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4.10(토). 11:00
오늘은 38회 김형주 친구 아들 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예식이 오전이라 아침부터 서둘러 여의도 근처 식장으로 갔다.
38회 최갑락, 김종만, 임창섭, 윤복자, 김성규, 문병환, 정해석이 참석했다.
동창 번개모임 같아서 반갑고 좋았다.
김형주 친구는 초등학교 시절 창정에서 살았을 때 바로 이웃 친구였다.
아직도 내 이마 오른쪽에는 조그만 흉터가 있는데
어린시절 형주 친구가 그 집에서 던진 돌맹이에 맞은 선물이다.
그렇게 가까이 함께 지냈던 친구가 이제 장남을 결혼 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때 그 시절 우리 친구들 모두가 정말 어렵게 살면서
맨손으로 객지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훌륭하게 아들 딸들을 키워 결혼을 시키다니
우리 자신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는 생각은 나만 가지고 있는것은 아닐것 같다.
형주 친구는 누님들이 많았다.
예식장에 모두 오셨는데 67년도 이후 처음 뵙는 분도 있지만
40년이 지났지만 기억이 또렷할 뿐만아니라 어린시절이 생각나 무척 반가웠다.
지금도 입면에서 살고 계시는 그의 큰 누님은 내 목소리를 들으시자
나의 부모님 안부를 물으시면서 손을 놓으실 줄 모른다.
가슴이 뭉클해 왔다.
이런 모습들이 고향의 냄새이자 동악산과 섬진강의 정기가 아니겠는가 싶었다.
예식은 교회식으로 진행되었다.
예쁜 며느리를 얻은 형주친구와 우리들은 갑오년(甲午年) 말띠들로
어느 새 60세 환갑을 눈앞에 둔 나이가 되어 버렸다.
암튼, 신랑신부는 탈렌트처럼 예쁘고 군인처럼 씩씩하고 당당했다.
우리들도 저렇게 좋았던 젊은 시절이 있었던가?
우리 시대 결혼식은 간단한 주례와 주례선생님을 모신 사진과 신랑신부 사진,
그리고 양가(兩家) 가족사진이 전부였다.
그것도 지금은 빛바랜 누런 사진으로 남아 있지만....
요새는 세상이 좋아져 우리들의 결혼식과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
신랑신부 만남이야기, 아들 셋에 딸 하나 낳겠다는
장래 포부와 행복하게 잘 살겠노라는 다짐이 담긴
10여 분짜리 동영상도 의미가 있었다.
신랑신부의 연기력도 마치 TV에 나오는 주연들 같았다.
주인공들의 친구 3명이 축가(祝歌)를 멋지게 불러 주면서
신부와 함께 흘린 눈물도 감동적이었다.
이어서 신랑신부가 답가(答歌)로 부른 노래 또한 신세대 가수 뺨칠 정도다.
요즘은 결혼식은 신랑신부의 모든 것을 거침없이 보여 주면서 치뤄지고 있다.
어떤 결혼식에 가보면 퍼포먼스( performance )가 장난이 아니다.
물론, 부모가 된 우리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돈 만 대주면 된다고 한다.
정답일지도 모른다....컴퓨터 세대들의 기획력은 따라갈 수가 없으니까 말이다...
암튼, 축가와 답가 내용처럼 국가에 필요한 사람으로써
정말 행복한 가정을 꾸려 부모의 어려운 시절도 생각해 보며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 주길....
형주 친구, 그간 고생 많이 했네 그려~
※ 요즘 유행하는 4대 불가사의(어려운일)가 있단다.
"1. 앙드레김에게 검정 옷 입히기 2. 스님머리에 삔(Pin:핀) 꼽기
3. 실업자 남편 사랑하기 4. 장가간 아들한테 용돈타기" 란다.
하기야 요즘은 아들이 장가 가서 부모 속 안썩히는게 효도지
저희 살기도 바쁜데 용돈까지 줄 여력이 있겠는가...
시대가 그러하니!
예식이 끝나고 연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38회 동창 번개모임을 가졌다.
좋은 안주와 곁들인 소주 맥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말투하며 행동은 어느새 다시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오고야 말았다.
예비군들은 전봇대만 보면 개가 되고
동창들은 만나기만 하면 항상 그때 그시절 그 모습이 나오는 것은 왜일까?
이런 친구들이 장인 장모가 되고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된다는 사실이 무안할 정도다.
그런데 담화(談話)내용만은 노인(老人)들의 이야기가 주(主)를 이룬다.
이제는 점점 눈이 안보여 신문을 읽기가 어렵다느니,
주변의 지인(知人)이 지난 겨울에 입이 돌아갔다느니,
소변 보기가 예전같지 않다느니 하는 건강 이야기가 많았다.
결론은 열심히 운동하면서 죽을 때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않도록 건강을 챙기자는 것이었다.
그래, 동악 친구들아...
아들 딸을 여위어야 하는 나이가 될 때까지
모두들 열심히 착하고 건강하게 잘 살았다....
그동안 고생많았다...
이제는 건강도 챙겨가면서 고민하지 말고 살자~~~
2010. 4. 10.
여의도 개나리가 만발,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저녁에...
첫댓글 친구 자녀 결혼식이 2순위고 1순위 가 동창얼굴보기 아니였던가여 선배님 ㅎ 즐거운 모임이 셨겠네요 ㅎㅎㅎ
ㅎㅎ 그렇습니다...번개모임을 마치고 다른 친구들은 여의도 공원에 가서 봄기운을 함께 만끽하기로 하고, 나는 청기와예식장에 2시프로가 있어 같은 방향인 윤복자 친구와 동승하여 오게 되었답니다...차 속에서 동악친구들 이야기가 나왔는데 흑석에 사는 친구 김태욱, 입석 조삼덕한테 내친김에 안부 전화를 했죠...몸과 나이는 오래되었지만, 목소리와 마음은 어린시절 그대로 였답니다...이제부터라도 자주 만나고 자주 연락하면서 살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답글 주셔서 감사해요....
선배님 이마에 좋은 추억 하나가 있었군요 ㅋㅋㅋ
참석은 못했지만 친구들 소식 들으니 좋으네그려 ,,,,
다시한번 예식을 보는듯 하네요..장문 잘읽고 갑니다..우리도 빨리 보내야겠지요..형주친구야 큰일 치르느라 고생많았다..고마운예쁜 문자도 잘받았고,, 아드님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살길 기도할께..온종일님 고생많이 했수다..그리고 친구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