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대왕 장릉과 김삿갓 마을 찾아
한국문인협회 밀양지부(회장 최인식)는 지난 10일 위대한 문인들의 생애와 작품의 배경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좋은 영감을 얻기 위해 매년 실시하는 문학 기행을 떠났다.
이날 문학 기행에는 92세의 류종관 고문을 비롯하여 윤정일 밀양예총 회장, 유판수 재부 밀양문인 협회 회장 및 박옥희 밀양시 문화관광과 계장이 초대되어 동행하였다. 아침 7시에 출발하여 밤 10시 50분 밀양에 도착, 무려 16시간의 강행군을 마다 않고 강원도 영월을 택한 것은 개인이 여행하기에는 그리 쉽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었다.
9시 10분 경북 영주시를 지나칠 무렵 하늘은 흐렸고 새 순이 움트지 않은 나목들이 추워 보인다. 풍기, 단양 휴게소, 제천 등의 이정표를 뒤로 하고 어느새 차는 산과 산 사이에 난 좁은 길을 달리고 있었다. 경남의 산세가 완만한 데 비해 강원도의 산세는 삐쭉삐쭉하다. 도로망은 잘 다듬어졌고 달리는 차안에서 저 아래 꼬불꼬불 이어진 길과 산자락에 기댄 민가를 보니 숱한 전설이 서려 있는 듯 했다. 넓은 들을 볼 수 없어서 아 참! 강원도가 산골이구나 싶었다.
10시 40분 장릉 도착. 단종 역사관 앞에 관광객들이 모여 해설사의 해설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면서 장릉으로 오른다. 단종의 슬픈 이야기는 아주 어릴 때부터 듣고 자랐기 때문에 따로 해설을 들을 필요는 없었다. 능에 참배한 다음 내려 와서 배식단, 장판옥, 수복실, 단종비각, 영천, 정자각 등을 두루 둘러보았다. 장릉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태백산보덕사(太白山報德寺)를 거쳐 12시 정각에 기사식당에서 영월의 곤드레 비빔밥으로 점심. 시장이 반찬이라 그 맛은 자별했다.
단종이 그의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양위하고 노산군이 되어 유배된 곳 청령포.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한쪽으로는 육륙봉(六六峰)의 험준한 암벽이 솟아 있어서 단종이 이곳을 ‘육지고도(陸地孤島)’라고 했다고 전한다. 통통배로 강을 건너 청령포에 닿았다. 그 옛날에는 시퍼런 강물이 출렁댔을 곳이 자갈 바닥으로 변했다.
청령포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곡배송이었다.
단묘유지비(端廟遺址碑), 즉 단종이 사셨던 어가를 향해서 절하는 것처럼 소나무들이 굽어 있었고 담장을 뚫고 단종이 사신 곳을 향해 엎드리듯 뻗은 수령 200년인 소나무를 보니 가슴이 숙연해진다. 곡배송을 하는 소나무를 충성송(忠誠松)이라고도 한단다. 수령 630년인 관음송은 사람 마음을 잘 알아주는 나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그 외의 소나무들도 수령이 대개는 100년~300년이다. 외인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 영조가 세웠다는 금표비 때문에 204,241㎡에 달하는 청령포의 자연이 훼손되지 않고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무심한 후손들은 단종이 시름에 잠겼다는 노산대에 올라 포즈를 잡기에 여념이 없다.(계속)
첫댓글 봄볕님! 문학기행에 왜 오시지 않았습니까? 작년엔 오시어서 얼마나 좋았는데요. 간단히 보고 드립니다. 내일 모임에는 꼭 오시면 좋겠어요.
이렇게 상세하게 기록하셔서 가지못한 사람이 보고 느끼기에 참으로 좋습니다.~ 즐거운 여행이었을 것 같습니다. 후편이 남았군요.~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