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에서 만성병 예방제로 진전
제조기법 발전 항원 전달방법도 혁신
다양한 질병조합 복합백신 각광추세
21세기로 들어오면서 백신학의 발전은 고전적인 전염병의 예방에서 벗어나 암, 자가면역질환, 알츠하이머와 같은 아밀로이드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분야로 확장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사용되거나 마지막 개발단계에 있는 백신은 대부분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들이다.
1960년대 들어와 세포배양을 통한 현대적 백신 생산 방법들이 개발되면서 세균 또는 바이러스 백신들이 연구되어 오늘날 보편적으로 소아에게 접종하는 10여 가지의 백신들, 예를 들어 정제개량형 백일해, 디프테리아, 파상풍 혼합백신(DTaP), 홍역, 볼거리, 풍진(MMR) 혼합백신, 소아마비백신, 바이러스 간염백신, 수두백신, 단백질 결합 세균 폴리사카라이드백신(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폐구균, 수막구균), 약독화 독감 생백신 등이 개발되거나 개량되었다.
최근에는 소아 설사병을 예방을 위한 로타 바이러스 백신,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파필로마 바이러스(HPV) 백신이 개발되어 도입이 검토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전략으로 유전공학이나 약독화 벡터, naked DNA, 식물이나 식물성 바이러스에 유전자를 이식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형태의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본 지면에서는 지난 10년간 있었던 몇몇 중요한 백신의 변화와 향후 곧 도입될 백신의 전망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 항원 정제 백일해 백신의 개발과 변화
60년대에 사용되던 DPT 백신은 사멸시킨 백일해균(혈청형 1, 2, 3)과 포름알데하이드로 불활성화시킨 파상풍과 디프테리아 톡소이드가 포함하고 있다.
DPT 백신은 1980년대 초까지 전세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지만 1960년 중반부터 DPT 백신 접종 후 발열, 식욕감퇴, 심한 보챔, 경련 등과 같은 부작용 발생되고 일부 접종자에서 뇌증과 같은 중증 부작용이 나 사망하는 예가 나타났다.
부작용의 원인으로는 사멸된 백일해균에 들어 있는 성분들이 생물학적 관련성이 의심되어 백일해 사균 성분이 포함되지 않는 DT 백신을 접종하거나 주사량을 감량시켜 1개월 간격으로 5회 접종하는 등 혼란이 있었다. 이러한 사멸 백일해균 백신 성분의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하여, 사멸시킨 백일해균을 사용하지 않고 균의 일부 병원성 항원만을 활용하는 방안이 연구되어 1977년 일본에서 병원성 항원인 백일해 톡신(PT)과 필라멘토스 헤마글루티닌(FHA)을 분리하여 최초로 항원 정제 개량형 aP(acellular Pertussis) 백신을 개발하였다. 이후 미국과 유럽 등에서 여러 종류의 항원 정제 aP 백신이 개발되어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광범위한 임상시험을 통해 항원 정제 백일해 백신(DTaP)이 과거 백일해 사균백신(DTP)에서 나타났던 부작용들이 발생되지 않으면서도 효과면에서는 DTP 백신과 동등함이 입증되었다. 현재는 전세계적으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DTaP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항원 정제 백일해백신의 개발은 백일해 항원을 이용한 다양한 복합 혼합 백신을 개발하는 플랫트홈이 되었다.
■ 다양한 조합의 복합 혼합백신에 대한 전망
항원 정제 백일해(aP)백신 개발 이후 다양한 혼합백신이 연구되었다.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소아마비/B형간염 항원이 포함된 6가 혼합백신이 유럽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복합 혼합백신의 사용은 소아마비 생백신 접종으로 발생할 수 있는 백신관련 마비(VAPP)에 대한 우려로 생백신 사용이 중단되고 사백신을 사용하면서부터 적극 개발되었다.
혼합백신 성분 중 Hib 성분과 aP 성분 간의 상호 면역학적 간섭으로 인한 효능저하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혼합백신의 질병방어 효과는 성공적이다.
향후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소아마비/B형간염/A형간염/폐구구균/수막구균 등의 항원을 다양한 조합으로 혼합한 복합백신들이 접종 스케줄에 따라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 수두 백신의 전망
20여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1990년대 중반부터 사용하고 있는 수두 백신은 2가지면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첫째로 소아에서는 마지막으로 남은 발진을 동반하는 흔한 전염병으로,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지만, 패혈증이나 뇌증, 폐렴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는 수두를 예방하여 퇴치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며, 둘째로는 최초의 헤르페스바이러스 백신으로 일차감염인 수두의 예방은 물론이고 잠복 바이러스의 재활성화에 의한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다. 향후 MMR백신과 혼합된 제형의 백신이 보편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단백질 결합 세균 폴리사카라이드백신의 개발과 전망
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세균막의 폴리사카라이드 항원과 단백질을 결합하여 면역학적으로 강화된 백신을 개발하는 전략이 시도되었으나 실제로 백신 개발에 성공한 것은 1980년대에 들어와서 최초의 폴리사카라이드와 단백질을 결합한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ib)백신이 최초였다. 1990년대부터 Hib백신이 영유아에게 접종되면서 이 새로운 기술로 개발된 세균 백신의 효과는 매우 우수하였다.
이후 폐구균백신, 수막구균백신이 이 기술을 응용하여 개발되었다. 폐구균백신의 효과는 개발도상국가에서 폐구균성 폐렴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며, 항생제 사용률이 높은 선진국에서는 페니실린 내성 폐구균의 확산을 방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향후 폐구균백신의 사용으로 인해 나타날 폐구균 혈청형의 임상 역학적 변화를 세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반면 수막구균 백신은 아직 초기단계 이지만 C형 수막구균에 의한 중증 감염의 예방이 기대되고 있다.
■ 약독화 독감 생백신 개발과 전망
2003년 미국 FDA는 새로운 형태의 약독화 독감 생백신(LAIV) 사용을 승인하였다. MedImmune사에서 개발한 LAIV, FluMist는 기존의 사백신과 동일하게 A형 바이러스주 2개 항원과 B형 바이러스주 1개 항원이 포함되어있지만, 주사로 접종하는 사백신과는 달리 영하 15도 이하에 보관하였다가 사용하기 전에 녹여서 코 점막을 통해 분무 투여하는 방법이다.
5 ~ 49세의 제한된 연령층을 대상으로 작년부터 북미 지역에서 접종이 시작되었다. FluMist 는 낮은 온도에 적응되고, 온도에 예민한 유전자 재조합 바이러스로 개발되었으며, 과거 소련과 일본에서 개발된 적이 있던 생백신과는 달리 좀 더 엄격한 검사와 임상시험을 거쳤으며, 그 결과가 매우 우수하다. 소아에서 높은 백신 효능과 성인에서는 기존 사백신 접종자의 면역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LAIV를 충분히 생산하여 손쉽게 보편적으로 접종할 수 있게 된다면 새로운 독감 바이러스의 유행을 차단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약독화 독감 생백신은 앞으로 수년 내에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4세 이하 소아 특히 24개월 미만의 영유아에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독감 고위험군, 면역저하자, 50세 이상의 성인 등이 접종에 제외되고 있다는 상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 로타 바이러스 백신 개발과 전망
비위생적인 환경의 개발도상국 소아들에서 흔히 발생하는 감염성 설사는 오염된 식수, 비위생적인 음식 조리과정 등이 원인이므로 상하수도 시설이 매우 중요하다. 이중에서 어린이들에게 가장 위험한 설사병이며, 소아 사망의 가장 흔한 원인 중에 하나로 알려져 있는 로타 바이러스 위장염은 선진국, 후진국을 불문하고 유행한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60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로타 바이러스 위장염으로 사망하는데 대부분은 아시아, 남미 대륙에서 발생하고 있다.
로타 바이러스 위장염은 특히 영유아와 3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위험하여 심한 설사와 탈수로 인해 사망한다. 1998년 미국에서 로타 바이러스 백신(RotaShield)이 영유아에게 접종되었으나 부작용으로 장중첩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관성이 의심되어 시판이 중단된바 있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로타백신이 미국(RotaTeq))과 유럽(Rotarix)에서 개발되어 영유아를 대상으로한 임상시험이 끝나고 시판이 허가되었다. 로타쉴드와는 달리 장중첩증과 같은 부작용이 없으며 효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로타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에 있으며, 곧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로타백신은 입으로 먹는 경구용 백신으로 생후 2개월부터 접종을 시작하여 2 ~ 3회 접종한다. 로타백신이 전세계적으로 모든 영유아에게 손쉽게 접종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감염성 설사병으로 사망하거나 입원하는 수백만명의 어린이들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 HPV 백신의 개발과 전망
자궁경부암의 원인 바이러스인 HPV-16, HPV-18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어 사용단계에 이르고 있다.
백신의 도입에 앞서 접종 대상 연령 군과 접종 비용 대 효과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이 백신이 손쉽게 보편적으로 도입될 경우 자궁경부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향후 백신 개발과 전망
가까운 미래에 사용이 가능한 백신으로 예상되는 것은 B형 수막구균 백신, 여행객이나 고위험군을 위한 경구용 대장균(enterotoxigenic E.coli)과 이질 백신, 사춘기 여자아이들을 위한 거대세포 바이러스(CMV) 백신과 단순 2형 헤르페스(HSV2) 백신, 고위험 환자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병원성 감염을 줄이기 위한 포도상구균 백신이나 슈도모나스균 백신 등의 사용이 기대된다.
■ 결 론
지난 20여년간 백신을 개발하는 기술은 병원체 자체를 이용하는 고전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과학기술의 다양한 분야를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항원(유전자)이 개발되고, alum 이외의 새로운 보조제(adjuvants)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새로운 항원 전달 방법(emulsions, liposones, iscoms, micoparticles 등)에 대한 연구가 급격하게 진전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기술로 개발되는 백신은 새로운 형태로써 특정 면역 기능만을 기대할 수 있는 백신으로 개발될 수 있으며, 새로운 전달(또는 접종) 방법으로 좀 더 나은 안전성과 안정성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이러한 백신학의 발전은 향후 모든 인류에게 안전하고 저렴한 백신을 보편적으로 손쉽고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특정 감염성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큰 고위험군이나 감염성 합병증의 위험이 큰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특정 백신을 접종하여 결과적으로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첫댓글 그렇군요.욱이 첫돌 무렵에 겨울이었는데 갑자기 설사를 심하게 했어요.소아과에 갔더니 가성콜레라라고 하셔서엄청 놀랬는데(콜레라라는 줄 알았거든요) 로타바이러스장염인데 너무 설사가 심해서 그렇게 부른다고 하시더군요.수액주사도 맞고 ..욱이가 엄청 힘들었죠.예방백신이 나온다니 참 다행이네요.욱이는 혜택을 못받겠지만.근데 코에 독감백신을 뿌릴때 재채기 하면 효과가 어찌 될까요?뿌리는 의사분들 힘드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