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아름다운 섬 위도를 가게된다. 가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애엄마이다. 애엄마는 자신이 하는 일과 관련된 동호인들과의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란다. 출장때마다 짧은 시간에 얼굴만 대하였고, 평소 카톡으로 보고싶은 얼굴들과 마음속에 품은 이야기들을 쏟아내어 왔었다.
전라북도 부안에 위치한 섬 위도는 홍길동전에 등장하는 율도국에 비유되고 있다. 섬은 고운 모래와 기암괴석 그리고 빼어난 해안경관을 갖추고 있으며 풍요로운 섬으로서 살기좋은 이상향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연산군시절 허균의 소설에 등장하는 홍길동은 알다시피 부정한 체제에 대항하였고, 그 대안으로 이상국가인 율도국을 꿈꾸었었는데, 그 위치가 울릉도라는 설과 일본의 대마도나 오끼나와 부근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면 위도가 왜 율도국의 모델이라고 하는 것에 대하여는 후대의 연암 박지원이 허생전에서 기술되는 이상국가 율려국이 홍길동전의 율도국과 닮았는데 그곳이 위도라는 것이었다.
사실은 작년 여름휴가를 맞아 위도를 갔었었다. 가족들과 격포항을 관광하고 훼리호를 타고 위도로 들어갔었다. 처음 방문하는 곳이었지만 이름이 낮설지 않은 것은 오래전 원전폐기물 보관장소 문제로 한동안 언론에 오르내렸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위도는 육지에서 가깝지만 한적하고 여유롭다.
섬에서의 1박 2일,
여기저기 흩어진 작은 섬들, 물깊은 검은 파도며 햇살을 받아 하얗게 부서지는 고운 모래밭, 아직은 외지인들의 때묻은 손들을 타지않은 자연환경은 두고 온 고향을 찾은 것만 같았다.
우리가 묵었던 펜션(깊은금 핀란드펜션)은 고슴도치를 닮아 위도(蝟島)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가운데 부분에 있었는데, 그곳 앞바다는 검은 파도가 일렁이고 있었고, 낮에는 해변에 나가 조개를 잡고 밤이면 가까운 바위언덕에서 낚싯대를 담그고 멀리 바다 가운데의 등대와 오가는 배들의 불빛을 바라보기도 하였었다.
영국신사처럼 키크고 잘생긴 장교출신이라던 쥔장님은 우리들과 같이 조개잡이도 같이해 주셨고, 먹을 것도 나누어 주시며, 머무르는 동안 조금도 불편하지 않은 배려를 잊지 않으셨었다. 고마운 마음을 가슴에 담았었다.
나는 애엄마와 일행들이 아름다운 섬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눈에 선하지만, 이번 기회에 나홀로 여행을 즐겨보기로 하였다. 그곳에서 가까운 곳, 얼마전에 끝난 철새축제장에도 가보고 서해안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돌아보고 싶어졌다.
요즘은 살아가며 별다른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지만 때론 색다른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게 한때나마 꿈꾸는 이상향의 실현이고, 그곳은 샹그릴라가 아닌가 여겨진다.
요즘들어 이상향이 어쩌구하며 감상적인 글들을 자주 꺼집어 내는데는 한낮 나이들어감에 마음 여림을 내보이는 것이 아니라, 잠시나마 어지러운 세태를 벗어나 보고자하는 비급함이 숨어 있는지 모르겠다.
위도 그리고 깊은금,
세상은 아직도 율도국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도 위도에 머무르는 당시 나즈막한 바닷가 언덕에 앉아 만화책에서나 보아왔던 실패한 혁명가 홍길동의 얼굴을 그려 보았었다. 다 지나간 것들이라지만 그래도 이상국가는 어릴적 할머니의 옛이야기처럼 우리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다.
첫댓글...
넘 감사한 후기를 이제사 봤어요...
저는 사실 도화원님이 뉘신지 잘몰랐는데
이번 정.모에서 알게 되었답니다.
넘 감사드리고
덕분에 정.모는 나름 성황리에 끝났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효선쌤을 먼곳까지 태워다 주시고
나머지 일행들 조차 케어해 주시냐 넘 수고 많으셨고
그 감사합을 미약하나마 글로 남깁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들만
앞서 가시길 기도하면서
거듭 거듭 감사인사 남깁니다...
좋은정보
좋은사진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