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만식계(보문산,만인산,식장산,계족산)
대전광역시 외곽 시경계 산
보문산 : 대전 중구 대사동, 문화동 457.3m
만인산 : 대전 동구 소하동, 충남 금산 537.1m
식장산 : 대전 동구, 충북 옥천 군서면 597.5m
계족산 : 대전 대덕구 연축동, 동비래동, 구장동 423m
산행일시: 2006년 2월 2일-3일 날씨: 눈,맑음
박용우, 그리운산, 늘빈자리 ,장태관, 산러브짱, 오재규, mt주왕, 백오동, 요물
산행구간 : 보문5거리 2월2일(20:09)-보문산(21:00)-오도산(21:47)-만인산 3일(04:09) -머들령
-곤룡재-식장산 (16:08)-갈고개-절고개-계족산 (19:03)-17번국도(20:01) 총 23시간 52분
수평거리 : 54.913 km
<전체지도>
동대구 역 17:17 KTX열차에 오르면서 재규형님 열차번호가 11호차라신다
난 9호차다.
11호차에 오르니 반갑게 맞아주신다.
마주보는 좌석에 앉아서 편하게 간다 잠시 시간이 흘렀나싶더니 대전역이란다
약50분걸린다 참 좋은 세상이다
대전역 2층이라했것다 올라가니 아무도 없다
우리가 좀빨라서 ??
늘빈 부회장님이 18시부터 기다린다고 했는데
이리 저리 돌아보아도 등산복 차림은 눈에 안보인다.
잠시 기다리다 전화를 때리니 옆이란다 탑승구역 이층이란다
올라가니 벌써 모두 모였서 우릴 기다리고 있으니 원~~
첨보는 우리 요물님과 옥이님 무지 방갑고 어색했지만
금방 화기 애애한 분위기에 접어든다
모두가 같은길을 걷는다는 동질성 이랄가??
모두 방갑게 맞아주신다
멀리 여수에서 올라오신 그리운 산 형님 !!
그동안 전화도 못드려서 죄송한 마음이 앞서서 어찌할바를 몰랐습니다.
말씀은 없으셨지만 제게 하고 싶은 애기도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
그냥 이래 보고싶은 사람 찾아가서 보고 함께 산행 하는걸로
저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 하신 모습이 참 좋아습니다.
역전앞 김치찌개에 밥한그릇 먹고
장태관 형님이 대전의 산악회 와 연이 되어
그쪽 산악회 임원진이 직접 식당까지 찾아오셔서 인사까지 해주시고 ~~
고마운 분들 감사합니다
인연이 되면 담기회에 또 만나시겠죠.
낼아침 용으로 김밥을 준비해서 보문산 들머리까지 택시를 타고 출발~~
그곳에는 또다른 야간 산행팀이 모여들고 그리운산님과 인연이 되신분이 나오셨고~~
김해 박고문님이 바로 도착하신다.
총9명이 출발이다.
선두대장은 늘빈부회장님이 가시고
후미는 그리운산 고문님이 책임 지시고 드디어 보만식계 출발이다.
첫길은 야트막한 야산이고 대전 시민들이 많이 애용하는 산책길이것 같다.
조금후에 야외 음악당 도있고
장대루 정자가 우리를 반겨주니 대전시 야경이 일품이로다.
호젓한 산길을 본격적으로 오르니 보문산 정상이란다 .
여기서도 시 야경은 정말 감탄의 연발이고
잠시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 보니 아무도 없다 휑하니 가버리고
두분에게 물어 내려오니 기다리고 계신는 일행을 만나 다시 진행한다.
이제부터 조금씩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고 가는 걸음이 빨라지는것은 당연하고
가도 가도 만인산은 나오질 않네.
넣어놓은 떡을 먹고 가자고 애원하다 보니 농장 근처를 지날때
농막(농부들이 일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농기구를 보관하는곳)이
지겨운 오르내림을 몇번 더하고서야 만인산 정상에 올라선다
무던히도 많이 미끄러지고 힘들던 만인산 고개길
잠시 기다려 후미그룹이 오기를 기다려
휴식을 위해 물보충을 위해서 휴게소 방향으로 내려가는길을 잡아서 내려오니
훤한 가로등이 우릴 반겨주고
자판기몇대가 왜그리 반갑던지 따뜻한 커피 한잔에
화장실 카펫위에서 간식이 어느 진수성찬 보다도 더 소중함을 느낀다.
새롭게 장비 점검을 하고 양말을 갈아보고 등산화 끈을 다시 동여메고 출발
근데 어라 방향이 영아니것 같다.
왔던길을 다시 가는 것같은 착각이다
내가 지금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는걸 느낀다 .
하나,지금 나침반 꺼내서 정치할 마음도 없다
정기봉 정상엘 가서야 지도를 펼쳐서 나침반 보니 이제사 정신이 돌아온다.
흐미~~지금부터는 유턴을 해서 다시 대전시 북쪽 까지 가야하는길이다.
시간은 새벽을 향하고 추위는 쉴때마다 엄습하여 잠시도 쉴 여유를 주질않네~
날이 밝아오고있다
추위가 가장 심하다는 일출직전시간
백오동님이 컨디션이 안좋아서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하고
조금가서 바람이 잦아진 능선에 자릴잡는다 .
산에서 하여서는 않될 일을 하기로 결정한다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것을 난 항상 갖고있다 .
혼자 산행을 즐기다 보니 항상 최악을 염두해두고 산행 장비를 꾸린다 .
그래서 배낭 가장 아래에는 신문지가 한묶음 들어있다 .
기본적인 상비약은 필수이고 ~~
자리편김에 아침 식사를 하고 가잔다.
흐미 김밥이 얼음 덩어리가 되었네
그래도 요물님은 뒤에 오시면서 카메라에다 정삼각형 저수지를 담는다고 ~
내가봐도 정삼각형의 저수지다
식장산이 멀리 눈에들어오기 시작하는곳에서
김해 박고문님은 도저히 않되겠으니 먼저 앞서 가겠다고 하길래 먼저 가시라 하고
천천히 진행한다.
백오동 누님이 자꾸 속도가 느려진는걸 느낀다 .
워낙 말씀이 없으시니 현재 컨디션을 모른다ㅡ
그냥 팀에 지장을 줄까바 무지 인내하시는 모습이다.
나같으면 벌써 포기했을지도 모르는데 ~~
대단하시다 !!
봉우리 하나 넘으면 또 조그만 봉우리가 나타나길 수차례
드뎌 식장산 능선에 올라서니
일망무제 따로있나 동으로 대청호가 시원스레 펼쳐지고
돌아보니 지나온 길 아득하고
대전시내가 또 한눈에 펼쳐진다 .
어제밤 대전시내에서 출발하여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서
다시 북으로 북으로 올라온길이
정말 많이 걸었다
한발 한발이 정말 무섭다는걸~~`
식장산 정상에는 무슨 아테나가 그리 많은지 ~~
포장된 도로 따라 가는길이 무척 짜증난다 ,가도 가도 끝이 안보이네
배도 고파오고 자연히 걸음이 빨라진다.
머라도 뜨끈한것으로 배를 채우고싶다.
포장도로 3km를 내려오니 허기가 진다.
맛있게 늦은 점심을 떼우고 다시 마지막 계족산으로 향한다
선두에서 가기로하고 속도를 맞추어서 진행한다
조금 은 늦게출발하다 서서히 속도를 높인다.
모두 한마음인듯 간격도 벌어지지않고 잘 진행한다
지금쯤은 체력도 떨어진 상태지만 태극을 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한치도 흐트러짐없이 함께 진행하시는 모습에 정을 많이 느낀다.
힘들게 끝까지 종주하신 백오동님 에게 감사합니다.
대전시내에서 목욕후에 자축의 자리를 만들어주신 원타이정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종주를 함께 하신 우리 회원님들에게도 감사합니다.
mt주왕
*****************************************************************
************************************************
**********************
***********
*****
**
*
보만식계에 숨어 든 태달사들
◎ 산행일시 : 2006. 2. 2 ~ 2. 3
◎ 산행구간 : 보문산→만인산→식장산→계족산→17번 국도 ........... (약 54km)
◎구간별 시간 : 총 23시간 20분
* 보문산 케이블카장 .......................... 20:00
* 보문산(시루봉) .......................... 20:54
* 오도산 ........................... 21:52
* 도래말고개 .......................... 23:11
* 만인산 .......................... 03:47
* 만인산휴게소 .......................... 04:41
* 정기봉 ........................... 05:28
* 골냄이고개 ........................... 06:36
* 머들령 ........................... 08:38
* 닭재 ........................... 10:12
* 식장산 ........................... 13:55
* 계족산 ........................... 19:00
* 17번 국도변 ........................... 21:20
◎ 함께한 분들 : 태달사들 ......... (9명)
* 요물님, 옥이님 ........................... (서울 2명)
* 그리운산님 ................................ (여수 1명)
* 고산자님 ................................... (김해 1명)
* 오재규님 ................................... (부산 1명)
* 장태관님, 산러브짱님, MT주왕님 ..... (대구 3명)
* 늘빈자리 ................................... (용인 1명)
♥ 뒤풀이 특별 지원 ............................ 원타이정님(대전)
◎ 산행후기
병으로까지 도진 여인네의 산정에 대한 그리움과 염모의 끝은 어디쯤인가?
그 끝이 바로 보만식계의 등줄길를 탐하고 싶은 것임을 알게 된 태달사의 일부 식구들....
그 병 고쳐주면 혹시나 하는 덜 떨어진 마음에 다듬어진 남정네들도 침범하지 못한
여인네의 깊은 가슴 속을 유린한 괴씸한 넘(?)을 도려내고자 돌팔이 의사가 되어 나섰습니다.
보만식계의 품 속을 그리던 요물님의 간청어린 마음을 이해하고,
스스로도 그 낯설은 보만식계의 품 속에서 노닐고 싶었던 태달사들이
드디어 대전역에 모여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며 보만식계의 창을 두드립니다.
▲ 천안아산 고속철도역의 승강장 ...... 고속열차편으로 대전을 접근합니다.
▲ 보문산공원종합안내도 .... 이 안내도 뒤편으로 들머리가 있습니다.
이미 찿아든 어둠속에 몸을 감추고 묵묵히 서 있는 보문산공원 종합안내도,
늘 같이 해왔던 어둠이기에 스스럼 없이 또 한 명의 종주대원으로 받아들이고
작은 디카 앞에 포즈를 취하는 간단한 입산식으로 시작의 종을 울리며 겸손한 종주를 다짐합니다.
▲ 9명의 태달사들
20:00분 정각 보만식계와의 협상을 시작하면서
인물은 별루지만 믿음이 가고 지리에 좀 밝을 것 같아서 늘빈자리를 선두로 내 보냅니다.
오름 길의 굽이를 따라 종대 형태로 이어지는 해드랜턴의 불빛들은
한마리 용이되어 너울거리는 춤을 추며 보문산의 콧 등을 탐하기 시작합니다.
들머리를 떠난지 10여분만에 전망대에 접근하여 인사를 올리니
친절하게도 널따란 광장과 마음을 편하게 하는 조명을 선사해 줍니다.
전망대 광장 불빛의 조명을 받으며 보문산성을 향해 걷는 걸음은 가볍고 상쾌합니다.
적당한 기온과 바람과 분위기, 그리고 화려한 구성 맴버들......태극무박왕복중주자들이 4분이나
함께하고 있으니 말은 안하고 있지만 어둠 속의 표정들은 종주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합니다.
이런 팀에서 늘빈자리가 선장 노릇을 하고 있다니 다리에 저절로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 보문산성입구
전망대로부터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 끝자락에는 보문산성이 긴장된 모습으로
우리들의 입성을 묵묵히 허락합니다.
덥혀진 몸 속에서 발하는 입김에 세파의 찌거기를 실어 보문산의 야경 속으로 묻으며
현란한 대전시의 야경에 눈을 잠시 빼긴 사이 기온이 점점 차가워 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아마도 얼마후에 있을 심야의 대반전(눈과 추위)을 예고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 보문산성의 정자(장수루)에서 바라본 대전시의 야경(늘빈자리의 입김이 구르믕로 보입니다)
여유롭게도 저 비싸 보이는 투명한 흑보석으로 치장한 하늘를 지붕 삼고
그 자태를 뽐내고 있는 야경은 누구를 위하여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태달사들을.......늘빈자리를....... 아님 요물님과 옥이님을......아니 올시다.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자연의 순리와 위대함을 깨우치기 위해 보여주는 것일 것입니다.
장수루에서 생각에 잠기는 것도 잠시 곧장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탐색합니다.
▲ 보문산의 정상 시루봉에 있는 보문정
시루봉 오름의 통과의례라 할 수 있는 침목계단이 다리를 붙잡고 흥정을 합니다.
가볍게 오르면 야경만 줄 것이고 힘 겹게 오르면 야경에 시원한 산수유 바람까지 준다고 합니다.
허접한 마음 그 제안에 속아 수 백 개의 침목계단을 쉼 없이 오르며 발품을 낭비합니다.
다행히도 시루봉에는 멋진 정자와 야경과 시원한 산수유바람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는 텅빈 가슴을 위로해줄 편안한 어둠이 전령자로 먼저와 있었고,
가슴 저리게 한 그리움이 저편 하늘가에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 보문정앞에 모인 태달사들 ............... 우잉! 한 명은 어디간겨?
들머리를 나선지 50여 분만에 보문산의 정상인 시루봉에 잠시 닻을 내렸습니다.
보문산의 상투에 올라 사방으로 트인 전망감에 답답한 가슴의 질곡들을 내 던지며
야경을 검문하기도 하고 날씨를 탐색하기도 하며 디카에 매달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갈 길이 멀기에 보문정의 환대를 뒤로하며 아쉬운 발길을 돌립니다.
보문정을 좌로 돌아 작은 헬기장을 지나고 오도산 갈림길로 접어들면서
등로가 좁아지고 숲이 나타나니 비로소 산속으로 들어 온 느낌이 듭니다.
경사가 심한 내리막 구간을 지납니다.
모두들 생소한 곳이면서도 어둠속이기에 불빛에 의지하면서 등로만을 주시하며 긴장을 하는 가운데,
가끔 군침을 돌게하는 산러브짱님의 사랑의 멧새지에 태달사들의 웃음소리가
어두운 등로를 따라 행복하고 따뜻한 여운을 남기며 밤 하늘로 사라져 갑니다.
오도산 구역으로 진입하면서 세어지는 바람곁에는 차거움과 눈소식이 전해오기 시작합니다.
기온이야 기상청의 예보(-8도)가 있었으니 추울 것은 예상을 했었지만서두.....
눈에 대한 예보는 일별로 자꾸 바뀌어서 최종적으로 서해안쪽에 많이 온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왔기에 이곳에는 내려도 말 그대로 맛만 보여주고 말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점점 세어져 가는 바람에 실려와 부딛치는 눈은 처음에는 축복의 매세지를 담아 전해오는
행복의 여신으로만 여기며 기쁨으로 맞이를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등로에 쌓이면서
진행의 방해꾼으로 조금씩 변해갑니다.
구완터널의 안부를 지나 경사진 오르막을 넘어 오도산의 정상에 이르노니
작은 돌탑이 산정의 대장이어라, 목을 축이며 발품을 잠시 멈춥니다.
적당한 바람에 눈이 적당하게 온다면 축복의 눈 산행이 될 터인데.......
별이 잠든 하늘가의 눈초리는 우리의 기대를 아랑곳하지 않고 부지런히 눈을 내리고 있습니다.
▲ 오도산의 정상
오도산까지는 평이한 등로를 따라 이동을 했지만
이후부터는 약 1년전 낮에 다녀간 경험뿐이기에
알바에 대한 부담감이 몸을 움츠리게 합니다.
그러나 믿고 따라오는 태달사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정리하고 아리송한 곳에서는 합리적으로 대응하기로 하고 선두의 길을 계속 이어갑니다.
그저 소리없이 바람따라 내리는 눈인줄로만 알았더니
어느새 등로를 점령하고 발자국을 새기는 크기로 눈이 쌓였습니다.
내리는 눈은 시간이 흐를수록 진행의 방해자로 성장해가고 있었습니다.
두세 명의 대원을 제외하고는 아이젠을 준비하지 않아서 경사길에서는
그저 조심조심하며 걸음을 지체하고 맙니다.
▲ 눈내리는 도래말고개
▲ 도래말고개에 있는 포도밭(?)
오도산를 떠난이래 제일 긴 내리막 경사지를 미끄러움과 견주며 내려서는 차
일단의 묘지군이 도래말고개 도로로 내려서는 등로를 머뭇거리게 합니다.
그러나 도로 절개지 좌우로 내려서서 포도밭으로 보이는 능선으로 이어갑니다.
밭으로 보이는 개방지대를 지나 농기구를 보관하는 막사 같은 곳에서
바람과 눈을 어설프게 따돌리며 첫 먹거리 시간을 할애합니다.
오늘 오전에 요물임이 손수 만드셨다는 송편 같은 떡이 제법 큰 락엔락 통에서 나옵니다.
족히 3kg은 될 듯한 무개로 보아 이걸 배낭에 넣고 온 MT주왕님의 어깨가 뻐근 할 것 같습니다.
배낭이 무거우니 의무적으로 먹어야 한다는 농담이 오가는 가운데
솜씨 좋게 만든 송편을 닮은 떡이라서 잘 팔렸습니다.
밤 하늘을 유영하는 눈는 기약도 없이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1~2cm 정도 쌓인 것 같아 보이니 경사진 오르막과 내림길은
그야말로 고역입니다. 뒤따라오는 태달사들은 수차례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 아마도 490.0봉의 삼각점이 아닐까합니다.
어디쯤인지를 잘 분간하기 어려운 가운데,
갈림길에서는 믿음있는 표지기들을 참고하며 보만식계의 등줄기를 좁혀 갑니다.
어설픈 눈이 쌓여 있으니 오르막은 더더욱 경사가 심해보이고
내리막 역시 평소보다 훨씬 경사가 커 보입니다.
그러나 모두들 열심히 발품을 팔며 미끄러운 눈과 매서운 추위와 한 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밤이라 안산은 분간도 못하고 지나쳤고,
새로운 도로가 건설되어 능선을 잃어버린 고개에 이르러
먹치고개라는 확신어린 짐작이 옴에 따라 비로소 진행하는 현 위치가 정확하게 파악 되었습니다.
▲ 만인산 직전의 안내목.
먹치고개를 지나고 만인산 0.17km라는 안내목을 보면서 얼얼한 콧등에 온기가 감도는
기분이 듭니다. 그만그만한 봉우리들이 수없이 많아 밤에는 지형구분이 어려운 구간이었습니다.
만인산 정상에는 추위를 동반한 바람이 불어 금새 체온이 정신을 못 차리게 합니다.
날씨가 넘 추우니 동동거림으로 체온을 보전하면서 후미가 올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리고는 장태관님 정상주 병권을 쥐고 순배를 합니다. 늘빈이가 이쁘다고 많니 주더이다.
후미에서는 그리운산님과 요물님이 깨가 쏟아지는 정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추위와 미끄러움을 극복하며 진행하고 오시는데 다들 부러워하는 눈치이더이당........
▲ 만인산 정상의 안내목
▲ 만인산 정상에 있는 봉화터
북쪽 하늘가에는 어둠 속에 우뚝 솟은 정기봉이 빨리 오라 유혹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잠시 쉼을 갖기 위해 만인산휴게소를 향해 심한 경사지를 탈출하며 임도에 내려섭니다.
▲ 만인산휴게소 계곡 임도 상부에 있는 식수시설인데....수도꼭지가 꽁꽁
포장된 임도를 따라 만인산휴게소에 도착하여 난방이 되고 있는 화장실 진입복도에
배낭을 내리고 용변도 보고 물도 보충하며 두번째 먹거리 시간을 갖습니다.
▲ 만인산휴게소에 있는 조각상
▲ 모처럼 따뜻한 곳에서 준비해온 간식들을 나누어 먹으며 쉼을 갖습니다.
정말 아방궁 같은 만인산휴게소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설마 난방까지 들어오는 멋진 곳 일줄이야 몰랐습니다.
만냥 있을 수 없기에 일어서야 하는데 일어서기 싫어하는 표정의 식구들은 없습니다.
시작을 했으니 끝을 봐야함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태달사들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30분 가까운 시간을 소비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다시 냉지로 옮깁니다.
그래도 멈추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는 듯 합니다.
우회로를 이용 능선으로 합류함으로 출렁다리를 어둠속 먼발치에서만 보고 그냥 지나갑니다.
낮이면은 한번쯤 타보며 군시절 유격훈련 받던 못잊을 추억에 잠기어 보았을텐데..........
▲ 정기봉의 봉화터
정기봉 오름이 가파릅니다.
새벽에 이르니 기온이 더 떨어져 디카를 다룰 때마다 손이 얼얼하는 것으로 보아
정상의 바람때문에 지금의 체감온도는 상당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뿜어져 나오는 입김이 구름되어 이름없이 사라지고 멈추면 체온이 떨어지는 형셉니다
디카의 건전지 방전을 위해 가슴에 담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서텨를 누루곤 합니다.
▲ 정기봉 정상의 안내목
정기봉에서도 후미를 기다리는 동안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발을 동동거리며
이 새벽이 빨리가고 햇님이 방긋 웃는 낮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 간절합니다.
모두들 이상이 없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날만 밝아진다면
멋진 종주가 될 것이라 기대를 하면서 정기봉을 떠납니다.
▲ 골냄이고개 안내목
완만한 내림길이 제법 길게 이어지면서 편안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동녁에는 해오름의 기운이 희미하게 그 기운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발걸음도 총총 거리듯이 좋아들 보입니다.
▲ 상소동산림욕장 갈림길 안내목
7시가 넘으면서 동쪽나라의 하늘가에 붉은 햇살의 잔상이 점점 무르익어 가고 있습니다.
그 농염한 자태를 원하는 태달사들의 마음은 맑은 하늘가로 태양이 깃들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544.4봉에 조금 못 미처 옥이님이 어지럽다는 소식에 잠시 멈추고 544.4봉에서
휴식을 취면서 아침을 해결합니다.
다행히도 따뜻한 마음과 음식을 주고 받으니 옥이님 몸이 좀 나아진 듯 하여 다시 출발.
이제부터는 옥이님을 선두로 내 보내어 지휘권을 이양하고
늘빈이는 뒤로 빠져서 사진기자 노릇을 시작합니다.
▲ 544.4봉에서 해돋이
따뜻한 음식과 마음으로 동료들을 추스리고 가는 태달사들을 태우고 있는
보만식계의 등줄기는 넉넉한 마음으로 태달사들을 돌보고 있는 듯 합니다.
해살이 비추는 곳곳에는 온기가 서려있고 바람도 그 기세를 수그러 뜨리고 잠시 쉬는 듯 합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싱그러운 햇살아래 잠에서 깨어나고 행복한 하루를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 행복한 햇살이 깃든 등로를 진군하는 태달사들....
온기서린 햇살이 산 구석구석에 가득합니다.
살포시 덮인 눈도 이제는 문제가 안되는 듯 발걸음들이 가볍고 힘차 보입니다.
앞서가는 두 여성 태달사(옥이님, 요물님)의 힘찬 기운에 취한 듯
뒤따르는 태달사들은 얌전한 애완견이 되어 끌려가듯 조용히 뒤따르고 있습니다.
▲ 머들령고개
중부고속도로가 통과하는 머들령을 밟았습니다.
모두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지친 기색이 없이 몸놀림이 가벼워 보입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만하면 보만식계의 끝자락 계족산의 봉황정에 닿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지나온 능선
▲ 구름에 흐리게 보이는 산이 서대산입니다
▲ 나무가지 사이로 식장산이 보입니다.
▲ 옥이님
행복감으로 가득 찬 보만식계의 등줄기를 하나의 지팡이로 견주며
열심히 선두에서 저울질하는 옥이님의 뒷 모습이 힘 차 보입니다.
19세 소녀처럼 티없이 맑은 성품에 무던하여 주변을 편하게 하지만
남정네도 못 따르는 주력이 있음은 외유내강의 멋진 여인임을 말해줍니다.
옥이님이 함께했기에 우리의 보만식계는 그 빛을 더 발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분의 또 다른 이름이 백오동이니 앞으로는 벽오동과 혼동하지 말지어다..............쩝
▲ 요물님
산속에서는 당할 자 없는 끈기와 산사랑으로 뭉쳐진 우리의 요물(덩어리)님 이십니다.
애정이 듬뿍 담긴 발걸음으로 산사랑을 펼칠 때마다 뽑혀나오는 금실 같은 언어적 유희들
산사랑하는 마음이 깊은 여인이기에 더욱 자랑스럽고
새어나오는 시상이 우리의 거짓된 마음을 꾸짓고 아픈 질곡들을 송곳처럼 들추어 내기에
가슴을 시리게 합니다. 그 인기가 상종가라 누가 그러더이다.
▲ 닭재
고요한 숲속같은 닭재의 안부에는 그럴싸하게 쌓아 놓은 돌탑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저만치에는 잠시 쉬어 가셔도 좋다라고 하는 듯이 따스한 햇살을 머금은 정자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닭재의 쉼터에서 ....옥이님이 누굴 기다리고 계신감유?
닭재의 정자를 바라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앉아 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편하게 기대고 싶어지는 여인네의 성품같기도 하고 따뜻함이 넘쳐나는 이웃집 아저씨 모습입니다.
▲ 식장산의 본 능선상 안내목
때로는 나른해지는 졸음에 깜빡거리기도 하고
양지바른 언덕밑에서 잠시 쉬어보기도 하고 하는 사이에 식장산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세천공원가림길이 있는 능선에 당도하니 다온 기분이 듭니다.
아마도 식장산 이후부터는 편한 등로가 열려있음을 몸도 알고 있는 모양입니다.
수백미터 전망에 통신안테나 같은 시설물이 보입니다.
앞서 진행한 장태관님, 산러브짱님, 오재규님을 따라 잡기 위해 해돋이 봉을 가지 않고
우회로로 빠져 포장된 임도길로 진행합니다.
▲ 통신안테나
식장산 임도길을 터벅터벅 걸어서 내려갑니다.
감촉이 좀 딱딱한 감이 있지만은 산길 보다는 편하고 진행이 빠릅니다.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를 횡단하는 지점에 있는 음식점에서 매식하기 위해
그리운산 고문님과 함께 빠른 걸음으로 진행합니다.
빠른 걸음속에서 졸음이 몰려옵니다.
저만치에 보이는 나무들이 순간적으로 사람으로 변했다고 다시 나무로 보이는
환각현상이 대여섯번 정도 밀려옵니다........피곤했던 모양입니다.
▲ 식장산 임도에서 바라본 계족산
저만치에 계족산이 보입니다.
멀기는 해도 가야할 종착점이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기에
점심만 먹으면 가면히 서 있었도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여기서도 족히 15km는 되는 먼 거리가 남아 있는 것입니다.
▲ 점심매식 식단 : 버섯불고기전골
▲ 줄골마을 입구
점심을 배부르게 먹으니 힘이 절로 납니다.
모든 태달사들은 계족산을 넘볼 자세로 다시 발품을 힘차게 팔기 시작합니다.
줄골마을을 관통하는 등로를 따라 등선으로 올라 붙고 모두들 널널한 마음과 행동으로
보만식계의 마지막 산인 계족산을 넘보며 종착점을 향해 출발합니다.
▲ 계족산 초입 첫 봉우리에서 뒤돌아 본 식장산
뒤돌아 본 식장산은 나름대로 웅장한 모습니다.
주변에서 제일 높은 산이기에 시련도 많아 각종 군시설과 통신시설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계족산과 봉황정
시간이 흐르고 발품이 더 할수록 계족산의 봉황정이 확실한 가시거리 안으로 들어 옵니다.
50여 키로의 먼 길이 그 종착점을 들어내고 있음을 생각하면
시작이란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시작이 미미하다고 해서 실망을 해서는 안됨을 알게 합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서 그 먼 종착을 코앞에 두고 있으니 말입니다.
▲ 계족산의 선장은 MT주왕님입니다.
햇살이 살아 있는 시간이지만 귀를 드러내기에는 날씨가 너무 찹니다.
마지막 순간을 위해서 숨을 죽이며 말을 아끼고 있는 듯 조용한 진행이 됩니다.
늘빈자리는 앞뒤로 뛰어다니며 디카를 괴롭히지만 아직은 초보라서 그림은 늘 별룹니다
▲ 계족산의 돌탑들
계족산 곳곳에는 돌탑과 체육시설 등이 있고 많은 대전시민들이 이용하는 산인만큼
등로는 너무도 잘 정돈되어 있고 편안하게 정비되어 있는 듯 보입니다.
벌써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 곳곳에는 산 그늘이 드리우며 햇살을 숨기어서
막바지로 치닫는 하루의 시간을 짐작케합니다.
▲ 수량이 부족해 보이는 대청호
계족산의 우측에는 아름다운 호수 대청호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겨울 가뭄에 수량이 부족한 듯 살색의 속살을 드러내고 있지만은
금년 5월이면 건각들이 울트라대회를 벗 삼아 호수 주변을 배회할 것입니다.
▲ 하루는 마감하는 계족산의 해넘이
해가 지기전에 계족산 봉황정을 벗어 나려고 했었는데
추위와 불청객 눈의 미끄러움으로 진행이 예상보다 늦어져
결국 어둠속에서 시작하여 어둠속에서 끝을 맺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절고개의 계단길
또 다시 어둠이 종주대원이 되어 마지막 계족산 봉황정 구간을 동행합니다.
진행에 결코 장애물은 아니지만 어둠은 시야를 좁히고 주변의 경관을 숨기는 마술을 지녔기에
낮보다는 못하다고 하는 지도 모릅니다.
▲ 임도삼거리
임도삼거리에 당도하니 안내목이 봉황정이 1.2km 남았다고 귀띔를 합니다.
20여 분이면 갈수 있는 그야말로 코앞에 다가온 셈입니다.
그러나 모두들 지친 기색이라곤 전혀없고 빨리 계족산의 정상을 노크하려는 눈빛으로
오히려 발놀림이 빨라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 계족산 정상
19:00 정각 발걸음은 계족산의 아담한 정상으로 몸을 인도합니다.
마지막 봉우리에 안전하게 도착했다는 안도의 숨소리가 가슴을 후련하게 합니다.
조금 먼저 도착한 님들이 힘겹게 올라오는 옥이님과 요물님에게 박수를 보내며 종주를 축하합니다.
▲ 계족산의 정상에 모두 모이라................찰칵
우리 님들의 얼굴엔 추위에 시달려 두 볼이 붉게 물들어 있고 얼어 있는 안면 경색에
어리뻥한 표정을 만들어 내고 있었지만 가슴속엔 따뜻한 사랑과 깊은 산사랑의 정이 가득해 보입니다.
계족산 정상 바로 앞에 있는 봉황정을 지나 앞 능선길로 내려섭니다.
바람막이가 없는 돌계단 내지는 석축으로 된 능선길이라 차거운 바람에 노출된 몸은
바람에 흔들거리고 살을 애는 듯한 한기에 코날이 아른하며 눈물이 핑돌기를 몇 차례......
낙오자 없이 모든 태달사들이 완주의 발걸음으로 임도에 당도합니다.
그러나 알바가 없이 진행되어서 밉상으로 보였던가?
마지막 임도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20여분 이상을 알바로 소비하고
고속도로 굴다리를 벗어나며 17번 국도변에 당도한 것으로 보만시계의 등줄기를 벗어납니다.
이번 보만식계종주에 참여하신 9명의 태달사 회원님들 고생이 많았던 만큼
값진 종주가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늘빈자리도 너무 행복하고 의미있는 산행이었습니다.
특히 대전의 원타이정님이 배풀어 주신 뒤풀이..........
진한 우정과 태달사를 사랑하는 마음이 한 없음을 보여주시어 넘 자랑스러웠고
그렇지 못한 나 스스로가 부끄러움을 느껴야 했던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항상 즐산과 안산이 함께해서 무탈하고 의미있는 산행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태달사 회원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 늘빈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