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연휴를 맞이하여
집에 있을수는 없었다.
며칠전 함께 하기로 한 형렬이형과 함께
5개월만에 갤로퍼 2대로 나들이를 나선다.
5시부터 인터넷으로 경춘고속도록 교통상황 확인하면서
7시 넘어 느즈막히 출발하여
9시 정도에 화양강 휴게소에 도착 했다.
간만에 나란히 선 갤로퍼 2대가 반갑다.
이제 조금만 가면 우리만의 숙영지다.
들뜬 마음을 애써 감추며 화양강을 출발한다.
아홉사리재를 지나며 임도로 진입.
아직도 눈이 무릅까지 쌓여 있다.
지난 1월 마지막주에 오르지 못하여 늦은 밤에 용대리로 향했던 터라
조금은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고, 올라간다.
역시...
자연은 우리를 배반하지 않았다.
쉽게 허락하지 않을줄은 예상했지만...
영찬이 역시 도랑에 빠지고 말았다...니미!!!
1시간 반의 사투!
차를 배려고 하면 더욱 빠지는 도랑.
헛바퀴 도는 타이어에 눈은 쓸려가고,
눈 밑에 숨어있던 얼음은 도끼를 들게 하였다.
차 밑바닥에 눌려있는 눈을 삽으로 퍼내고,
이리저리 흔들면서 차빼내기를 계속했다.
결국,
올라가려는 것은 접고,
내려가기로 결정.
오르막 얼음이 아닌 내리막 얼음은
그리 어렵지 않게 빠져 나왔다.
12시를 넘겨 차를 돌려 세운 후
타이어 자리를 확인해 보니,
흑바작이 거므스름하게 보인다.
삼일절 이벤트 치고는 확실한 이벤트였다.
나와 영찬은 그렇다쳐도...
5개월만에 조인한 형렬이형은 무슨죄인지...ㅋ
개고생의 정석은 확인한 삼일절이었다.
차 빼낸후 초코렛과 베이밀로 열량을 보충중...
너무 맛있었다는....ㅋ
차 빼낸 기념 사진도 찍고,
머리가 땀으로 흠뻑 졌어있는 형렬이형을 보며,
머리카락 빠지면 안되는데를 되뇌였다...쩝
내려오다 적당한 장소에 짐을 풀고,
후다닥 텐트치고,
상치리고,
라면 끓이기에 들어갔다.
김치 만두 라면...ㅋ
라면은 언제나 배신을 때리지 않는 좋은 음식을 상기하며,
간만에 셋이서 맛있게 먹었다.
취침전 장작 피우며,
아까 무릅까지 덮는 눈밭을 헤매느라
젖어버린 양말을 말리기에 여념이 없다.
라면 먹으로 발가락 얼까봐 까딱까딱 하느라
근육이 굳어버릴 지경이었다.
새삼 장작의 화력이 어느정도인지 알게 되었다.
뽀송이까지는 아니지만 다시 신을만한 양말이 되어 돌아왔다.
간단히 불놀이 마친 후,
자고 있는형렬이형,
피곤한가 보다.
아주 잘 잔다.
영찬도 침낭안에서
죽은 듯이 자고 있다.
잘때는 저렇게 평화로운데...쩝
늦은 아침에 일어나 해우소를 찾을 겸 산책겸 임도길을 걷는다.
이제 막 시작된 3월의 초입에 이런 눈이라니...
강원도는 이런 맛이 좋다.
어제 밤의 현장.
맑은 날에 확인하니 처참하기 그지 없다.
만약 낮이었다면 더 힘들었을까?
밤이라, 눈에 뵈는 것이 없어 더 무리했나?
다들 온몸이 찌뿌둥함을 가지고 해우소를 찾는다.
월래 목적지였던 숙영지.
바람도 없는 장소이기에 겨울 숙영에 최고였지만.
올겨울은 우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안락함만을 확인 후 다시 사이트로 돌아왔다.
사이트에서 혼자 홍천 무덤가를 확인하려고 내려왔다.
밀기울길로 가다보면 왼쪽에 위치한 무덤 진입로는
아직 녹지 않은 눈이 발목을 덮는다.
멀리서 확인만 하고,
다시 발걸음을 사이트로 돌렸다.
추가로 가지고온 텐트를
전용 식탁 텐트로 만들고,
아침 겸 점심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만들어 준비해 보니 그럴듯 하다.
김치, 오이 김치, 단무지 무침, 간장 계란 조림, 마늘 짱아치
청국장찌개, 옛날 소세지 구이, 참치전...
정말 상다리 부러질 듯 하다.
금별이 덕분에 맛있는 밥을 먹게 되어 이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인사 전한다.
식사 후
나른한 오후를 텐트에서 보내며,
맛있는 오침을 잤다.
어제의 삽질은 오늘의 맛있는 오침을 하게 한다...ㅋ
해가 기울고, 어둠이 내리며,
우리의 즐거움중 하나인 장작 태우기를 다시 즐긴다.
아직 저녁 전이라 출출하기도 하여,
술안주로 만든 번데기 탕 국물에 물 추가후,
장작 숫에 라면을 끓였다.
셋이서 옹기 종기 앉아,
소주 한잔하며, 한젓갈씩 먹는 라면이
하나가 두개가 되고,
아쉬운 마음에 다시 물 과 수프 넣은 후,
오델 샤브샤브까지...
무척이나 맛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삼일절 연휴 마지막 아침,
라면 죽, 호박전, 김치전으로 후다닥 아침을 처리한 후,
재빨리 철수에 들어갔다.
연휴 마지막 날은 오후부터 막히기에
오전에 출발하기로 전날 이미 결정 하였다.
갤로퍼와 파세토 난로, 그리고 3개의 야침, 침낭.
우리의 2박 3일을 따뜻하고, 즐겁에 보내게한,
소중한 것들이다.
돌아오는 길은 예상대로 막힘없이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아직까지는 동장군이 아쉬워 쉽게 가지 않으나,
"본다"라는 의미에서 왔다는 "봄"이 이제는 바로 앞까지 온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지난 겨울...
우리를 즐겁게, 경이롭게 해준 겨울이 이제는 가려 한다.
낮에 흘러내리는 눈/얼음이 얼마남지않은 겨울을 보여주고 있다.
3월 마지막주에 올때는 눈보다는 흙이,
마른 가지 보다는 파란 새싹이 많아질 것을 예상해 본다.
겨울아!
그동안 고생했다.
다음 겨울에 다시 만나자!!!
첫댓글 오호 빨리잘올렸군 ㅋㅋ ㅋㅋ
젓도 윈치달아야되......
간만에 나들이가 야간 삽질로 시작될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