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내와 함께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 갔습니다. 대극장이 아이스 링크로 변신하여 올린 아이스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아이스 발레단의 명성도 들어만 봤는데 러시아 국립 발레단의 실상도 목격하고 싶었습니다.
이날 관람한 호두까기 인형의 줄거리는 다 아시는 바와 같이 다음과 같았습니다.
인형을 만드는 드로셀마이어는 아름다운 공주와 호두까기 인형, 그리고 사악한 생쥐대왕에 대한 옛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1막. 슈탈바움의 집에서 손님들과 아이들이 모여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있었다. 어린이들에게 줄 선물을 한아름 가지고 온 드로셀마이어, 그가 가장 좋아하는 호두까기 인형을 나눠주려 했으나 아이들은 너무 못생겼다며 받으려 하지 않았다.
오직 따뜻한 마음을 가진 클라라만이 호두까기 인형을 받고 좋아한다. 밤이 깊어 시계가 자정을 가리키자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아이들은 잠자리에 드는데, 생주들이 나타나 호두까기 인형과 전투를 벌인다.
클라라의 도움으로 생쥐들은 패한다. 그러자 못생긴 호두까기 인형이 멋진 왕자로 변신하고 어린 소녀 클라라도 예쁜 공주로 변신한다.
2막, 드로셀마이어는 장난감들과 함께 클라라와 왕자를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들이 도착하자 축제는 시작되고 쵸콜릿 댄스(스페인), 커피 댄스(아라비안), 녹차 댄스(중국), 어릿 광대(러시아), 사탕들의 전원 풍 댄스 등이 펼쳐진다.
모든 축제가 끝난 후 클라라는 다시 어린 소녀로 돌아온다.
러시아 발레의 예술과 우아하고 역동적인 피겨스케이팅을 완벽하게 조화시켜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해 온 상트 페테르부르크 아이스 발레단은 여타의 아이스 쇼와는 그 품격과 수준 면에서 차별화되는 예술 쟝르였습니다.
아이스 발레는 물위를 걷는 듯한 사뿐 사뿐한 몸놀림과 나는 듯한 도약과 회전 등 발레의 진수를 은반 위에서 역동적으로 보여주는 뛰어난 예술성과 보는 이의 즐거움을 동시에 갖춘 21세기 새로운 예술 쟝르로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또한 무대 배경 등이 전통과 조화를 이루어 동양인들에게 낯설지 않았으며, 눈내리는 마을이 한편의 동화같아 더욱 친근감이 왔습니다.
3년 전에 뉴욕 브로드 웨이에서 본 뮤지컬 보다는 옛날 옛적의 아름다운 얘기를 보는 것같아 정서적으로 친밀하게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