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l해설l
가치 있는 일에 자기를 던지는 것! 바로 이것이 철학자 키르케고르가 리촐라티 같은 현대 뇌과학자들이, 경제학자 레이어드가 실천윤리학자 싱어가, 그리고 내가 당신에게 권하는 진정한 ‘자기 사랑법’입니다. 나는 절망의 시대를 맞은 오늘날 젊은이들이 가능한 한 ‘많이’ 이 같은 방법으로 자기를 사랑하고 가꾸길 바랍니다. 바로 거기에 우리 시대가 당면한 절망을 극복하고 넘어설 길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