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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와 두살터울인 오빠이자 학교는 년년생으로 다닌 친구같은 단하나의 제 오빠입니다
제가 나고자란 고향에서 선생님을 하고있는 오빠가 오늘 보내준 메일에 이야기가 흥미로워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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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父子)라서 부자(富者)가 된 풍성한 여름의 클래식 여행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로 힘든 날들을 보낸 여름의 끝. 처서가 지나고 이젠 그래도 저녁 무렵이면 불어오는 약간의 바람에 위안을 받는 계절. 뭐니뭐니해도 피서는 시원한 아트홀에서 좋은 음악 듣는 것이 최고일 것이다.
연주회에 누구와 함께 오느냐에 따라 음악의 감상도 다르겠지? 연인이나 가족, 친구 또는 직장 동료와 아니면 표가 남아서 대타로 오는 경우도 있겠지.
시향 연주회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와서 음악을 즐긴다는 생각을 했다.
간간이 보이는 외국인의 모습도 보이고 나이 지긋하신 어른들 또는 다정한 부부의 모습을 보면 더욱 푸근한 생각이 든다.
대게 어머니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은듯하다. 자녀들에게 일찍부터 음악회의 경험을 갖게 해 주려는 생각으로 곁에 앉은 자녀의 모습을 바라보는 모습만 봐도 대견스럽고 사랑스런 표정이 묻어나더라... 이렇게 늘 자식에게 헌신적으로 주시기만 하시는 부모님, 더구나 음악회라는 것은 다른 나라 사람의 이야기인 듯 직접 한번 와보실 기회도 없으셨던 우리 부모님을 생각하며 이번 기회에 함께 가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아버님과 함께 음악회에 가게 되었다.
미리 날짜를 말씀드리니 무슨 음악회냐고 하시면서도 아들과의 오랜만의 여유로운 만남에 가시겠노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렇게 해서 부자지간의 클래식 나들이가 이루어졌단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은 그 주변 전경만으로도 이미 예술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넓은 현관 앞 층계에서 바라본 주변의 나무들과 멋진 경관 확 트인 시야. 설레는 기대감으로 속속히 걸어오는 가벼운 발걸음들. 행복한 표정들. 좌석표를 받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들.
오늘의 협연은 김필균 악장이 맡았기에 신민경 수석이 악장으로 등장했고 뒤이어 루츠 쾰러 씨가 씩씩하게 등장했고 이미 몇 번의 객원 지휘로 친숙한 얼굴. 3월의 베토벤 운명에 이어 이번에도 독일 작곡가의 곡을 들려주게 되었다.
첫곡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 언젠가 TV 클래식 오딧세이 프로그램에서 영상과 함께 소개한 적 있었는데 그 경관이 참 독특하며 아름다웠단다.
바다에 우뚝 솟은 마치 한 마리의 고래같이 생겼고 앞 부분은 수많은 기둥들처럼 세로로 서 있는 모습이었지.
멘델스존은 작곡 뿐 아니라 회화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어 당시 그가 그린 핑갈의 동굴 그림을 화면을 통해 비교해 보여주었는데 그 형태와 느낌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어서 놀랐다.
그의 부유한 환경은 젊은 나이에 여러 곳을 여행하게 해 주었고 그 여행의 감흥을 고스란히 음악으로 남겼으니 부러움과 감사한 마음을 갖게된다.
한번 듣고 싶었던 곡이었는데 오늘 반갑게 만났어 광활한 바다, 밀려오는 파도 그리고 파도에 부딪치는 웅장한 동굴의 모습을 눈으로 보는 듯하고 첼로의 소리가 마치 동굴의 울림으로 들려오는 듯했단다.
거대하고 변화무쌍한 선율이 마치 거대한 폭풍우와 같이 가슴을 시원하게 하며 음악의 파도에 푹 빠다. 다그치듯, 몰아치듯 열정적인 지휘는 앞에서 가까이 보니 연주자들이 지휘봉에 찔릴 듯(ㅎ)하다는 생각도 했단다...
여기서 잠깐! 멘델스존의 음악은 너무나 유명하여 많은 곡들이 있지만 꼭한번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곡은 현악 8중주 Eb장조. Op.20(Octet)이란다. 정말 굉장한 곡이지. 더 놀라운 것은 이 곡이 그가 16세 때 작곡한 곡이라니 정말 꼭 한번 들어보면 왜 그렇게 강추하는지 알게될거다.
서울시향 실내악팀과 작년 대관령 국제음악제에서 직접 들었을 때의 그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언젠가 대전시향에서도 이 곡을 꼭 한번 연주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세계 3대 바이올린 협주곡에 꼭 들어가는 아주 아름다운 곡이지. 차이코프스키, 시벨리우스, 베토벤, 브람스, 부르흐 등 어떤 곡과 함께라도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함께 들어간단다. 시작부터 독주 바이올린이 등장하며 2,3악장으로 끊김없이 이어지는 곡. 현장에서 들으니 가늘게 울려퍼지는 바이올린 소리에 모두들 숨죽이고 빠져들고 얼마전에 김필균 악장이 청주시향과 이 곡을 협연하는 것을 들었었는데 대전시향과는 같은 식구들이니 느낌과 표정으로도 서로 호흡하는 편안한 인상을 받았다.
1악장 카덴자 후 2악장으로 이어지며 들리는 바순 소리. 부드러움으로 공연장을 감싸고 저절로 눈감으며 그 선율에 빠져든다. 3악장 피날레 후 터져나오는 박수소리, 브라보 소리. 듣는 사람들도 흐뭇한 박수를 보냈고 뒤에 앉은 바이올린2 파트 연주자들은 “잘 해냈다, 대견하다”라고 말하듯 누님같은 표정으로 미소띠며 바라보는 모습이 좋아보였어.
베토벤 [전원] 교향곡
베토벤은 죽기로 결심하고 유서를 썼다. 알지?
그의 나이 서른두살. 그러나 그의 죽음은 유예되어 25년이 흘렀으니 인류로서는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지. 그가 만약 하일리겐슈타트에서 비통하게 유서를 쓰고 죽었더라면 그 엄청난 곡들 영웅이나 운명, 합창 교향곡 그리고 후기 현악4중주곡들은 듣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생애는 영화 [불멸의 연인]이나 [카핑 베토벤]을 통해 널리 알려졌고 그의 고뇌와 귓병으로인한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으니 동생도 봤으리라 믿는다.
유서를 썼던 그가 그곳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자연환경에 감탄하여 삶의 의욕을 되찾았고 그 후 작곡한 전원 교향곡은 자연의 풍경,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와 자연의 경관이절로 떠오르는 명곡이지. 그런 그의 마음이 각 악장마다 부제로 친절하게 붙어 있으니 음악을 더 가까이 들을 수 있었다.
시골에 도착했을 때 받은 상쾌한 감정의 눈뜨임, 시냇가의 정경, 시골의 단란함, 천둥과 폭풍우, 목장 사람들의 노래, 폭풍우가 지난 후의 감사. 우리의 전원 풍경과 다르지 않을 그 모습. 누구라도 전원의 아름다움을 경험해 보았을 그 느낌으로 지금까지는 오케스트라 전체의 화음을 들었다면 더 세부적으로 자세히 각 악기가 표현하려는 자연의 표정들을 떠올리며 들으려고 했다.
2악장 매우 느리게. 바순에서 첼로로 클라리넷에서 다시 바순으로 그리고 비올라로 이어지는 잔잔한 물결, 빠른 물살. 굽이치다 다시 퍼지는 시냇물을 상상하기도 했고 3악장 빠르게. 호른과 오보에가 주고 받는 선율. 열성적으로 연주하는 교향악단 주자들을 보면서 과연 베토벤 곡 연주의 묘미는 무엇일까? 연주자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4악장 빠르게. 요즘 직접 경험한 국지성 호우와 번개 천둥을 떠올리며 마치 운명 교향곡의 한 부분처럼 웅장한 총주. 팀파니의 격한 두드림. 첼로와 더블베이스가 표현하는 거센 비바람 폭풍. 가늘고 높게 끼어드는 피콜로의 바람소리. 5악장 조금 빠르게. 폭풍우가 지난 후의 감사가 곡의 마지막까지 웅장하게 이어지며 함께 나가 손잡고 빙글빙글 돌며 축제라도 하고 싶은 흥겨움을 선사해 준다.
아~ 음악은 이렇게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것이군. 이렇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속속들이 표현한 작품을 가까이에서 대할 수 있는 것이 행복이다.그렇지?
어디 한적한 산 속 통나무 집에서 전원 교향곡을 크게 틀어놓고 산 속 골골이 울려퍼지게 하고 차 한잔 마시며 듣는다면 그 풍경은 더없이 아름답겠다는 생각도 했단다.
“오늘 연주 감동적이셨나요? 여러분이 보내주는 기립박수는 연주자를 감동시킵니다.”
자막에 오른 글을 보며 용기를 내 일어나 박수를 보내고 여기 저기서 함께 일어나고 손을 높이 들어 연주홀로, 연주자들을 향하여 박수를 보냈다. 몇몇 연주자들이 들어오면서 앵콜곡이 연주되었고. 베토벤의 피델리오 서곡. 음악은 음악으로 감동은 감동으로 번지며 음악이 예술이 선사하는 시원한 카타르시스.
아버지도 기대 이상의 연주에 흐뭇하고 감동적이었다고 하시며 좋아하셨다. 연주 후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눈 담소 속에는 멘델스존도 있었고 베토벤도 함께 있었다. 부자(父子)라서 부자(富者)가 된 풍성한 여름의 클래식 여행이었어.....부디 동생과도 언젠가 이런 행복한 음악 데이트를 또다시 해보고 싶을뿐이다
작년에 잠깐 함께 다녀온 음악회로는 아쉬웠으니 더욱 그러하구나
부디...건강하길 바라며 멀리서 오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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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몽상의 달팽군요!!!!
보기힘든 보케네요!!
사진 잘봤습니다...
어릴 적에는 기립박수를 받아 보는 것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커오면서 기립박수를 보내 주는 것 또한 참으로 매력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진 느므나 좋아요 ㅎㅎ)
허허...이거...그냥 보고 가는 그러한 사진아니네요...
위에 두분 제가하고픈 말슴을 해서..댓글이나 남깁니다...
넘 좋아요...꿈에서만 나오는 그러한 화면...굿~~~
멘델스존 현악 8중주 Op.20 을 들으면서 사진과 글을 보니.. 감동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