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 카지! / 벚꽃과 동이(東夷)
카이 카지!
좋은 일은 자랑하라 카고
좋지 않은 일은 소문내라 카이
맘속에 있는 생각을 정리해 본다. 카이!
역병에 걸려보니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격리치료하란다.
슬기롭지 못한 독방생활을 나름 무사히 보내고,
해방된 기분에 바람도 쐬고 운동 삼아 덕수궁을 둘러보기로 하였어.
지하철 시청역에서 덕수궁쪽 출구로 나가면 빠르지만,
시청 쪽으로 나가서 서울광장을 둘러보고 덕수궁으로 가는 것도 괜찮고,
시청 옆에 마련된 세종로에서 유일한 흡연장! 그 입구에는 아이스커피 자판기가 있어!
다른 자판기 컵보다 큰 컵에 얼음 한 웅큼 쏟아진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에는 더위 식히기 딱 좋다.
서울광장에는
광복 77주년 기념 ‘소통 화합 대한민국 시민 대 축제’가 진행되고 있었어!
강연하는 연사가 누군지는 몰라도 강연내용이 귀에 몹시 거슬린다.
“일본 강점기에 일본에서는 ‘사쿠라’라고 하는 벚꽃을 들여다 전국에 심었고,,~
독립기념관에도 벚나무..~ ~ 벚나무가 다 없어지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이었다.
강연의 앞 내용을 듣지 못한 주제에 방금 들은 몇 마디를 가지고 비판하거나 가타부타 따지고 싶지않다.
다만, 벚꽃이 일본의 꽃이라고 오해하는 이가 더러 있는데,
이참에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코로나란 역병이 돌기 몇 년 전 (정확한 년도는 기억에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의도 윤중로, 남산, 경주, 진해, 남원 등 벚꽃놀이가 한창이었었는데,
이는 국내 뿐 아니라 외신을 타고 전 세계의 이목(耳目)이 집중되자, 온라인상에서 한, 중, 일 젊은이들 사이에 설전이 오간 적이 있었어.
일본(日本) 아그들 : ‘벚꽃(사쿠라)은 우리(日本)의 국화(國花)인데 왜 한국에서 난리지?’
중국(中國) 얼라들 : 벚꽃〔앵화(櫻花)〕는 중국이 가장 많아, 우리(中國)가 종주국인데,
한국과 일본에서 시끄러운지 이해가 안된다.
우리의 젊은이들 : 나무의 종주국이라 함은 나무의 수(數)가 많음이 아니라,
종(種)의 다양성으로 보는것이다. 중국은 몇 종이나 되는가?
이렇게 설전은 종(種)의 다양성으로 일단락되었었다.
우리나라 벚나무의 종류는 수십 종이 된다.
일본은 이백 여종이 된다고 하나, 인위적으로 교잡종을 만든 재배종이 대대다수이므로 종(種)의 다양성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벚나무는 동아시아(한국, 중국, 일본)와 북미지역에 분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원산지에 대해서는 종(種)마다 각기 다르다니 참 어렵다. 게다가 쉽게 교잡종이 생긴다하니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왕벚은 제주 한라산 중턱이 원산지이고 지금도 자생 군락지가 있다.
조선(朝鮮) 왕실의 문양은 오얏꽃이다.
왕실의 꽃이라고 보아도 되나 그것이 조선(朝鮮)의 나라꽃(國花)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얏꽃’이라면 무슨 꽃인지? 자두꽃이라면 쉽게 이해할 것같다.
우리나라 대한민국(大韓民國)의 국화(國花)는 무궁화이다.
그러나 축제 행사장에서 ‘무궁화를 국화(國花)로 법제화하자.’는 피켓을 들고 다니는 걸로 보아 무궁화는 법으로 정해지지는 아니한 모양이다.
애국가에도,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수록이 되어있는 무궁화는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관습적으로 국화(國花)가 되었나 보다.
그런데 굳이 법전에 나라꽃(國花)이라고 명기하여야 하는지?
조선 왕실의 문양이 오얏꽃이듯 일본 왕실의 문양은 벚꽃(사쿠라) 그것도 왕벚꽃이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벚꽃이 국화(國花)라고 법제화 되어있지 아니하다.
벚꽃은 일본 왕실의 꽃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다만 우리나라의 무궁화처럼 일본도 관습적으로 벚꽃(사쿠라)을 나라꽃으로 인식한다면 벚꽃을 일본의 국화(國花)로 볼 수 있겠다.
일본의 왕벚은 우리나라의 왕벚과 매우 유사한데,
일본학자들에 의해 여러 가지의 학설이 제기되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1. 한국의 제주도가 원산인 왕벚이 일본으로 전파되었다는 학설과
2. 수양 벚이 다양한 교잡종이 진행되어 우연히 우리나라의 왕벚과 거의 비슷한 일본의 왕벚이 되었다는 학설이다.
어떤 학설이 정통성이 있느냐는 결정되지 못하였고, 학자들의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 덕수궁 미술관 앞, 아니 석조전 우측앞에 있는 배롱나무와 수양벚나무.( 2022년 7월 28일 찍사가 그림을 갈무리 하였다.)
동이(東夷)
동쪽의 활 잘 쏘는 사람을 뜻하는데, 우리가 바로 그 동이족이다.
고구려벽화에서 말을 타고 활을 쏘는 그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몸을 돌려 말의 뒷쪽으로 활을 쏘기도 한다.
우리의 활은 각궁(角弓)이다.
궁수(弓手)의 실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유효 사거리(射距離)가 145m로 매우 우수하다.
길이가 짧으면서도 강력한 탄성을 얻기위해 물소뿔과 함께 복합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유럽의 활은 주목(朱木)으로 만들었는데, 그 길이가 무려 대여섯 척(尺)이나 되고,
유효 사거리가 일반적으로 200m 전후라고 알려져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멋쟁이 미남 레골라스는 300m를 넘겨 쏜다고 하니 활의 크기에 걸맞게 위력이 대단하다.
그러나 그 크기 때문에 말을 타고는 활을 쏠 수 없다.
각궁(角弓)의 재료는 물소의 뿔, 대나무, 뽕나무, 소의 힘줄, 어교(민어부레로 만든 풀), 참나무, 화피(樺皮)라고 하는 벚나무 껍질이다.
동이족의 활동영역은 서쪽으로는 몽골 인접지역에서 동쪽으로는 요하 요동 만주 연해주에 이른다. 남쪽으로는 한 때 산동반도까지 영역을 넓혔다고 하나,
물소는 머나먼 중국의 남쪽이나 베트남(越南)정도는 내려가야 볼 수있는데, 그때 그시절, 선사시대에 어떻게 물소뿔을 구해다 썼는지 참 궁금하다. 요샛말로 첨단 희귀(稀貴) 소재임에 틀림이 없다.
여태까지 수 많은 고분(古墳)을 발굴하였어도 각궁(角弓)이 나온 적은 없었으니,
활은 분묘에 넣지 아니할 만큼 귀한 전략물자로 관리되었을 것이다.
각궁(角弓)은 긴 시간과 복잡한 제조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데 마지막공정으로 활을 화피(樺皮)로 단장한다.
화피는 탄성도 좋지만 활의 안쪽에 습기가 차는 것은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조선실록(朝鮮實錄)에는 활의 재료를 확보하고자 벚나무 껍질을 일반인이 무단 채취 가공하거나 판매하는 일을 금했다던가, 수출을 금했다던가, 벚나무를 많이 심게 했다는 등의 기록이 있다고 하니,
벚나무는 우리 선조들이 선사시대 때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관리해온 우리의 나무가 아닌가?
일본 강점기 시절 벚나무가 일본인에 의해 우리나라에 많이 식재된 것은 사실이나,
우리가 즐기는 꽃, 원산지가 우리나라인 꽃나무를 굳이 일본 꽃이라고 배제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2022년 8월 14일 서울광장에서 벚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다, - 담에 또 -
첫댓글 우와 대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