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스미토모 화학은 정보 전자 소재 산업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LCD용 편광필름과 그 보상필름, 백라이트용 도광판과 확산판, 컬러필터, 디스플레이 공정용 화학소재 등 각종 분야에서 앞장서 나가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세계적인 화학 기업인 스미토모화학의 역사와 사업 분야를 통해 지금의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스미토모화학의 주력 생산 거점 – Ehime
스미토모화학은 1913년 9월 22일 일본의 에히메현[Ehime] 니하마[Nihama]에 과린산 석회를 제조하는 “스미토모 비료 제조소”로 창립되었다. 그 당시 “스미토모 비료 제조소”는 동광을 제련하는 사업을 하던 스미토모 모기업의 직영 사업(동광의 제련 시 발생되는 배기가스를 이용하여 과린산 석회를 제조하는 사업)으로 시작되었고 1925년 독립하여 “스미토모 화학공업 주식회사”로 시작되었다. 또한 1930년 암모니아 제조를 시작하면서부터 스미토모화학은 화학 회사로써의 근간을 쌓아 올리기 시작했다.
그 후 1944년 일본 염료 제조 주식회사를 합병하면서 정제 화학 제품 사업의 기초를 마련하였고 알루미나에서 알루니늄 제조에 이르는 일관 생산 체제의 확립으로 종합회사로의 기반이 구축되었다. 그 후에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과 에틸렌 생산능력 완성 등으로 일본의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1984년, 스미토모 화학을 중심으로 하는 일본측 출자 회사와 싱가폴 정부와의 합작으로 “싱가폴 석유화학 콤비나트(combinat)” 조업이 개시되었다. 이 사업의 의미는 해외에서 에틸렌 제조와 관련된 대규모 콤비나트(combinat)를 건설, 운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밖에 1997년 에틸렌 년산 100만 톤 규모의 설비 완성 등, 세계 대수요지인 아시아 지역에 합성 수지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렇게 종합화학회사로 기반을 탄탄히 다져온 스미토모 화학에게 변환점이 필요한 시기가 찾아왔다.
1993년 7월 스미토모화학의 주력 생산 거점인 에히메 공장의 수지플랜트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큰 사고였기 때문에 세간의 주목을 끌었으며 또한 반도체 업체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든 사고였다. 그 당시 반도체제조에 사용되는 에폭시 봉지재의 세계 시장을 스미토모 화학이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 생산 주력 거점인 에히메 공장에서의 생산이 정지되어 버린 것이다.
스미토모 매출액에서 보면 단지 몇 십억 엔에 불과한데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이 정지되어 버리자 스미토모 화학은 좀더 고부가가치의 제품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스미토모 화학은 에폭시 봉지재의 생산을 중단하고 관련 생산 사업부를 대만의 에폭시 회사에 매각하였다. 에폭시의 빠른 가격 하락과 관련 시장의 느린 성장 등으로 에폭시 분야의 사업이 이익률이 적은 제품이라는 것을 깨달은 셈이다. 이와 동시에 반도체용 고순도 약품의 제조도 일부 중지해버렸다. 에폭시 사업으로 스미토모화학은 시장과 기술을 둘 다 잡은 선두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지만 스미토모화학은 이 사고 후 아주 대담한 선택을 한 것이다.
에폭시, 약품 등의 사업 분야는 이미 성숙된 사업으로 시장이 한정되어 있어 기술, 시장 면에서 더 이상의 매력이 없게 되었으며 또한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다른 분야와의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창립 90년의 노후기업이지만 이런 대전환점에 서서 대담한 선택을 했다. 이것이 바로 스미토모화학을 지금까지 성장하도록 이끌어 준 시장과 기술을 추구하는 정신이다.
그 대책으로 2001년 8백50억 엔의 자금을 투자하여 정보전자화학부문을 신설하여 LCD용 광학기능성 필름, 컬러필터, LCD 백라이트용 확산판, 도광판 재료, 고분자 유기 EL 재료 등 차세대 IT 에 필요한 재료 부문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 결과 종합화학기업으로 꾸준히 쌓아온 기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LCD용 편광판 시장에서 3위, 컬러필터 시장에서 3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
2005년 스미토모화학은 전체 매출액 1조5000억엔 규모를 달성하였으며 이중 LCD 소재의 매출 비중이 3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스미토모 화학의 매출액 비중
이중에서 70%가 해외 매출액이며 그 비중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스미토모 성장 전략의 다른 한가지가 있다. 바로 해외 시장에 대한 발 빠른 투자이다. 스미토모 화학은 글로벌 시장을 잡는 것을 모토로 하여 필리핀, 대만, 중국, 한국 등 LCD 디스플레이 생산으로 재료의 수요가 가장 많은 동북아 지역에 투자를 활발히 진행 해오고 있다.
스미토모 화학의 해외 투자 현황
여기서 아시아 지역의 투자를 조금 더 살펴보겠다.
스미토모 화학은 LCD 산업의 중추인 한국 시장을 잡기 위해 동우화인켐(주)에 투자하여 고순도 약품,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 컬러필터, 편광판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직접 생산 라인을 건설하여 한국의 수요 증가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며 실제 이러한 투자를 통해 IT 분야에서 큰 성장을 얻어낼 수 있었다.
한국 다음으로 LCD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대만에도 활발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미 1973년에 타이에 Bara Chemical Co.,Ltd.을 설립하였고 편광판 설비 증설을 위해 2001년에 주화과학기술(住華科技)유한 공사를 설립하여 고웅 공장(高雄工場), 대남 공장(台南工場)을 통해 편광판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중국 시장의 확대를 고려해 상하이 지역에 주화 전자재료 과학기술(가랑이) 유한 공사를 설립하여 정제 갈륨의 생산 및 편광 필름의 가공을 실시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폴란드에 정보전자재료 신설 플랜트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유럽 지역의 LCD 시장 확대를 예상한 것으로 생각된다.
스미토모 화학의 편광판 생산 능력 추이
위의 그래프는 스미토모화학의 편광판 생산 능력 증설 현황이다. 2007 ~ 2008년 한국과 일본 지역의 투자를 확대하여 편광판 전세계 시장 2위를 점유하고자 하고 있으며 연평균 54%의 캐파 확장으로 2003년 대비 2008년에는 약 10배의 확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일본의 거대 기업 스미토모 화학의 성공전략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 보았다.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과감한 선택과 집중, 기술의 집중, 세계 시장의 선택과 집중. 스미토모 화학은 현재 LCD 부품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태양 전지 등 차세대 아이템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개발과 투자를 시행하고 있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일본의 화학산업에 대한 의식과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배울 수 있다. 화학 관련 산업은 일찍이 독일이 강세였지만 일본 화학 기업들의 높은 기술 인프라,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 등으로 현재는 일본이 독일을 능가하는 화학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스미토모 화학의 성공 전략인 새로운 시장의 개척과 투자, 시장만을 보지 않고 기술과 시장을 동시에 섭렵할 수 있는 제품의 발굴에 대한 노력을 높이 사고 싶다. 이제 우리도 기술과 시장의 선택과 집중으로 표현할 수 있는 스미토모 화학의 기업 정신을 배워야 할 때이다.
출처 : 디스플레이 뱅크 http://www.displayba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