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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스크랩 원대연의 이원 아트 빌리지
임정숙 추천 0 조회 66 10.03.23 18:0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건축가 원대연의 이원 아트 빌리지
7년 전, 충북 진천 이월면에 농지 1만 평을 구입해 내려온 한 건축가가 있었다. 고래등 같은 별장을 지어 올릴 줄 알았더니 몇 년에 걸쳐 고작 단층 살림집을 지었다. 그런데 이 집도 언젠가 나무들에 덮여서 안 보이길 바란다고 한다. 건축가 원대연이 꿈꾸는 新무릉도원 이야기.




손님과 살아가는 마을

파스텔 톤으로 채색된 10여 채의 작은 집들, 자칫 길을 헤맬 정도로 미로처럼 얽힌 골목, 지천에 널린 야생화와 곳곳에 숨겨져 있는 벤치…. 이원 아트 빌리지는 지중해 지역에서나 만날 법한 집들과 한국적인 숲이 함께 어우러진 독특한 생태 마을이다. 마을의 거주자는 원대연·이숙경 부부 단 두 사람. 그러나 운영을 도와주는 직원들과 찾아오는 방문객들로 마을은 활기차게 돌아간다. “안녕하세요. 신문에서 뵌 것보다 훨씬 미남이세요. 미로 같아서 헤매겠어요.” “입구에서 지도 받으셨어요? 번호 순서대로 보면 훨씬 좋아요. 이쪽으로 쭉 올라가셔서 미술관도 보시고….” 구경 온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그를 알아보고 인사한다. 마치 예전부터 알던 사이인 양. 그리고 그도 거리낌 없이 답례하고, 단정하면서도 무뚝뚝한 어조로 그래도 나름의 친절함을 담아 자세히 안내해준다. 하루 종일 마을을 둘러보고 사람들한테 대답해주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 마을은 현대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상촌미술관,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쉴 수 있는 카페, 다양한 테마로 구성된 정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방대한 볼거리를 갖춘 미술관도, 흥미진진한 놀거리가 있는 유원지도 아니지만 그냥 여유롭게 하루를 살다 갈 만한 곳.

점심때가 되니 게스트 하우스에서 식사를 하라고 부른다. 주방 앞쪽에 쭉 늘어선 커다란 접시들…. 즉석에서 무쳐낸 나물과 고소한 기름내를 풍기는 생선 지짐, 담백하게 조려낸 두부가 손님이 덜어가길 기다리고 있었다. “이원의 식구들 식사를 만들면서 숟가락 몇 개 더 놓은 정도예요.” 건축가 원대연의 부인이자 상촌미술관을 운영하는 이숙경 관장이 말한다. 식사를 찾는 손님들을 박대할 수 없어 조금 넉넉히 음식을 준비하는데 30인분이 한계라고. 식구들이 먹는 음식이라 두부 하나, 기름 하나 나쁜 것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식권 값으로 5천원을 받아도 이문이 거의 남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테이블과 의자는 얼마든지 있으니, 사람들이 도시락을 싸와서 먹었으면 하는 것이 그들의 바람. 큰돈을 벌 생각도 없고, 이곳을 소문난 관광지로 만들 생각도 없는 모양이다. 그저 자연과 예술을 누리며 함께 살 주민을 찾고 있을 뿐.


1 작은 집들을 연결하는 것은 구불구불한 골목과 단이 낮은 계단. 구부러진 길을 돌아설 때마다 새로운 공간을 마주치는 재미가 쏠쏠하다.
2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했던 ‘영선암’의 정원을 재현한 목련 뜰.
3 창틀 너머로 보이는 건축 모형은 원대연이 건축한 이월 성당. 이원 아트 빌리지로부터 10여 분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도시 건축가의 이월 정착기

당신이 을지로 롯데호텔 본점, 현대백화점, 롯데월드 ‘민속관’ 등 굵직굵직한 작품을 설계한 건축가라면, 어느 날 갑자기 은퇴를 결심하고 시골로 내려와 단층집을 짓고 살 수 있겠는가? 원대연은 대한민국에서 제법 잘나가는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다. 분유 살 돈을 모으느라 담배 한 개비를 세 토막 내 피우던 가난한 시절도 있었지만, 1979년 파견 나간 롯데호텔 신축 현장에서 신격호 회장에게 신임을 얻은 뒤 중요 설계를 잇달아 따내 상당한 부와 명예를 얻은 사람. 여전히 영향력 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건축&인테리어 전문지 월간 『플러스』의 발행인이었던 그가 이월로 내려오게 된 이유가 궁금해졌다. “영화 「박수 칠 때 떠나라」 알아요? 난 그 제목이 세상 사는 진리라고 생각해. 좋게 평가 받을 때 떠난 건 백번 생각해도 잘한 일이지. 한국에서 쉰 살이 넘으면 인테리어는 그만 해야 하거든. 나에게 일을 주는 클라이언트가 나의 아버지뻘에서 동년배로 내려올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어. 그런데 아들 또래로 내려가니 그들과의 나이 차가 버거워지더군. 감성의 코드가 다르기 때문이겠지. 그래도 주저하고 있었는데, 가족들이 재촉을 했어. 빨리 내려가자고.” 서울에서 이월로 처음 내려올 때만 해도 농사를 지으며 조용히 살 계획이었다. 그러나 도시에서 활동하던 건축가가 시골에서 논밭을 일구며 사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 농부의 삶을 흉내 내며 농사도 지어보고, 과일 나무를 심어 과수원도 가꾸어보고, 젖소를 키우며 목장도 꾸려보았지만 실패에 실패를 거듭했다. 결국 깨달은 것은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 그가 시골에서도 잘해낼 수 있는 일은 ‘집 짓기’밖에 없었다.


1 아틀리에는 건축가 원대연이 꿈꾸는 마을을 화폭에 옮겨 담고, 한편으로는 현실화시키기 위해 도면을 그리는 공간. 책상 위에는 이원 아트 빌리지의 스케치, 여행에서 찍어온 슬라이드가 죽 늘어놓아져 있었다.
2 골목 곳곳에는 의자가 놓여 있어 가벼운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3 상촌미술관에는 서울에서 플러스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모은 현대 작가의 작품들과 원대연이 직접 그린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상촌재의 삶

전 세계를 다니며 직접 찍은 사진과 글로 ‘건축가 원대연의 여행 넘어서기’ 시리즈를 출판했을 만큼 여행을 좋아한다. 몇 달씩 계획해서 직접 그렸다는 여행 지도에는 구체적인 일정과 그 지역에서 꼭 봐야 할 건물, 이동 경로 등이 짜임새 있게 적혀져 있어 건축 여행에 대한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 그런데 이 여행에는 언제나 변함없는 동반자가 있었다. 바로 그의 부인 이숙경 관장. “정치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동구권이나 아프리카 정글, 남미 오지까지 참 잘 따라와주었지. 30여 년을 살면서 같이 안 해본 것이 거의 없어.” 자신을 믿고 평생을 함께해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에 노후를 같이 보낼 이월의 마을에는 두 사람의 성을 따서 ‘이원’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둘이 사는 살림집에는 아내의 호를 따서 ‘상촌재’라는 문패를 얹었다. 상촌재는 이원 아트 빌리지의 한 귀퉁이에 자리 잡은 30평 남짓의 작은 집. 시골 건축에는 초보라 네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겨우 완성했다고 한다. 거실을 없앤 대신 현관문 앞에는 테이블과 대청마루를 놓고, 땀을 씻기 위해 만들어놓은 세면대는 장독대를 깨서 만들어 소박한 분위기. 사는 사람 눈에 허술해 보이고 오래 입은 옷처럼 편안한 집이 좋은 집이라는 그의 주장 그대로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게스트 하우스 앞 정원에 앉아 있는 원대연.




이월에서의 현재, 그리고 미래


목련 뜰 뒤쪽으로 위치한 아틀리에는 건축가 원대연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천창 가득 쏟아지는 빛 아래에는 그가 직접 그린 그림 몇 점이 놓여 있고, 사람 키만 한 커다란 스피커에서는 웅장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테이블 위는 각종 도면과 건축 도서, 7개가 넘는 카메라들로 한가득. 그가 아틀리에에서 그리는 그림의 주제는 대부분 ‘마을’이다. 젊은 날, 경제적 현실 때문에 가슴 한쪽에 접어두었던 미술에 대한 열정과 미술 대신 배우게 된 건축에 대한 애정으로 ‘꿈’을 그리는 것. 앞으로는 이 공간에서 웰빙과 건축을 주제로 한 잡지를 만들 생각이다. 얇은 단행본 형태로 1백 권 정도 출간할 계획인데, 벌써 50가지 정도는 주제를 정해두었다고. ‘시골에서 집 짓기’, ‘무공해 맛집 가이드’, ‘건축가가 알아야 할 나무 심기’ 등 이곳에서 배운 산 지식이 ‘이원 아트 출판사’의 이름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이원 아트 빌리지의 뒤편에 위치한 살림집 상촌재의 전경.



1 깨진 장독대 세면대는 농사일을 마친 후 흘린 땀을 씻기 위해 만든 것.
2 식사, 대화, 휴식의 장소로 활용되는 현관 앞 대청.
3 지붕 처마에 주렁주렁 매달린 마늘, 나란히 놓인 장독대가 정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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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6.0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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