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해안의 대표적인 도시, 보령.
사실 '보령'보다는 대천으로 더욱 유명한 고장으로서,
2005년까지만 해도 시내 한복판의 대천터미널에서 외부인들을 맞곤 했다.
하지만 대천시내가 워낙 좁고 복잡한데다 시설의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되어,
시내에서 서해안으로 살짝 떨어진 궁촌동으로 터미널을 이전하였다.
2006년, 대천역보다 2년여 앞서 이전해온 보령종합터미널.
애시당초 옮길 때만 해도 주변엔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이었지만,
이제는 대천역도 옮겨와 역-터미널 환승도 용이해지고,
바로 옆엔 이마트까지 들어서 새로운 상권 중심지로 부상하는 곳이다.
시의 이름이 대천에서 보령으로 바뀌었듯,
터미널의 이름도 대천에서 보령으로 바꾸어 영업하는 종합터미널.
대천터미널이 새로운 이름을 달고 또다른 모습으로 대천역과 상생을 해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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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보령에 도착했다.
서해안의 도시답게 거의 대부분의 버스가 이 곳을 종착점으로 삼는데,
그래서 터미널은 전체적으로 썰렁한 것 같으면서도 수많은 차량으로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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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차장에서 바라본 보령터미널의 모습.
예전 대천터미널 시절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큼직하고 깔끔하다.
차량들도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으며,
대천시내버스, 해수욕장버스부터 시작하여 시외버스, 고속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량이 한데 모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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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종합터미널은 'ㄱ'자 형태로 굽어있는데,
이 중 대합실·매표소·상가와 연결된 곳은 승차장으로 쓰이고,
휴게실과 연결된 곳은 하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아예 칸막이까지 설치해 완벽하게 구분해 놓고 있지만,
실제로는 내부로 돌아가는 것보단 주차장을 통해 직접 들어가는 경우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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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반대로 승차장 쪽으로 들어와서 찍어보았다.
하차장이라고 쓰여진 건너편은 실제로 하차장보다는 시내버스 출발점으로 더욱 많이 사용되고 있다.
대천역이 이설해오고 나서는 보령의 모든 시내버스가 저 곳에서 출발하여,
시외·고속버스와 시내버스의 환승이 굉장히 편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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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터미널 대합실의 모습.
승차장과 연결된 출입구 양 옆으로 의자와 TV가 놓여져 있는데,
주변에 상점이 많은지라 막다른 칸막이 없이 활짝 개방해놓고 있다.
그럼에도 냉난방은 그럭저럭 잘 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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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이방 쪽에서 출구를 바라본 생김새는 이렇다.
전체적으로 규모가 매우 커진 탓에 썰렁해보이는 감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돈도 잘 되어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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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는 매표소가 거대한 모습을 드러낸다.
수많은 광고물 덕택에 꽤나 어수선해 보이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매표창구가 꽤 많아 길게 기다릴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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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지역을 가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곳 역시 서울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센트럴시티(강남), 남서울, 동서울행이 골고루 운행하고 있는데,
센트럴시티(강남)행 노선은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는 반면,
남서울·동서울행은 대부분이 광천-홍성을 경유해서 올라간다.
대천해수욕장이라는 관광명소가 있음에도 세 노선 모두 배차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닌데,
아직까지는 보령(대천) 지역에선 열차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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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역으로 가는 수도권 노선들도 마찬가지로 중간 경유지가 상당하다.
고양-부천-안양의 경우는 보령에서 바로 고속도로로 빠지는 반면,
성남행의 경우는 광천-홍성-예산-신례원-아산-천안을 모두 경유해 올라가는터라 경쟁력이 굉장히 떨어진다.
수원행의 경우는 광천-홍성 경유와 무정차로 나뉘고,
서수원행은 전 노선이 오산을 경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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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선이 개통된 이후로 선변 지역들의 교류가 무척 늘어났는데,
그 때문인지 몰라도 장항선을 그대로 따라가는 시외버스가 꽤 자주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열차에 시간·요금 경쟁력에서 크게 밀리는데다,
최근에 대천역이 개량된 이후로는 격차가 더더욱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서천-장항-군산 노선의 경우는 역이 외곽으로 밀려났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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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충남권의 중심역할을 하는 대전행 노선이 꽤나 자주 운행되고 있다.
성주-부여-논산-연산(연무)를 경유해 대전서부터미널로 들어가는 노선과,
청양-정산-공주-유성을 경유해 서부터미널로 들어가는 노선으로 나뉜다.
대전까지 가는데 시간이 워낙 오래걸리는 탓에,
보령에서 대전까지의 수요보다는 구간수요가 훨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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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은 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가는 황해안의 관광도시지만,
정작 수도권으로 가는 일부 노선을 제외하고는 거의가 국도경유 노선이다.
버스가 연결되어 있는 대전과 천안도 10,000원에 육박하는 요금이니...
수도권과 충남권+군산을 제외하면 타지역 노선은 전멸 수준에 가까울 정도.
대전, 군산, 천안 등에서 환승을 유도하기에도 꽤나 먼 거리인지라,
강원, 영남, 호남권에서 보령을 찾아오는게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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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망 연계에서 아직은 아쉬운 부분이 많이 드러나지만,
'관광도시'의 이미지에 맞게 특정 시기가 되면 수많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비수기에도 시외-시내-철도 환승객들로 인해 터미널은 1년 365일 바람 잘 날이 없다.
너무 크게 지어놓아 썰렁해 보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이렇게 크게 지어놓은 게 더 잘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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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도 꽤 정비가 잘 되어있다.
처음 이전할 때만 해도 아무 것도 정비가 되어있지 않았지만,
이젠 택시승강장과 주차장까지 말끔하게 갖추어 놓았고,
대천역 이설과 이마트 입점 등 각종 호재가 속속 들어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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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무엇보다 대천역의 이설은 보령터미널에게 큰 호재로 다가왔다.
역이 시내에 있을 때엔 역 앞에서 해수욕장행 버스를 이용했지만,
터미널 근처로 이설해온 이후엔 터미널에서 직접 이용하는 수요가 꽤나 많아졌기 때문.
역-터미널 도보환승이 용이하다는 점은 둘에게 크나큰 호재로 작용해,
버스터미널뿐만 아니라 기차역 수요까지 덩달아 늘어나는 '윈윈(Win-Win)' 전략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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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크고 넓고 시원시원한 보령터미널.
2005년까지만 하더라도 대천시내 한복판에 '대천터미널'이라는 이름으로 아주 조그맣게 박혀있었지만,
크고 번듯하게 시 외곽으로 이설하여 새로이 이름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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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이름은 '보령종합터미널'.
시내버스, 좌석버스, 시외버스, 고속버스의 차고지이자,
해수욕장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관문이기도 하며,
대천역과의 환승을 구축하는 새로운 중심지로 바뀌엇다.
이름이 바뀐 만큼 역할도 많이 바뀐 터미널.
과연 이 모습을 몇 십년 후에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첫댓글 지금은 대천에 살지 않지만, 시골집에 부모님과 할아버지가 살고 계시죠.. 그래서 대천엔 자주 갑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금호고속이 들어왔는데.. 철수했다고 해서..많이 아쉬웠습니다. 한번 타보고 싶은 노선이었는데 말이죠.. 대천은 항상 외지로 나갈때 바늘가는데 실가듯 항상 홍성을 경유해서 가지요. 몇몇 노선쯤은 홍성을 제껴도 좋을듯 한데.. 그나저나 저는 제일 안습인 노선이 성남 노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안까지 들렸다가 가는 바람에....ㄷㄷ
성남행이 진짜 안습이긴 하죠. 홍성까지만 올라가면 그나마 양반일텐데 천안까지 경유해버리니...;
충남고속 한양고속의 보령발, 서산발 등 성남행은 성남행이라기 보다는 아산.천안행이라고 봐야 합니다. 실제로 천안에서 성남승객이 압도적이며 각 지역에서 천안 출발시간을 맞추기 위해 엄청난 레이싱이 반복되는 실정입니다.
매번볼때마다 즐겁게보고 있습니다. 매주 업데이트되는날만 기다리는데^^ 새해복마니받으시구요!! 좋은곳가서 좋은 정보 좋은 구경꺼리 올해두 기대할께요!!^^
all-bus 님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정보가 널렸으니 앞으로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ㅎㅎ
충남 서해안권 노선과 요금표를 볼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성남행 버스는 성남 시민들에겐 거의 의미가 없는듯해요.. 차라리 강남이나 동서울 , 남부터미널로 가는게 시간도 절약되고 좋은 차에 요금도 오히려 훨씬 싼 경우가 많거든요..예를들면 당진-센트럴5900.당진-성남 11000+a거든요..시간도 1시간이상은 느릴거구요.. 학교가 공주시에 있어서 거의 매주 성남과 공주를 오가는데 매번 남부터미널로 들러서 가는데 3시간은 족히 걸리거든요.. 오히려 대전보다 더 멀고 전주뻘 되는 시간이 걸리는 아쉬움이 있네요... 어차피 수요-공급 법칙에 의해 운행되는 것이라 어쩔 수 없겠지만요. 그리고 터미널 기행기 정말 매번 잘 보고 있습니다.
성남발 충청권 노선은 수요문제라기 보다는 성남-천안 노선에 대한 각 사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려있어서 직통화하는데 부담을 많이 느끼는 듯 합니다.
사실상 천안부터 국도를 경유하는거라 성남 주민들에겐 아예 의미가 없겠죠. 강남만 가도 수시로 버스가 드나들고, 수원으로 가면 열차도 항시 대기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각 회사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문제라 쉽사리 해결하긴 어렵겠지만, 온양/천안 - 성남, 보령/광천/홍성 - 성남으로만 분리해도 어느 정도 경쟁력은 생기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는군요.
서울가는 고속버스는 충남고속에서만 운행하나요? 그리고 보령에서 출발하는 노선중에 전환고속말고 고속버스 노선으로 인가된 노선이 있나요? 늘 님의 여행기만 눈빠지게 기다리는 회원으로 늘 좋은 내용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충남 서해안 지역의 고속버스는 충남고속과 한양고속 두 회사가 공동으로 운행을 하고 있습니다. 기존 고속도로와 거리가 너무 멀어서 고속버스 노선으로 기 인가된 노선이 없습니다.
버스라인 님께서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셨군요. 보령뿐만 아니라 서산/당진/태안/홍성/예산 등으로도 충남/한양이 공배 운행을 하며, 고속버스 인가로 운행하는 타지역 노선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역시 무서운 국도요금이네요. 고속도로를 타는 동서울 서울 남부터미널행이 9,900원인거에비해 같은 도내의 천안은 10,300원이나 받으니..
같은 충남권을 가는게 서울까지 이동하는 것보다 돈이 더 든다니... 너무 아이러니합니다. -_-;;
처음에 옮겨왔을때는 주변이 허허벌판에 상가내부도 텅텅비어있었는데 많이 발전했군요...
보령터미널 방문은 이전부터 종종 해왔었는데, 갈 때마다 변화가 느껴지긴 하더군요.
^^항상 좋은글과 사진 잘보고 있습니다..곧이어.청양.정산편도 기대가되네요(사진 이야기 게시판을 보고). 공주에 사시는 둘째누님께서 대천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계실때 서울에 사는 큰누나 아들을 데리고 놀러간 적이 있습니다. 96년도 쯤이니 벌써 13년전이네요..버스를 좋아하기에 기차를 안타고 서울행 버스에 탔는데 5살먹은 조카 녀석이 배가 아프다고 하는겁니다.정말 난감하더군요.(기차를 탈걸...하는 후회가 들더군요)어떻게 조카를 달랬는지 모릅니다.어쩔줄 몰라서 쩔쩔매다가 아산 서부휴게소에 도착해서 조카를 들쳐업고 화장실로 막 뛰어갔던 일이 생생합니다. 그 뒤로는 늘 기차를 이용했었는데 사진으로 이렇게 멋지게
변신한 대천.아니 보령터미널을 보니 참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네요,
예전의 대천터미널은 사실 사진으로도 본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습니다... 날쌘돌이 님께서는 구터미널의 기억이 더욱 강하게 묻어있겠지만... '보령터미널'만 5번째 보고 '대천터미널'은 한 번도 못 본 입장으로선 그저 부럽군요. ㅎㅎ
부여와 논산 사이에 '십자가'라는 지명이 재밌네요~^^;// 그나저나 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지는 동서울/서초동 노선 요금은 강남고속노선이 개통되면서 책정된 일반고속요금 기준에 맞춰진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십자가라는 지명이 신기해서 혹시 기독교 관련 지명인가 해서 한 번 찾아봤는데 네거리라는 자연부락이름을 한자로 옮기다 보니 十字街 가 된 모양입니다.
강남고속노선이 기존보다 훨씬 적은 요금을 받으니 이에 위기의식을 느껴 요금을 대폭 인하한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서천/부여/청양 등에서 출발하는 완행노선이 아직까지도 어마어마한 노선길이와 요금을 받아먹는 것만 생각해도 말이죠...ㅡㅡ;;
통상적으로 고속버스와 비슷한 계통의 운행노선을 보유한 경우 비슷한 계통의 요금을 동일하게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부나 동서울행 또한 동일회사가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두 노선이 강남하고는 애초 경쟁관계도 아니기에 위기의식을 느낄 이유도 없죠.
근데 보령이 먹고살게 있나요?? 홈플러스 이마트 두개나 있던데
대형할인점 입점유무가 그 지역의 소득수준을 말해주는건 아니죠~ @_@;;// 요새 대기업의 대형할인점 입점추세가 왠만한 중소도시에서 뽑아먹을걸 다 뽑아먹고나니 이제는 읍면단위까지 진출하는 실정입니다.
이마트 물류센터에서 5년넘게 운전하다가 작년 5월에 물류센터의 확장이전으로 그만두었었죠..여기저기 지방중소도시 까지 할인점이 진출하니깐 일반 슈퍼마켓이나 동네 구멍가게들은 정말 먹고살기 힘든세상이죠..예전에는 놀러갈때 출발지에서 장을 봐가지고 다녔으나 요즘엔 그곳에서 바로 시장을 보기때문에 관광지다 싶으면 대형할인점이 서로 경쟁하듯 뛰어듭니다. 속초.강릉.동해같은 경우 여름 피서철이면 물량이 보통 2배정도는 들어가고요. 보령같은 경우도 여름 피서철에는 장사가 꽤 잘될것으로 생각됩니다.
보령 인구는 10만을 겨우 넘는 수준이지만, 여름철 관광객이 워낙 많기에 이들의 수요를 노리고 들어선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보령 이마트의 위치가 외지인들의 유동인구가 많은 역-터미널 근방에 있다는 것만 봐도 어림잡아 추측할 수 있습니다.
보령발 동서울노선은 서산과 비교하면 꽤 배차가 있네요.. 게다가 무정차까지..!!
같은 서해안권인데도 은근히 차이가 많이 나는군요...ㅎㅎ
남부와,강남배차가 너무많아 동서울 보다는 강남을 이용이 매우편리하지요, 서산은 20분배차 당진은 30분배차 주말의 경우 당진도 예비차 오후에 많이 투입이되죠.
서울보다 더 비싼 천안요금;;;
고속도로의 유무가 굉장한 차이를 만듭니다. 덕분에 천안-대천 수요는 열차가 꽉 잡고 있죠.
삭제된 댓글 입니다.
민원을 넣어서 막차시간을 변경시키셨다니.. 굉장히 뿌듯하셨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