문을 막 미친듯이 칼로 콱콱 지르면서
"나와 썅년아!!!!!!!!!!!!!! 죽여버릴거야 망할년!!!!"
이렇게 소리를 질렀어요. 상상이 되세요? 아직 6살도 안된 여자애가 성인이 쓰는 식칼을 들고 저런 거친 쌍욕을 자기 할머니에게 내뱉으며 저런행동을 하는게??
신기한 건 그런 행동을 하고 몇 년이 지난 후에요. 그 친척여동생이 초등학교도 들어가고 어느정도 자아가 성숙해지고 난 이후에는, 저희집을 와도 그런 행동을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근데 소름돋는건, 정작 본인은 자기가 어릴 때 그런 행동을 했다는걸 전혀 기억을 못해요. 우리가 '너 어릴때 이러이러 했다'이러면, 말도안되는 소리 하지말라고 진심으로 화냈어요. 참 이상하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집에 있는 귀신들이 정말 극악한 귀신이라고 느낀게, 기가 센 사람한테는 어떻게든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면서 까지 직접적으로 괴롭히려고 하고, 굳이 기가 세지 않아서 자신들이 맘대로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은근 슬쩍 그 사람을 홀리게 하거나 미치게 만들어서 그 집에 머무는 사람들을 괴롭혔기 때문인거 같아요.
아버지도, 형도 그런 케이스였죠.
어머니는 그 집에 있으면서 귀신들의 괴롭힘은 전혀 받지 않았지만, 굉장히 힘든 하루하루를 버티며 보내셨어요.
기가 약한 아버지와 형이 그 집에서 지낼수록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갔거든요.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형은 저에게 폭력적으로 변해갔어요.
그래서 어머니는 그런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계속 시달리셨어요.
제 생각엔 귀신들이 어떤 방법으로도 어머니한테 해코지를 할 수 없으니까, 아예 주변 사람을 홀려서 폭력적으로 만든 다음에, 현실에서 괴롭혔던 것 같아요.
어머니가 그 집을 나온 이후로 당시 어머니를 바라보던 아버지의 눈빛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신 적이 있었는데, 정말 다른사람을 상대하거나 이야기를 나눌때는 그렇게 평화롭고 상냥할 수가 없는데, 어머니만 마주치면 마치 살인을 저지를 것 같이 살기와 광기가 동시에 어린 눈빛으로 변하셨다고 해요.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의 눈빛이 너무 소름돋고 무서웠고 무슨짓을 저지를지 모르고 겁이나서, 항상 아버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하셔야 했구요.
저는 아버지가 아닌 형에게서 그런 눈빛을 보고 살았었어요. 형은 그때 당시 정말 별것도 아닌일로 저를 진심으로 때리고 괴롭혔어요.
제 몸에 수 년 가까이 멍 자국이 없던 날이 없을 정도였으니 어느정도였는지 실감이 되실거에요. 하루에도 수십번을 맞았으니까요. 그렇게 수년간 맞으니 맞는 것에는 이골이 돼어서 적응이 됐는데, 정말 적응이 안된건 저녁이었어요.
제가 악몽을 꾸는게 유독 심해졌던 3~5학년 사이에, 저는 한 일년간 잠자기 전에도 고통을 받아야 했어요.
형과 저는 같은방에서 같은 이불을 덮고 잤는데, 항상 밤9시만 되면 형은 저를 잠들지 못하게 괴롭혔어요. 그 괴롭힘은 짧으면 세시간, 길면 여섯시간동안 지속됐고 저는 매일 1시에서 3시에 잠들어야 했죠.
무려 일년간 집에서 형과 잘 때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요. 그래서 저는 낮에는 형의 폭력에, 저녁에는 형의 괴롭힘에, 그리고 잠들어서는 악몽에 삼중으로 시달려야 했어요. 그 때의 기억은 지금 다시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워서 여기까지만 적을게요.
또 다른 에피소드는, 제가 아버지와 둘이 저녁에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생긴 일이에요.
어머니가 당시 다니던 절은 여자 비구니분들만 있는 절이었는데, 저희집에서 차를 타고 약 30분을 가야만 도착할 수 있는 꽤 거리가 있는 곳이었어요. 어머니는 식당이 끝나고 항상 밤에 그 절을 들려서 기도를 올리곤 하셨어요.
저는 그 어린나이에 어머니가 나를 버리고 도망갈까 무서워서, 밤에 어머니가 기도를 하러 가는것을 항상 따라다녔어요.
그러다 아버지가 하루는 어머니는 냅두고 저만 태우고 집에 돌아오던 때 생긴 일이에요.
한참을 밤길을 달리고 있던 아버지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콱!!하고는 세게 밟으시는 거에요.
그 곳은 도심지였고 늦은 밤이라 주변에 차도 없었는데 그렇게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자, 제가 갑자기 왜 그러냐고 물어봤거든요.
아버지는 막 흥분을 하시며, 방금 앞에 있던 사람 못봤냐고, 하마터면 사람을 칠 뻔했다고 하시는거에요.
그 말을 듣고 제가 주변을 둘러봤는데, 그 곳이 도심지긴 했어도 아버지가 브레이크를 밟은 위치는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이 다닐 이유가 없는 장소였어요. 언덕에서 내려가는 커브길이었거든요.
그래서 그 상황이 좀 무서워서 저는 아무것도 없다 왜그러느냐 이렇게 말하니 아버지도 좀 진정을 하시고는 저한테 자기가 헛것을 본 것 같다고 얘기하시더라구요.
근데 그 브레이크를 밟은 장소가, 나중에 제가 시리즈에서 다루게 될 제주도에서 꽤 유명한 귀신의 집으로 알려진 그 집이 있는 근처였어요.
그것말고 기억에 남는 것 중 저희가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나 물고기에 관련된 일들도 있어요.
저희는 꽤 오랫동안 키운 도베르만 한 마리가 있었는데, 완전 애기때부터 들여와서 키웠었어요. 얘가 도베르만 답지않게 워낙 순둥순둥하고 사람이 와도 바보같이 꼬리만 살랑살랑 흔들고 짖지도 않고 진짜 무슨 골든 리트리버같은 애였거든요.
근데, 얘가 허공을 보면서 짖는일이 정말 잦았어요. 십수년을 지내면서 허공을 짖는걸 너무 많이 봤거든요. 사람한텐 절대 짖지도 않고 너무 조용한 앤대, 그렇게 허공을 보고 짖어대는걸 많이 했어요.
짖을때도 단순히 한 두 번 컹!컹!거리는게 아니라, 진짜 위에 뭔가 위협적인 존재가 나타난듯이 그르르릉거리며 이빨도 드러내고 꼬리도 경계심 가득하게 세워서는 뭔가를 쫓아 내려는듯이 행동했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사납게 짖은 이후에는 애가 뭔가 그 날은 굉장히 힘이 없이 축 늘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아마도 그 아이 눈에는 뭔가가 보였던 것이겠죠.
하루는 저희 가족이 저녁에 외식을 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였는데, 아버지가 2층 계단에 있는 현관문을 키로 열어도 열리지가 않는거에요.
아버지가 '이게 안열릴리가 없는데'이러면서 계속 하는데 계속 문이 먼가에 걸린듯이 턱!턱!거리며 열리질 않았죠.
아버지는 아무래도 안에서 누가 잠금핀을 누른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 자물쇠 중에 열쇠로 열어도 열지 못하게 잠금핀이 달려있는 자물쇠가 있잖아요. 저희집 계단 현관문이 그게 달려 있었거든요.
근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말이 안되는게 그건 안에서 누가 누르지 않는이상 누를 수가 없거든요. 저희집엔 저희 식구 네명말고는 살지도 않을 뿐더러, 그 날은 저희가 다같이 외식을 하러 나가서 집에는 아무도 없었을 때니까요.
아버지는 처음에 도둑이 들었나 생각하셨대요. 그래서 저희 식당 뒷마당으로 가서 공사할때 쓰는 계단을 꺼내신다음 그걸 2층 지붕에다 걸쳐놓고 뒷마당으로 들어가셨어요.
잠시 후 아버지가 앞마당에서 저희한테 문을 열었으니 들어오라고 하셨고, 저희가 올라가자 앞마당에서 우리가 키우던 그 개가 반갑다는듯이 꼬리를 살랑살랑 거리며 서 있더라구요.
아버지는 "아무래도 개가 이 잠금핀을 누른 것 같다"라고 하셨어요. 그 때 당시 그 아이를 앞마당에서 키우고 있었거든요. 집에는 누가 침임한 흔적도 없었구요.
근데 이상하지 않아요?? 개가 그 문을 건드릴 일이 없다는 것은 둘째치고, 사람도 신경써서 그 부분에 힘을 집중해서 눌러야 눌리는걸 강아지가 눌렀다?? 그리고 그 자물쇠부분은 꽤 높은 위치에 있어서 강아지가 실수로 건드릴 일도 절대 없었어요.
자기가 직접 그 자물쇠를 향해 뛰어올라서 했으면 모르겠지만요. 도대체 그 잠금핀은 왜 잠겨있었던 걸까요?? 이 일은 아직까지도 미스테리에요.
한가지 기억에 남는 점은, 그날 밤은 제가 악몽을 꾸지 않고 매우 평화롭게 잤다는 점, 그리고 우리집 개가 우리를 반긴 후에 헥헥거리며 그 자리에 누워서 기절하듯이 쓰러져 잠을 잤다는 점이네요. 마치 뭔가와 싸웠던 것처럼요.
아래의 사진이 앞마당이고 그 강아지가 어릴때 사진이에요, 다행히 사진첩에 남아있더라구요. 참 이래저래 생각도 많이나고 보고싶은 녀석이에요.
두번째 사진도 앞마당인데, 그 강아지 말고 오른쪽에 보면 관리를 안해서 녹조가 낀 어항이 보이시죠? 저것도 짧은 에피소드가 있어요.
원래는 식당 입구에 넣고 매일매일 먹이도 잘 주고 물도 잘 갈아줬던 어항이었는데, 방문하는 손님들이 하도 어항에 장난들을 많이 쳐대서 어쩔 수 없이 2층 앞마당으로 옮겼거든요.
옮긴 이후로도 1층에서 하듯이 매일 물갈아주고 관리해주고, 먹이주고 했었는데 이상하게 물고기들이 채 일주일을 못넘기고 죽었어요.
심지어 어느날에는 물고기가 뭔가에 뜯어먹힌듯 굉장히 잔인하게 뜯겨져 나가있었던 적도 있었어요. 안에 든 물고기들은 다 고만고만한 작은 녀석들이라 그렇게 할 수 있는 물고기도 없었는데요.
결국 그런 이상한 일들이 계속 생기자 저 어항은 관리를 포기하고 저렇게 방치하게 된 거죠.
이제 그 집에서 일어나던 기이한 일들 중 기억에 또렷하게 남는건 대부분 다 이야기 한 것 같으니 슬슬 끝을 내야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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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편의 끝에서 이어지는 내용으로 스님이 도착한 후에 이야기를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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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심각한 악몽을 꾸고 난 후 어머니는 집에 스님을 부르셨어요. 지역에서는 꽤나 유명하다는 분이셨는데, 어머니에게 이런저런 집안 사정을 들으시더니 빠른 시일내에 방문을 하셨죠.
어머니가 전생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말씀해주신 분도 바로 이 스님이셨어요.
스님은 집을 방문할 때 그 이상 기운을 탐지할 때 쓰는 엘로드라는 기억자로 꺾인 수맥봉 아시죠? 그것도 들고오셨어요. 왠지 스님이랑은 어울리지 않는 물건 같았지만요.
스님이 집으로 오시고 여기저기를 좀 둘러 보시고는 이내 저희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이 집은 귀신도 귀신이지만...도깨비터인 것 같군요."
어머니가 스님말에 놀라 도깨비터는 어떤 곳이냐 물으니
"도깨비는 옛부터 장난끼가 많고 사람을 놀래키는 것을 즐겨합니다. 밤에 매일 천장에서 쿵쿵 소리가 난다고 하셨지요? 그건 아마 귀신의 짓이 아니라 이 터에 머무는 도깨비들의 장난일 겁니다. 귀신은 그렇게 오랜기간 반복적으로 무의미한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이 터는 위험합니다. 보통은 귀신이 있는곳은 도깨비가 없고, 도깨비가 있는 곳은 귀신이 없는데, 사모님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 집은 확실히 그 두 존재가 함께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그렇구요."
스님이 이렇게 한 이야기는 추후 제가 장편소설 '도깨비도로'를 연재할때의 아이디어가 됐어요.
암튼, 스님은 그렇게 이야기를 하시며 가장 문제가 심각했던 제 방을 그 엘로드(수맥봉)를 들고 들어가셨어요.
그 봉은 다른 방에서는 미묘하게 움직이거나, 아예 미동도 하지 않았는데, 정말 제 방에서도 제가 딱 자는 위치로 가니까 이게 교차해서 휘익 하고 강하게 젖히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스님이 하는 말이
"작은 아드님이 지금 이 장소에서 주무시죠? 하필 집에서도 가장 위험한 장소에서 자고 있었네요. 음기가 가장 강한 장소이고, 수맥도 흐릅니다."
그러시면서 아무래도 아드님의 침소를 옮겨야 할 것 같고, 그렇게 조치만 취해도 상황은 훨씬 나아질거라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집안을 빙 둘러본 스님은 의외로 응접실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으셨어요. 그 장소는 정말 별 거 없었나 보더라구요. 물론 저에겐 꿈 속에서 가장 무서운 장소였지만요.
스님이 집안과 밖을 전체적으로 한번 훑으신 뒤, 염을 해야겠다고 하셨고, 방들 중 하나에 간소하게 염을 위한 의식장이 마련됐어요.
기억상 한 세시간정도의 꽤 긴 염이 시작됐고, 스님은 그 염을 마치고는 굉장히 피곤한 얼굴을 하시고는 방을 나오셨어요.
스님이 나오면서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살면서 많은 집에서 염을 해왔지만, 이렇게 독한 집은 처음입니다. 사모님에게 이런말을 드리는건 죄송하지만, 집안이 화목해지고 평안해 지시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장소를 떠나는 것입니다."
"저조차도 이 장소는 예방이 아닌 겨우 임시방편에 불과할 정도의 처치만 가능할 정도입니다. 솔직히 제주도에 이런 터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어머니는 그런 스님의 말을 듣고는 어느정도 그러길 바라는 표정이셨어요. 어머니도 위에서 언급했듯이 그 집에 살면서 고생을 많이 하셨으니까요.
"이 터는 가급적 쓰지 않는 편이 가장 좋지만, 만약 쓰게 된다면 매우 많은 사람이 사는 장소로 바껴야 화를 면할 것 같습니다. 주택이나 빌라, 아파트가 들어오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 될 겁니다"
스님은 이 터는 사람이 많이 살아야만 그들의 기운을 억누르고 큰 탈 없이 지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시고는 방 곳곳에 가져오신 부적을 붙이기 시작했어요.
부적을 붙이는 것을 끝으로 스님이 준비하신 모든 의식은 끝이 났고, 이후 저희와 함께 차를 마시며 저희 가족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셨어요.
"제 생각에 보통의 인간은 도깨비와 귀신이 둘 다 있는 터에서는 수개월도 버티지 못합니다. 어느 한 쪽만 있어도 힘든데 두 존재가 다 있는 터라니요."
"이 터를 사모님이 사용하게 된 건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사모님은 지금껏 제가 봐왔던 분들 중 기가 강한 것으론 다섯손가락 안에 드십니다. 심지어 수행을 했던 고승분들이나 제가 봐왔던 수행자들까지 포함해서도요."
"그래서 사모님의 그 기운이 이 곳에 강력한 기운을 억누르고 있습니다. 상쇄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겠네요. 다만, 이런 상태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작은아드님이 겪으신 일만 봐도 현재 충분히 한계치까지 도달해 있는 것 같거든요."
"이곳에서 사모님의 기운에 자신들의 기운이 눌려서 분노한 원령들이 사모님을 건드리진 못하니까, 남편분과 자녀분들에게 해코지를 가하는 것인데, 이들도 한계에 다다르면 사모님의 기운이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어떤 일을 저지를 지는 저도 모르는 일입니다."
어머니는 스님의 얘기를 듣다가 그럼 왜 큰아들과 달리 작은아들은 자신의 기운을 물려 받았는데 유독 귀신들이 저리 괴롭힐 수 있는 것인지 물어보셨어요.
그러자 스님이 말하기를
"둘째아드님은 사모님의 강한 기운을 물려 받아 태어나셔서 귀신들이 건드리지 못하는게 맞습니다. 다만, 아직은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어린아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니 꿈 속, 정신속에서 괴롭히는 방법을 쓰고 있는 거지요."
"기가 허한 첫째 아드님이 아닌, 둘째 아드님이 오히려 괴롭힘에 시달리는 것도 바로 이 기가 센 사람들에 대한 분노로 인해 생긴 일입니다. 아마 둘째아드님이 정신까지 성숙해지는 성인이 되면, 사모님과 마찬가지로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그 어떤 해를 당하지 않는 상태가 되실테니 걱정 마십시요"
스님이 해준 이야기 중 핵심적인 내용은 이정도였어요.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왜 저만 그렇게 악몽에 시달리고 귀신에게 괴롭힘을 당했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구요.
그렇게 스님은 저희와 몇 시간을 더 이야기를 나누시곤, 가진 짐을 챙기시고 돌아가셨어요.
스님이 돌아가신 이후로 저와 형은 잠자는 방을 바꿨고, 스님의 염과 부적, 그리고 방의 이동으로 인해 저는 그 날 이후로 악몽을 꾸는 빈도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 위험할 뻔 했던 적이 한번 있었어요. 스님이 부적을 붙이고 가시고 얼마 뒤, 친구가 제 집에 놀러왔을때의 일이에요.
평소에는 별 이상없이 잘 놀다가던 친구가, 그 날 저희집에 오더니 한 30분도 안돼서 뭔가 굉장히 화가 나있는 표정을 짓더라구요.
내가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집안에 있는 부적들을 가르키면서 막 씩씩거리는 거에요.
그래서 내가 아니 왜 부적을 보고 니가 화를 내느냐 라고 했더니, 그 친구가
"아니 그럼 너는 저걸 보는데 화가 안나??"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구요. 전 그 말을 듣고 얘가 정신이 나갔나 이러고있는데, 급기야 그 친구녀석이 그 부적들을 막 떼내려고 하는거에요.
그 부적 붙인 이후로 나름 평온하게 지내고 있던 제가 녀석이 그런 돌발행동을 하자 녀석을 막 제지했거든요.
근데도 녀석은 얼굴까지 시뻘개져서는 막 성질을 내면서 계속 부적들을 뜯으려고 하더라구요.
제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녀석을 옷장으로 쓰고 있던 방으로 집어 던지다시피 밀어넣고 문을 닫아버렸어요.
다행히 친구녀석이 좀 비실거리는 타입이라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고, 저는 그 친구를 그 방에 넣고 문을 몸으로 막아선 다음 휴대폰으로 어머니한테 전화를 했어요. 그리고 다급하게 상황을 설명했죠.
잠시 후 어머니가 식당에서 위로 올라오셨고, 여전히 친구녀석은 열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문을 쾅쾅 두드리고 있었어요.
어머니가 그 장면을 보시고는 다급하게 스님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야기를 들은 스님이 전에 서랍에 넣어두라고 했던 부적을 꺼내서 그 친구를 가둔 방문에 붙이라고 하셨어요.
이후 어머니가 안방으로 들어가서 서랍에서 부적하나를 꺼내오신다음 그걸 문 앞에 붙이니, 잠시 후 친구녀석이 쿵쿵대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지 않더라구요. 그 후 저와 어머니가 심호흡을 하고 방문을 열었는데, 친구녀석이 자기가 왜 이 방에 있는거냐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더라구요.
이후에도 자잘한 일들이 몇 개 있었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니 더 언급은 하지 안을게요.
아무튼 그렇게 제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되고, 또 중학교를 졸업한 후 수도권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그 집을 떠나게 됐고, 악몽은 그 집을 떠나자마자 귀신같이 꾸지 않게 됐어요.
이후 고등학교 2학년이 될 즈음, 그 집이 팔리게 됐고, 저희는 제주도의 다른 지역의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됐어요.
이사를 간 후부턴 나쁜일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고, 형과 아버지도 점점 평온해지셨어요.
그렇게 그 집을 떠난 이후부터는 저희 가족은 완전히 평범한 일반적인 가족으로 돌아와 지금까지도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제가 가끔 형에게 그 때 당시 왜 그렇게 나를 괴롭혔었냐 물어보는데, 형은 항상 그때 자신이 대체 왜 나한테 그런짓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미안해해요. 자기가 그때는 마치 뭔가에 홀렸던 것 같다고 하면서요.
이사를 갈 당시 아버지는 굉장히 그 집에 미련이 많이 남으셨었지만, 저는 정말 미련이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 오히려 뭔가 오랫동안 속에 묵혀뒀던것이 싹 풀리는 느낌처럼 개운했거든요.
보통은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집을 떠나게 되면 그 집이 그리워지거나 생각나기 마련이잖아요.
저는 정말 그 집을 떠날 때 그런 감정이 손톰만큼도 없었어요. 그 으리으리한 집에 살다가 삼십평도 안되는 작은 아파트로 이사를 갔음에도 불구하고요.
그 이후로 현재까지도 단 한번도 그 집이 그립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오히려 떠올리면 불쾌하고 그냥 생각자체를 안하고 싶은 마음 뿐이죠.
여담이지만, 그 당시에 저희집에는 동냥을 하러 오는 스님들이 매우 많았어요. 그들 중 대부분은 스님 흉내만 내고 구걸하러 다니는 사람들이었지만, 진짜 스님들도 몇분 계셨거든요.
어머니는 그 당시 불교신자여서, 상대가 흉내를 내는 사람이든 아니든 신경쓰지 않고 항상 시주비를 오천원씩 챙겨주셨어요.
근데 진짜 수행을 하는 스님들이 오면, 항상 집을 보며 한마디씩을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그분들이 하는 말들이 다 비슷비슷해서 당시엔 굉장히 놀랐었었죠.
'이 집에 오래 사시면 제 명을 못 다할 것입니다.'
'가족분들이 이 집에 계속 살면 큰 화를 당할수도 있습니다.'
이런 말들만을요. 십수년간 꽤 많은 분들이 다녀갔었지만 단 한분도 좋은 말은 하지 않으셨었어요.
그리고...저희에게 그 집을 사신 부부분들은 어머니에게 들은 말로는 몇개월 못가서 아내분이 암에 걸리시면서 집안이 크게 기울으셨고, 결국 빚과 병에 동시에 시달리다가 집안이 풍비박살나고 땅과 집의 소유권이 은행에게 넘어갔다고 해요.
이후 그 은행이 그 집을 경매에 넘기면서 아파트가 지어진거구요.
물론 지금은 그 땅이 제주도가 2010년이후 중국인 관광객과 저가항공으로 급속도로 발달이 되면서 저희가 팔았던 당시보다 열 배 이상 가격이 올라서, 만약 저희가족이 그 집을 팔지 않고 버텼으면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대 부자가 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긴해요.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만약 거기서 그렇게 십년정도를 더 버텼으면, 저희가족은 아마 부자가 되기 전에 집안 자체가 풍비박살이 나거나 누군가가 죽어나가거나 하는 끔찍한 일이 일어났을거라는 생각이 더 지배적으로 들기 때문에 항상 그 때 집이 팔린게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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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과 외전은 여기까지가 끝이에요.
이젠 더 이상 그 집에 대한 얘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이후 제가 다시 연재할 귀신보는 친구와 기묘한 이야기 [제주도 귀신의 집]편에서 다시 잠깐 언급이 될 거 같네요.
그 친구들이 고1 여름방학때 저희집에 놀러왔기 때문에 그 집에서 지냈었거든요. 그때까지는 그 집이 팔리지 않은 상태였으니까요.
그럼 다시 다음 본편 시리즈로 찾아올때까지 이만~
첫댓글 어우 집 산 부부분들만 안됐구만 ㅜㅜ
아니.. 이사갈때도 날짜 골라서 가는마당에 집터좀 알아보고짓지....ㅜ 그래놓고 아쉬워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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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없어 보임 도베르만은 애초에 태어나고 일주일 내에 단미를 많이 해서...
와 진짜 집터 정말 중요한가봄
신기하다.. 시리즈 다 재밌게 정독 잘했어!! 퍼와줘서 고마워 홍샤😚
강지 꼬리 단미아니고 아예말려들어간거같아...ㅜㅜ 글 퍼와줘서고마워 !! 넘잼썼다
너무 재밌다
그 사람이 못사는 집? 그거 연어하다 보게됏는데 재밌다...여시 가져와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