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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한밤의 사진편지 제1727호 (12/9/13/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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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홍콩! (2)
글, 사진, 편집 : 박정임 (한사모 운영위원)
홍콩은 일년 내내 관광객들로 붐비지만 그나마 가장 한가한 달이 11월 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어깨를 부딪치지 않게 요리조리 사람들을 피하면서 걸어야 했습니다.
화려하고 터무니 없이 큰 간판들이 걸린 거리를 인파에 파묻혀 걷고 있노라니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가벼워지며 묘하게 기분이 들뜨고 가슴이 설레였습니다.
레이디스 마켓을 가는 길에 '비첸향'이라는 간판을 발견했습니다.
비첸향 육포는 홍콩에 가면 꼭 먹어봐야한다는 추천이 있는 먹거리라서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비첸향은 소고기, 돼지고기는 물론 온갖 양념 육포를 구워 파는 곳으로 싱가폴에 본점이 있고
홍콩과 뉴욕에 지점이 있는데 요 근래에 한국에도 지점이 생겼습니다.
'허유산'이라는 유명한 디저트 가게에서는 맛좋다고 소문난 망고푸딩을 사먹어봤는데 망고콤보가 더 맛있어 보였습니다.
레이디스 마켓은 우리나라의 동대문시장이나 남대문시장과 비슷한 온갖 생활 잡화들을 싸게 파는 재래시장으로
저렴한 의류, 액세서리, 가정용품등이 주를 이루는 곳입니다. 재래시장의 맛은 흥정이라는데 난 물건을 사지않아 흥정해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바로 근처에는 스포츠 마켓이 있는데 이곳은 운동화를 많이 팔아 운동화 거리라고도 불리는 곳입니다.
시장을 한바퀴 돌아본 후 지하철을 타러 가다가 눈에 띈 H&M매장.호기심에 한 번 들어가보긴 했으나 요즘 젊은이들의 패스트 패션 위주라 다시 나와
지하철을 타고 야마우떼이에서 내려 제이드 마켓을 둘러 보려고 했으나 길이 어두워 제이드 마켓을 지나쳐 템플 야시장으로 들어섰는데
밤이 되어서인지 시장 분위기도 어두침침하고 특별히 살 것도 없었으므로 다시 지하철을 타고 침사추이까지 왔습니다.
홍콩의 지하철은 칸막이 문이 없습니다.
구룡반도에서 가장 복잡하고 통행하는 사람들이 많은 침사추이역에 내렸는데 난감한 일이 생겼습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의 지하철역 입구 번호가 적혀 있는 지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가령 고속터미널역이나 사당역 같이 다른 노선과 얽혀있고 수도 없이 출구가 많은 곳에
처음 내린 외국인이 지하철 출구 번호를 모른체 혼자서 가고자 하는 곳을 잘 찾아갈 수 있을까요.
잠시 난감해서 어찌해야할지 몰라 망설이고 서있는 동안에도 오고가는 사람들에게떠밀려 갈만큼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곳에서 아무나 붙잡고 길을 물어봤지만 다들 모르겠다는 대답 뿐.
이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한국인 아저씨!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저씨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하버쪽 출구를 찾아 나올 수 있었습니다.
밖으로 나와 페닌슐라 호텔을 지나 부지런히 걷노라니 홍콩 문화센터와 시계탑이 보이고 해변 산책로로 접어드는 순간 건너편 홍콩섬의 야경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순간, 숨이 턱 막혀오는듯한 느낌! 여기가 바로 홍콩! 내가 이걸 보러 홍콩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물은 홍콩섬에서 제일 높은 건물인 투IFC (인터내셔널 파이낸스 센터) 빌딩이었습니다.
마치 옥수수 모양 같은 이 건물은 세계 6위의 높이를 자랑하는 88층 짜리 초고층 빌딩입니다.
참, 최근에 우리나라 여의도에도 55층 짜리 IFC건물이 지어졌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그 다음 눈에 띄는 건물은 외관이 여러개의 삼각형을 포갠듯한 기하학적 형태인 뱅크 오브 차이나 빌딩입니다.
홍콩에서 세번째로 높은 이 건물은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를 설계한중국계 미국인 건축가 페이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홍콩에서 두번째로 높은 78층 짜리 센트럴 플라자, 청콩 센터, 홍콩 HSBC 은행, 자딘 하우스등등 수많은 고층 빌딩들이 화려한 조명 속에 저마다의 위용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홍콩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홍콩 섬의 야경을 제대로 보려면 매일 밤 8시에 약 20분간
음향효과와 함께 개성 넘치는 야경의 건물들을 배경삼아 역동적으로 레이져 불빛을 쏘아올리는 환상적인 레이져 쇼 '심포니 오브 라이츠'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8시가 되자 빌딩들을 소개하는 음향 효과와 함께 마천루 꼭대기 여기저기에서 레이져 불빛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두운 바다를 배경으로 하늘 높이 우뚝 솟아 화려한 조명으로 저마다의 몸매를자랑하는 마천루들은 이미 그 자체로서 한폭의 그림을 그리며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감동을 주고 있었기에 레이져 쇼가 주는 감동이 그리 크지 않았음에도전혀 아쉬움이 없었습니다. 홍콩섬의 야경은 그냥 그 자체로서 너무 황홀하고 아름다웠기에...
(퍼온 사진)
이번 여행에서 최대한 사진은 적게 찍고 내 마음 속에, 내 가슴 속에 많은 것들을
담아 가리라 마음 먹었는데.. 멋진 야경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레이져 쇼가 끝난 후 해변을 따라 조성된 연인의 길을 걷다보니 기념품 컵을 만드는 사람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홍콩섬의 밤바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컵에 새겨 넣으며 오늘 밤의 감동과 낭만과 추억이 오래오래 기억되기를 기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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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첫댓글 뚜벅뚜벅 홍콩!!
볼거리 먹을거리 등을 골고루 체험하신 멋진 박위원님!!
컵속에 사진을 담아 낭만과 추억거리도 흠뻑 만드시며 붐비는 홍콩거리를 누비시던 모습이 잠시 스쳐갑니다.
그 많은 추억거리 고이고이 잘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혼자서 뚜벅뚜벅 걸어다닌 길은 아마 오래도록 제 기억에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