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들공사는 과학이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열과 연기가 동시에 발생된다.
열기의 이동을 따라 연기도 함께 따라간다.
구들고래를 지나는 동안 열은 구들장에 전도되어 방바닥을 뎁히게 된다.
연기는 연도와 굴뚝을 따라 위로 빠저 나간다.
어찌보면 단순한 과정인데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다.
오래된 집을 뜯어 보아도 구들공사가 제대로 된 것을 만나기가 어렵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집이란게 대를 이어 살며 존재하는 것으로 한 번 지으면 몇 대에 걸쳐 살게 된다.
그 사이에 한 번도 구들공사를 하지 않고 대가 이어지기도 한다. 어쩌다 집을 대대적으로 고치게 될 경우에라도
구들공사를 목격한 경험이 없으니 그 공법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윗 어른들의 설명을 통해 흉내를 내어 집을 짓는 것 밖에 도리가 없다.
그러니 불이 잘 안들여도 참고 사는 수 밖에 별 도리가 없는 것이다.
먹고살기가 빠듯하던 시절 큰 돈 들여 집을 짓거나 고치고나면 한 동안은 공사를 하기가 어려운게 옛 살림살이었다.
그래서인지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도 구들공사에 대해 아는 분이 드물다.
몇 번의 현장 경험을 통해 나름대로 구들공사에 대해 설명을 하고자 한다.
내가 말하는 것이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다. 암튼 고치고 나서 이상이 없었으니 그 종도 선에서 말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온돌공사는 과학이라고 말했다.
불=뜨거운 열+대류현상이해+열전도이해+방출지연방법+역풍방지시설+화재예방...
등 여러가지 복잡한 현상들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이뤄져야 구들공사가 성공하기 때문이다.
온돌의 기본 구성원
1) 아궁이시설
火口장치로 나무에 불을 붙여 열을 발생시키는 공간이다.
아궁이의 크기(폭과 높이와 깊이)가 너무 작으면 불기운이 구들고래로 빨려들어가지 못하고 역류한다.
즉 아궁이 밖으로 불기운이 빠저나오는 현상이 일어나 눈이 맵고 주변이 지저분해진다.
따라서 적절한 크기가 필요하다.
아궁이의 입구엔 불문을 달아주는게 좋다. 불문은 반드시 대장간을 통해 주물로 만들어진 제품을 달아야 한다.
2) 불목(목아지)
불기운이 아궁이 공간에서 고래로 처음 넘어가는 곳이다. 사람으로 치자면 식도에 해당된다.
불목은 아궁이의 크기와 깊은 연관관계가 있다.
아궁이에서 발생한 열은 매우 온도가 높고 대류현상이 강하게 일어난다.
폭발하듯 일어나는 아궁이의 열을 구들고래 속으로 잘 빨아 들이도록 해야한다.
불목은 아궁이 바닥에서 약 450~600mm 정도의 높이 차가 있어야 한다.
불목의 경사는 70~80도 정도의 경사가 져야 한다.
90도에 가까우면 불기운이 아궁이 밖으로 밀려 나온다.
연기의 흐름은 물 흐름의 반대로 보면 된다.
물은 높은데서 낮은대로 가지만 연기는 낮은데서 높은쪽으로 흐른다.
즉 뜨거운 열이 위로 올라가는 대류현상 때문이다.
불목의 중앙엔 사람으로 치자면 목젖과 같은 봉긋한 고개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불목이 확 열려 있으면 열기의 흐름이 느려져서 구들고래로 열기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게 되어 아궁이 내부에 불이 서린다.
즉 폭발하듯 타는 장작불은 엄청난 산소를 요구한다.
그런데 불기운이 구들고래 속으로 빨려들어가지 못한체 아궁이 속에 멈칫거리고 있으면 산소가 그만큼 아궁이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검은 연기가 많이 나면서 나무가 타면서 나오는 수증기와 섞여 아궁이 주변에 슬러시 같은
잿덩이가 붙어버린다. 그러면 곧 불이 꺼진다.
3) 구들고래와 개자리
불고개를 살짝 넘은 열은 고래의 흐름을 따라 굴뚝 방향으로 간다.
구들 고래의 깊이는 아름묵쪽은 약 60~70cm이고 윗묵 쪽은 약 30~45cm정도 범위가 되어야 한다.
구들고래 길이가 길면 길수록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다.
구들 고래 끝자락에서 한 번 열기를 식혀줄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구들고래에 들어간 열기가 금방 굴뚝으로
빠저 나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자리라고 하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개자리는 모든 구들고래와 연결되어야 한다. 고래 끝 바닥 깊이보다 약 45cm 정도 더 깊게 파주면 된다.
이 공간에 정체된 열은 서서히 식으면서 굴뚝을 향해 빠져 나간다. 그 사이에 구들고래 공간에 열기가 잠시 머물면서
열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개자리를 지난 열은 굴뚝으로 이어진 연도로 흘러간다.
연도의 길이에 이르는 동안 바닥이 경사지도록 하는 것은 당연하고 중간에 역풍방지 시설을 해야 한다.
굴뚝이 있는 쪽으로 나무사지가 뻗듯이 엇갈려 두어군데 열린 벽을 만들어 주면 된다.
4) 굴뚝
연도의 끝은 굴뚝 밑 바닥이 된다.
굴뚝 밑 바닥은 연도보다 깊은(약 45cm 정도)구덩일 만들어 준다.
수직의 굴뚝을 타고 오르는 열기는 불꽃이 타면서 발생한 재를 실어 나른다. 높은 굴뚝을 타고 오르던 재는
열기가 식으면서 더이상 무거운 것을 밖으로 밀어내지 못하고 만다. 그러면서 굴뚝 밑 바닥으로 재가 떨어진다.
오래된 굴뚝은 아래쪽 외부에 소재구멍을 만들어 놓아 이곳을 통해 쌓인 재를 파내야 한다.
가능하면 굴뚝의 끝 즉 연기가 빠져나가는 위치는 처마 보다 높게 해야 집안으로 지저분한 연기로 검게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5) 기계적 배연장치
연기가 잘 안 빠진다고 배기휀 같은 기계를 장착하는 경우가 있다.
도저히 연기가 빠저나가지 못한 경우에는 어쩔 수 없겠지만 장기간 사용시 뜨거운 열기로 휀의 고장으로 전기 합선이
발생해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연기가 잘 안 빠지면 두고두고 고생한다. 따라서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구들을 제대로 놓을 줄 아는 사람을 불러 수리를 해야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