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대회에서 풀코스 완주후 참으로 오랫만에 다시
풀코스을 뛰기로 하고 김제에 접수를 하였다.
늘 삶이 그렇듯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장에 있는시간이 많다보니
운동하는 시간이 거의없다.
저녁 늦게라도 등허리에 땀흘리고 샤워하고 독서하다가 내일을 준비하기를 꿈꾸는데
그렇게 되지 못했다. 다 나의 게으름에 대한 변명이 될것이고
아침일찍 밥을 먹고 김제로 향했다.
날씨가 좋았으면 아이들과 함께 신이 습작으로 만들었다는 살살이꽃(코스모스)이 황금들녘에
춤추는 모습을 보여줄텐데
태풍 '산산'으로 인해 혼자서 빗속을 뚫고 김제로 향했다.
수많은 달림이들로 인해 운동장에서 한창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비를 맞으며 운동장으로
향했다.
가는 빗방울이라 뛰는데는 지장이 없을것 같았다.
출발전 비닐봉지를 한장 얻어 우비를 만들어 입고 스트레칭을 하였다.
천천히 몸을 풀면서 출발선에 섰다.
가볍게 뛰었다.
코스모스는 꽃망울이 맺혀있고 삼분의 일쯤 피어 나를 반긴다.
다음주중 만개가 될것 같다.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나락이 비에 젖고 있다.
무사히 태풍이 지나가 풍년이 되기를 기원하면서 뛰었다.
오늘은 그저 완주만 해야지
기록에 연연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풀코스를 뛰때마다 너무 부담스럽다.
내가 오늘 백오리를 완주할수 있을까 의문에 사로잡힌다.
그동안 돌모지 못한 몸을 자연에 맡기기로 하고 천천히 뛰었다.
가슴이 상쾌하다
하프를 한시간 사십오분에 지났다.
하프를 지나니 가볍게 풀코스를 완주할 자신이 생겼지만
이십사킬로 미터를 지나니 연습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난다.
무릎이 아파온다. 이를 악물고 천천히 뛰었다.
삼십일킬로를 지나서 다리를 만지지 쥐가 날것 같아
스트레칭을 하고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했다.
사킬로 미터가 남았다.
그동안 평평한 주로였는데 긴 오르막길이다.
현기증이 난다
발목과 무릎이 너무 아프다. 뛰려고 하면 다리가 벌려지지 않는다.
어떻게 사킬로를 뛰었는지 모르겠다.
다만 며칠전 읽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나온 글귀처럼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 준다네'
완주하고자 하는 마음이 작용했을까
다리를 적뚝거리며 4시간 8분에 완주를 마쳤다.
완주하고 물을 마시고 옷을 갈아 입는 동안 달리던 동안 아프던 다리와 무릎의 고통은 어디로
가고 말았을까
열몇번의 풀코스 기록중 최악이지만 완주할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다.
첫댓글 바쁘신 와중에도 달리기에 대한 열정 부럽내요 직장 가족 달리기 모두 소중한것이죠
마라톤은 역시 기록보다도 건강을 위해 운동하는것 아니겠어요.. 완주 축하드립니다
참 어제 날씨에도 경기를 진행했다고요. 대단하십니다. 몸조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전 10km뛰는데도 힘들었는데... 풀코스 죽음입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비가와서 부주산훈련도 포기했는데 빗속의 무사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욕심 안부리고 운동량 생각해서 하프까지 페이스를 줄였다면 조금 더 좋은 기록으로 완주했을 텐데. 나마스테님 욕 보셨습니다.
지발 대회 나갈때 얘기좀 하고 가셔요 붙잡지 않으려니까? 꼭 만난다니께 정수오라버니^^^
대단하십니다 ㅈ는 아적도 풀코스가 4시간 30분대 인데 4시간8분이 최악의 기록 이라뇨 빠른 쾌유(회복)을 기원 합니다
난 비온다고 안갔는데''''''예전의 그 강고한 도전의식과 정신은 어디로 갔는가 모르것소. 다음에 기회가 오면 주로에서 봅시다
물씬 풍겨오는 가을정취와 말톤의 철학에 충실하는 행님 모습이 넘보기 좋습니다^^
풀 주로에서 24km 혹은 27km 지점부터는 누구에게나 힘든 가 보네요. 극심한 통증을 이겨내면서 달리는 님의 모습이 눈앞에 떠 오르네요. 결국 승리했고 자유를 얻었읍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