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26일 충청권 전역에 제 5호 태풍 '메아리'의 영향을 받으면서 최고 375㎜의 비가 쏟아지는 등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지역 곳곳에서 속출했다.
주말 충청권 지역에서는 지난 22일부터 쏟아진 비로 인해 보은 375.5㎜, 대전 342㎜, 단양 298㎜, 제천 290㎜, 음성 280.5㎜, 청주 250.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지역 곳곳에서는 도로가 유실되고, 낙석 등으로 농촌 시설물이 피해를 입었으며, 빗길 교통사고부터 불어난 강물로 인해 실족사도 잇따라 4명이 숨지고, 1명 실종, 6명이 부상을 입었다.
△빗길 교통사고 등 10여 명 사상 지난 25일 청주시 무심천에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던 중학생이 실종 20시간 만인 26일 오전 11시 20분쯤 숨진채 발견됐다.
전날 오후 2시쯤 청주시 상당구 사천동 모 아파트 건설현장 앞 무심천 징검다리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A군(14)은 경찰과 119구조대의 수색작업으로 청주시 흥덕구 문암동 문암생태공원 인근에서 발견됐다.
또 지난 24일 오후 7시 24분쯤 제천시 한수면 송계리 송계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신모씨(28)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돼 69명의 경찰, 119구조대 등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신씨는 직장 동료들과 충주에서 야유회를 와 술을 마시고 계곡에 들어갔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날 밤 10시 46분쯤 충남 추부면 신평리 성대초등학교 인근 소하천을 건너던 1t 트럭이 급류에 휩쓸려, 운전자 박모씨(53·대전시 동구) 등 2명이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나흘간 계속된 비로 인해 교통사고도 잇따라 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25일 오전 11시 37분쯤 대전시 동구 삼괴동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에서 경남 함양발 대전행 고속버스(운전사 이모·52)와 윤모씨(41)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충돌해 승용차에 타고 있던 70대 할머니 등 2명이 그자리에서 숨졌다. 또 윤씨 등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이들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목격자 등을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반붕괴·낙석 등 피해 속출 충북 보은군은 375.5㎜의 최대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이번 태풍으로 인해 충북지역은 26일 오후 2시 현재, 28건의 피해가 발생해 25건의 피해 복구를 완료했다.
충청권 지역은 이번 태풍 영향으로 지반이 붕괴되거나 낙석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 25일 보은군 보은읍 향교천 석축과 청원군 오창읍 성산세천 둑 일부가 일부 유실됐고, 단양군 어상천면 덕문곡리·보은군 내북면 봉황리·보은군 마로면 기대리·영동군 매곡면 어촌리 지방도와 청원군 미원면 기암리 국도에서 크고 작은 낙석·토사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청원군 내수읍 원통리 일대 모 군부대 경계사면이 유실되면서 지름 150㎜짜리 수도관이 파손되기도 했고 수위가 크게 높아진 청주 무심천 하상 도로의 차량통행이 이틀째 전면 통제되고 있다.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다. 같은날 진천군 덕산·이월·초평면과 진천읍 일대 비닐하우스 45채와 청원군 강내면 월탄리, 청주시 사천동 농경지 2㏊가 한때 물에 잠기면서 수박 등 농산물 피해가 속출했으며, 이날 오후 8시까지 서천 403㏊, 보령 74.6㏊, 공주 31㏊, 연기 0.6㏊ 등 모두 510㏊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이와 함께 같은날 오전 예산군 광시면 서초정리 장전천 둑 20m가 유실돼 응급복구 됐으며, 금산군 진산면 두지리 S모텔에 뒤편 절개지 토사가 유입되면서 투숙객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도 빚었다. 공주시 쌍신동 금강 수로 일부가 유실됐고, 대전시 유성구 원신흥동 전봇대 3개가 쓰러져 인근 버섯재배사와 30여가구가 정전되기도 했다.
△항공기·여객선 잇따라 결항
태풍의 영향으로 청주국제공항의 항공편도 잇따라 결항됐다. 또 충남 서해의 연안여객선 운항도 모두 통제되기도 했다.
26일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분과 20분, 오후 3시 청주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려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각각 결항되기도 했다. 또 제주를 출발해 오전 9시와 10시 20분, 10시 50분 청주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편도 연이어 결항돼 이용객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운항이 재개됐다.
또 충남 서해에 태풍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연안여객선 운항이 모두 통제됐다.26일 오전 7시 20분 대천항을 출발해 원산도로 가려던 여객선이 운항하지 못한 것을 시작으로 7시 30분 삽시도, 장고도, 고대도로 가려던 여객선 등이 모두 출항하지 못했다.
한편, 충북도와 일선 시·군은 지난 24일부터 새벽 0시부터 비상근무를 실시하면서 각 지역별 피해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건설중장비 30여 대를 동원해 긴급 복구작업을 벌였으며, 피해를 입은 공공시설 16개소 중 14개소를 복구했다. 이어 중·소 규모 시설과 사유시설 10개소에 대한 응급복구도 완료한 상태다. /지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