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들이 군 입대를 해서 육군훈련소엘 데려다주고 왔다.
본인도 5월에 입대 예정이라 맘의 각오를 하고 있었겠지만
4월말에 발표가 나고 5월4일로 결정되어 1주일정도 여유라
조금은 당황해 하는것 같았다.
여기저기 인사도 다니고, 친구들과 이별식도하고
분주히 마무리를 하는것 같았다.
나도 그냥 보내기는 섭섭해서 5월2일 -3일 1박2일로 속초엘 다녀왔다.
차를 둘이서 타고 오고가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서로 평소에 하지 못했던 얘기, 군에가서 잘 지내라는 얘기,
부모라면 다 하는 얘기지만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잘 지내라는 얘기
또 너 혼자만 하는게 아니고,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다 하는거라는거
너무 나서지도 말고, 뒤처지지도말고 잘 하라고........
그리고 운명의 5월4일 아침,
할아버지께 인사하고 -- 울 아버진 우시더라. 옛날 생각나셔서 그러는지
우쨌든 남자는 군대를 갔다와야 한다는 말씀과 잘 다녀오라고
하나뿐인 손자를 배웅하셨다. 눈물로....
따라오겠다는 여러사람들을 심사를 거쳐
아들과 나, 그리고 중학동창 1명, 고등학교동창 1명
이렇게 4명이 출발하였다.
차를 타고가는동안 지 친구들과 농담도 하고 떠들던 아들이
논산에서 점심(묵은지 갈비찜)을 먹고 훈련소를 향하니
긴장이 되는 모양이다. 내게 아빠 2011년이 안오면 어떡하지하고 웃는다.
태연한 척 있지만 새로운 생활에 대한 걱정이 생기는 모양이다.
저멀리 차량이 줄지어 서 있는곳이 육군훈련소 입소대대다.
아들을 힐긋보니 얼굴이 굳어진다.
그래 걱정이되겠지.
요즘 군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자유도 억압받고, 지 맘대로 할 수 있는 일도 적을거구
잠자리, 먹는거, 입는거 다 불편할테구,선임병, 후임병
또 상관들과의 인과관계등 지라구 왜 걱정이 안되겠나.
애비 맘 불편할까봐 태연한 척 하는거껬지.
얘기했다. 내가.
현우야, 힘들것이다. 여러가지가, 그리고 훈련소라는곳이
근본적으로 군인으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더 힘들게
하는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기관이다.
허지만 다 사람이 견딜수 있는 만큼만 스트레스를 가하니
이왕 피할 수 없는거 넌 즐겨라. 니들이 어디까지 하는가 함 보자 하고...
아마 입소식 끝나고 부대 연병장으로 걸어가면
사회와 다르다는 걸 보여줄려고 군기를 잡을테니 각오해라.
아들 녀석 날보고 웃는다. "저도 알아요, 잘할께요. 걱정마세요"
걱정, 니가 하지 말랜다고 안되것냐.....아빠는 저너머 세상을 잘 아는데...
주차장에 차를 넣고, 연병장으로 걸어갔다.
드디어 13:30분 입영장병들 집합하란다.
아들이 내게 지 휴대폰을 넘겨주고 포옹을 한다.
"아빠, 잘 다녀올께요. 서울 조심해서 가세요"
그리고 걸어갔다. 연병장 가운데로. 그리고 친구놈 왈
"현우야, 가운데로 가서 서. 가운데로"
뒤 한번 안돌아보고 가는 놈을 지켜보는데 맘이 짠 하더라.
아들아 고생일꺼다. 허지만 그 고생이 니 인생에 좋은 약이 되리라.
그리고 넌 내 아들이니 잘 견디고 건강히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입소식이 끝나고 군악대의 연주에 따라
입소장병들이 연병장을 한밤퀴 돌면서 가족들에게 인사를 한다.
2번째 뭉텡이에 아들의 모습이 보인다.신기하게 많은 사람속에서
아들 모습이 금방 눈에 뛰는것이
날 보고 손을 흔드는지, 아님 그쯤 지 애비가 있을거라고 짐작을 하고
손을 흔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손을 흔드는 모습을 봤다.
그리고 인상을 한번 쓰고 연병장 너머 입소대대로 향한다.
저 모퉁이를 돌아서면 군기를 잡겠지.... 내 경험에 의하면
아들아 긴 여행이겠지만 잘 다녀와라.......
돌아오는 고속도로가 많이 막힌다.
아들 친구들이 날 위로한다. 섭섭하시죠 하면서 그리고 현우는
똘똘하니 잘 지낼겁니다.....
그래 같이 멀리 와 줘서 고맙다. 나중에 헌우 휴가나오면
생맥주 한잔하자하고 아들 친구들과 헤어졌다.
그리고 상철이의 전화. 섭섭할테니 한잔하잔다.
지가 고참이라서 내 맘 잘 안다면서-- 고맙다.
지 아들 군대 보낼 때 난 챙겨주지도 못했는데.
고등학교 동기근기 하고 상철,준섭,명희,안순이와 위로주를 했다.
고맙다! 니들 맘이..........
소주를 연거퍼 마셨다. 취하고 싶어서
맨정신에 집에가면 아들생각이 많이 날것 같아서
내가 잘 해주지 못한 넘. 지 애미가 없어서 남의집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게 한 것이 맘이 늘 아팠는데.......
잘 자라주어 성인이 되어 군대를 가다니....
결국 대리운전으로 집엘와서 쓰러져 잤다.
아들 방에서 아들 베개를 베고, 아들 이불을 덮고
울 아들은 군용모포를 덮고 잤을 것이고
이렇게 긴 하루을 보냈다. 맘이 불편한 하루를......
화이팅! 박현우훈련병 -- 2011년 3월 5일은 온다! 아들아!!
첫댓글 허전하겠다...어쩌겠냐....덤덤히...그래야만 .....논산으로가면 한참 기달려야 한다...그러면 인터넷으로편지쓰고 그러면 사진보고 그러면서 ,,시간을 간다......뭐라고 할수가 없다..다들가는군대지만 막상 자기자식이가면 그마음 쓸쓸하다.....힘내라..화이팅...
그래 하나 밖에 없는 아들 군대 보내면서 박만흠이의 마음 이해한다. 그래 힘내고 따스한 봄에 아들이 씩씩한 장성이 대기를 기대한다.
요즘 군이 좋아 졌다 하더라도 구속된 단체생활을 한다는게 그리 쉬운일이던가? 그래도 군생활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많은 보탬이 될터~ 대충 때운사람들은 그 가치를 모르지!! 호윤이, 도영이에 이어 자네아들도 멋진 장정으로 거듭 태어날것이다.
에이~ 만흠 힘내..!!
2011년 3월 5일은 금방 올거야~ 아버지로서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심정이 내 가슴에도 짠~ 하게 와 닿는다. 나는 외국에서 태어나 자란 둘째 아들이 군대에 가서 제대로 적응을 할 것인지 지금 부터 걱정이 되는데... (지금 서울에서 대학 다니는데 한국어 과목 이해가 안되어 힘들어 하고 있음)... 현우가 건강하게 의미있게 군 생활을 하기를 기도할께. 만흠이도 힘내라!!!
현우 화이팅!! 만흠 화이팅!!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