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의 농사를 이제야 끝이 난 느낌이군요.
자원봉사여러분들과 여러 선수들도
이제 그날 밤의 사투가 이제는 한여름 밤의 꿈이 되어 버렸군요.
이젠 일상의 생활로 돌아가
그동안 좀 부족했던 가족과 회사에 신경을 좀 더 써야할 때인 것 같습니다.
매년 제주대회가 마칠 때면 이런 운동을 왜하지 하지만
막상 지나고 나면 또 다시 내년을 준비하는 그런 우리들 아닙니까???
전 작년 10월부터 올 봄까지 무릎 뒷쪽 오금이 좋지 않아
3종에 관한 운동은 하지 않고
제주대회를 코앞에 두고 4월 15일부터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평소의 생각대로 주로 자전거위주로 훈련을 했습니다.
사실 이때도 완쾌는 되지 않아
가벼운 페달링 위주로 몸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훈련을 하면서
무릎은 점차 나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사정으로 새벽에 수영을 할 수가 없어
5, 6월달에 억지로 점심시간을 이용해 총 6차례 2.5km 장거리 수영을 했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했던 것이 시합당일에는 수영이 어색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무릎부상이 다시 재발하지는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달리기 훈련은 달리기는 거의 하지 않고
엄광산을 시간만 나면 1시간코스로 산행을 했답니다.
위와 같이 밑천이 다 들어나 보이는
초라한 훈련량으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6월 17일에 160km 장거리 라이딩때 몸이 피곤했던지
회복중 열감기가 걸려 병원을 오가면서 링거와 약과 함께 보내게 되었다.
본의 아니게 3주 전부터
일찌감치 운동을 접고 테이프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제주대회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런 상황들을 그냥 받아 들였다.
나를 인정할 때가 최고의 힘을 발휘한다는 평소 나의 생각 아래
7월 8일 제주대회를 참가하게 되었다.
수영
화순 금모래해수욕장에서 2랩...
어깨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탓으로 치열한 몸싸움이 싫어
철저히 아웃사이드로 빠져서 처음부터 조금은 둘러가도 저 멀리 빨간 부표를 보면서 수영을 하였고
그곳을 지나면서 다음 부표을 향하면서 수영하였다.
해변을 보면서 돌아오는 레인에서
계속 앞선 두 사람이 귀찮아 마지막 2, 300 m 를 남기고 재낄려고 하니
바로 앞에 있는 아줌마와 아저씨가 나를 막아 발차기에 몇차례 머리를 맞으면서
피하려고 좌우로 움직였으나 이상하게도 나와 같은 방향으로 좌우로 움직여 나가지도 못하게 나를 피곤하게 만들었다.
잠시 서니 뒤에서는 나의 말바닥을 간지는 것이 아닌가???
순간 기분이 상해 뒤를 보니
동훈이가 웃으며 고맙다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뭐 한바퀴를 내 뒤만 따라 왔다면서 ...ㅎㅎㅎ 그렇게 첫 바퀴가 끝났다.
45분 45초를 보면서 다시 바다로 향했다.
두바퀴 째에서는 나름 스트록도 편했고 호흡도 편하였다.
약 1시간 31분을 보면서 바다에서 일어나 서서 마지막 물타기하는데
처음에 그만 오른 종아리에 쥐가 났다.
위기이었으나 해안가였기에 다행이었다.
슈트를 다리에서 빼면서 최대한 다리를 달래면서 바꿈터로 들어갔다.
싸이클
시작하면서 계속 다른 선수들이 나를 앞지른다.
오른 종아리에 힘을 주면 또 다시 쥐가 날 것 같아
가볍게 페달링을 하면서 빠른 회복을 바랬다.
약 50km지점에서 동훈이를 보내고 찬웅형님도 보내고 구덕 철인 김종열님도 앞으로 보내고야
이래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그들을 계속 나의 눈앞에 두고 따라갔다.
스페샬푸드에 가니 찬웅형님과 경수, 김종열씨가 보였다.
죽이 없어 땅에 있는 다른 선수가 먹다 남은 통조림이 보이길래
한모금 잽싸게 먹고는 냉정히 돌아섰다.
배도 고프고 피곤이 엄습하여 빨리 돈내코에 가고 싶었다.
걸으면서 몸을 풀고 싶었다.
돈내코에서 걸으며 몸을 이래저래 풀면서 올라가니
정호도 보이고 창성이도 보인다. 예율이는 파이팅하고 미경씨도 파이팅을 한다.
맛있는 수박을 먹고는 자봉단을 뒤로하고
낙타봉으로 가니 가는 길이 너무 기분이 좋다.
지금까지 낙타봉이 이렇게 맑은 날에 본 것이 처음인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되는 낙타봉이 참 힘들었다.
레이크 힐까지는 계속 오르막의 낙타봉같았고 그 뒤로는 내리막의 낙타봉 같았다.
그뒤 마지막 계속 되는 내리막은 너무도 기분이 좋았다.
이곳이 오늘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지막 20km가 힘이 들었다.
눈에 보일듯 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그런 거리...
그래도 이젠 달리기를 생각하면서 보다 편하게 페달링위주로 달렸다.
달리기
벌써 달리기는 시작되었고 자전거에서 보니
성우형, 찬웅형, 종상형, 이석, 동훈 ...등등이 보였다.
아마도 4시 45분 정도에 달리기가 시작될 것 같다.
한 바퀴를 도니 2시간 10분 정도 나왔다.
예상하니 6:30시간이 나왔다.
그럼 골인예상시간은 11시 15분 정도가 나왔다.
골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된다고 판단하고는 최대한 즐기면서 달리기에 집중했다.
마지막 6km 남기면서 보니 동훈, 이석, 종상형님과 많이 붙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늦었던 싸이클에서 달리기에서 많이 따라 붙은 것이다.
16시간 12분 골인
참으로 힘들었지만 그만큼 기쁜 골인이다.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던 대회참가를 골인으로 승화시키는 순간이었다.
많은 인파속에서도 유독 우리 서부산철인클럽사람들만 보이는 것은 뭘까???
순간 콧날이 시큰하는 순간이었다.
아이언맨
양재걸
태평양을 향해 큰숨을 들이키며
다가올 오늘을 생각한다.
길도 없는 바다를 향해서 뛰어드는 우리들
앞선이는 뒷선이에게 파이팅을 외치고
뒷선이는 앞선이에게도 힘을 외치면서 주로를 달린다.
늙던 젊던 크든 작든 빠르든 늦든
우리 모두가 달려야 하는 226km
빠듯하게 살아가는 우리 인생
이렇게 온세월을 달려온
마지막 마라톤 어느 주로에서처럼
서로를 위해주는 우리들의 인생살이를 꿈꾸어 본다.
※ 주로에서 생각난 시 한구절입니다.
에필로그1
이번 대회에서도 여지없이
다섯 번째로 양쪽발의 둘째 발톱이 빠질 것 같다.
훈련량이 미천한지라 출발 전부터 대회날 당일에 최대한 컨디션이 좋게 만들어
수영 3.8km, 싸이클 180.2km, 달리기 42.195km 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록을 당긴다는 생각보다는
즐겁게 완주 한다는 생각으로 대회를 임했다.
5번째 제주아이언맨 대회에서야
마지막 런하는 주로 어디에서 이런 생각이 났다.
“왜? 내가 226km를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엉덩이 한번 못 붙이고 이렇게 해야만 하나???”
“왜? 우리는 이렇게 힘든 경기를 하고 즐기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것은 이런 극한 운동을 하면서 새로운 어떤 것을 찾는다기 보다는
어려움에 도전하면서 나의 주변에 있는 단조롭고 평이한 것들의 중요성을
다시 살펴보고 깨닫는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선자이던 뒷선자이던 중간에 포기한자이던
우리는 어느새 2012년 7월 8일을 생각하는 영원한 동지인
3종인(트라이애슬릿) 인 것이다.
에필로그 2
시합전날 창성이의 입담과 정호의 와리없는 치열한 웃음에
우리들은 배를 잡고 웃고 말았는데...
돌아와 미경씨와 제수씨의 잔잔한 손길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
너무 잠이 와 누웠것만
밤늦게까지 동훈이는 주방에서 무엇을 그렇게 만지는지
도저히 편한 마음으로 누울 수가 없었다.
첫댓글 훈련도 많이 못 하신것 같던데 저력을 보여 주시네요...정말 대단하심돠...수고 하셨습니다!힘!!
복열아 그림같은 너의 페달링과 승부근성을 다시 보고 싶다... 기대할께!!!
어려운 여건에서도 조바심 내지 않고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이 이제 달인의 경지에 이른 것 같습니다.
난 너의 전차같은 투지를 배우고 싶다....ㅎㅎㅎ 고마워~~~
2012년 아이언맨 도전후기! 작년과 마찬가지로 역시나 기대했던 만큼 감동입니다.....
이렇게 글을 읽어볼수 있는 태수도 행복하답니다.... 재걸 형님! 고생하셨습니다...
태수야 너의 능력을 작년 밀양코스를 가면서 알아봤단다... 너의 저력 다시한번 더 보고싶다...
회사 적응은 잘 되지???
완전치 못한 몸 상태로 완주 하시느라 애 많이 쓰셨네요... 그럼에도 레이스를 즐기는 여유가 부럽습니다. 회복 잘 하시고, 내년에도 좋은 추억 같이 만들어 갑시다.
언제나 조용히 그러면서 유머러스한 한마디의 어퍼커트를 때리시는 형님... 자주 뵙죠...제주도는 너무 재미있는 추억이었습니다.
아무리 힘든 레이스라도 양고문의 여유로움 앞에선... 아름다운 추억으로 승화되는 것 같아서... 참 좋슴다... 그 여유로움을 배워야 하는디... 화이팅!!
아이고~~~ 형님 왜이러세요.... 번데기 앞에서 주름이라도 잡고 싶습니다...형님께 많이 배워야죠...ㅎㅎㅎ
항상 웃는 멋진 양고문의 얼굴이 보이는 듯하군~~~ 몇번의 철인 완주는 멋진 양재걸 詩人을 만들버렸고 10회 완주, 명예의 전당에 올라가는 순간 시인 등단으로 꼭 詩集을 내길바라고 나는 최소 100권의 책을 사는것으로 대리 만족을 느끼리라~~~ 내가 최고 좋아하는 미래의 시인 양재걸 forever~~
나보다 더 여유롭고 뛰어난 명찰력을 가진 형님!!! 내년에는 아무리 바빠도 제주도에 같이 가서 재미나게 한판 즐기고 옵시다... 제주는 추억을 만드는 명소인것 같아요... 힘!!!
언제나처럼 차분한 대회준비와 차분한 레이스는 잠시라도 일반인이 아닌. . . 마치 '나는 항상 철인이다!'라고 몸이 말하는걸 느끼게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승호야~~~ 난 한편으로는 너처럼 노도와 같은 폭풍같은 면도 부럽기도 한단다....신안 간다는데.. 준비가 잘 되었으면 한다... 타지에서 수고 많다.
늘 생활속에서 잔차타고 마인드컨트롤 하고 웃고 도전하고 그러다 보니 어느덧 세월이 흘러 철인의 경지에 올랐군...역시 큰키에 호탕한 웃음에 긴 다리로 성큼 성큼 걷는 공포의 속도는 감히 흉내를 못낸다.올해도 예상에 어긋나지 않는 시간에 완주하심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늘 존경하는 성우형님 올해는 그래도 훈련을 많이해서 형님다운 자신감을 얻어 ... 보는 아우가 즐거웠습니다... 그냥 평범한 범인에서 5차례 아이언맨코스를 완주한 장본인은 저가 아니고 바로 형님입니다....이젠 뛰어야죠...ㅎㅎㅎ
행님 완전 멋진거 아시죠 끝도 없이 달려온 도전 인생 다시는 안한다고 마음먹으면서
또시간이 흐르면 무한한 도전정신이 나를 바다로 도로로 내몰곤 하지요
또다시 형님과 같이 멋지게 도전할날을 기약 하며...
철표야 작년에 부러진 휠을 가지고도막판에 자전거를 완주하고도 달리기에서 극적으로 골인한것이 마의 머리속에 남아있단다...완전 드라마였지...그래 내년에도 다시한번 더 드라마를 만들자구나....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