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커스 김형순(44) 대표는 대학생 벤처인 C4글로벌 목봉현(28) 대표의 후견인이다. 두 사람간의 다리는 벤처기업협회가 놓았다. 협회는 지난해 10월 성공한 벤처와 대학생 벤처 19쌍을 묶어 주는 후견인 제도를 시작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대학생 벤처기업인에게 우량 벤처기업인의 건전한 기업가 정신과 경영 노하우를 전수해주자는 취지였다. 김 대표와 목 대표는 수시로 e-메일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는다. 주로 목 대표가 질문하면 김 대표는 답하는 형식이다.
C4글로벌은 기능성 노트북 가방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다. 숭실대 섬유공학과 4년 휴학생인 목 대표 등 모두 4명의 젊은이들이 숭실대 안의 벤처 보육센터에서 꿈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9월 자본금 30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 회사 가방의 특징은 노트북을 가방에서 빼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목 대표는 "현재 국내 모 문구 프랜차이즈 기업과 미국의 유명 컴퓨터회사를 상대로 납품 협의중"이라고 말했다.이 회사의 기능성 노트북 가방은 숭실대 교내 창업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목 대표는 "김형순 사장님으로부터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칭찬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젊은 벤처들이 폭넓은 시각을 가져야 성공한다고 믿는다. 한두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벤처들이 많았지만 장점을 꽃 피우지 못하고 시들어버린 사례를 많이 지켜봤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은 상품과 인력과 자본 등 여러가지가 받쳐줘야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C4글로벌이 실력있는 디자이너를 영입해 패션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또 발상의 전환을 위해 다른 업종도 벤치마킹하라고 젊은 벤처에게 권한다. 노트북 가방만 보지 말고 화장품 가방, 사진기자의 가방,골프 가방 등도 열심히 연구해보라는 것이다. 그는 "타 분야를 연구하는 것이 발명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해외 가방전시회 소식 등 C4글로벌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입수하면 따로 챙겨뒀다가 목 대표에게 건네기도 한다.
15년 전인 29살 때 로커스를 설립한 김형순 대표는 "대학생 벤처를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 보니 나도 신이 난다"며 "창업 초기 자금을 마련하려고 은행에서 살았던 일 등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