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에서 북서쪽으로 약 56km 정도 가면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회색 바위산이 있다. 이 산이 바로 ‘톱으로 자른 산’이라는 뜻의 몬세라트 산이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설계할 때 이 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해발고도 1,236m의 몬세라트 산에는 11세기에 베네딕트회 수도원이 세워져 성모 마리아 신앙의 성지로서
카탈루냐 사람들의 종교적 터전이 되어 왔다. 16세기에 완성된 수도원 성당 대예배당 입구에 들어서면 양옆으로 예수의 제자들과 카톨릭 사제들의 이름이 붙은 소예배당이 칸칸이
이어지며 그들의 모습을 본떠 만든 조각상이 보인다. 성당 안에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검은 마리아상 ‘라모레네테’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 성당에서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합창단 중 하나인 에스콜라니아 소년 성가대가 부르는 찬송가를 들으며 미사를 드릴 수 있다. 지하철 에스파냐역에서 ‘To Montserrat’라고 적힌 안내판을 따라서
계속 걸어 가면 “R5 열차”를 타는 곳이 나온다. 우리는 메트로 + 열차+ 크레마예라 + 케이블카를 모두 다 탈 수 있는 콤비티켓을 구입했다. 출발시간은 08:36분 ~ 16:36분 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1일 18편이 운행되며 몬세라트 케이블카를 타는 곳 까지 1시간 정도 걸린다. 열차는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면서 다양한 모습의 시골마을을 스쳐 지나간다. 우리는 아침에 랜트카를
하루 먼저 인수하여 몬세라트로 가려고 나와 동행자 한사람과 공항 랜트카 회사에 가서 차를 인수하려 하였으나, 자기들은 당초 계약에 명시한대로 인계 날짜를 변경할 수 없다고 하길래
사정을 하였으나 요지부동이라서 어쩔 수 없이 숙소로 다시 돌아와서 움직이다 보니 오전이 거의 다 지나가 버렸다. 조금 편하게 랜트카를 미리 인수하려던 계획이 차질이 빚은 것은 물론
몬세라토 성당에서 오후 2시에 있는 소년합창단의 연주 모습을 보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되어 버렸기에 아쉬운 마음으로 에스파냐역으로 가서 몬세라트행 기차를 타고 1시간 걸려 오후
2시쯤 도착했다. 마지막 하산하는 시간 때문에 등산열차를 타는 것은 포기하고 케이블카로 왕복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일단 푸니쿨라 산트호안을 타고 250m 지점까지 올라가니 수도원
전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등산로가 나온다. 3km 구간으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등산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니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산이 눈 아래 펼쳐진다.
수도원 뒤편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는 시간이 부족해서 포기하고 성당 안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관람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출처: 걷기 좋아하는 사람들 유.유.자.적 원문보기 글쓴이: 알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