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은 뒤꿈치부터 디뎌라
개인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건강한 체력의 소유자인 경우 산행은 50분 걷고 10분 휴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각자 자기 체력과 컨디션에 맞게 걷기와 휴식시간을 조절하면 된다. 매일 등산한다면 1시간 이내 오를 수 있는 코스가 좋고 일주일에 한 번 등산한다면 3~4시간에 오를 수 있는 산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등산 기술의 기초는 걷는 법이다. 평지, 오르막길, 내리막길, 비오는 날 등 시간과 장소에 따라 걷는 요령이 다르지만 중요한 것은 편안한 자세로 피로하지 않게 걷는 것이다. 걷는 속도는 처음에는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천천히 걷다가 차츰 속도를 내 일정한 속도로 꾸준히 걷는다. 경사도나 험난도에 따라 다르지만 산에서는 한 시간에 3.6㎞ 정도를 걸을 때 힘이 가장 적게 든다고 한다.
오르막길에서는 앞 발끝부터 내디디고 신발 바닥 전체를 지면에 밀착시켜 충격을 줄이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보폭을 줄여서 걷되 호흡과 속도는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걷도록 한다.
빠른 속도로 오르고 나서 오랫동안 쉬는 것은 심신의 피로를 더하며 심리적으로도 부담을 준다. 즉 오랜 휴식으로 온몸이 이완된 상태에서 다시 걸으려면 몹시 힘이 들게 되므로 목표까지는 휴식 시간을 가능하면 짧게 잡아야 한다.
속도는 중년의 경우 3㎞ 정도를 40~50분에 걷는 것이 좋다. 이런 속도는 평지에서 걷는 속도의 절반 정도. 초보자의 경우 약 30분 걷고 5~10분 정도 휴식하되 가능하면 앉지 말고 서서 쉬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그러나 다리에 피로를 많이 느낀다면 다리를 약간 높게 올려 놓은 자세로 앉아 쉬는 것도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내리막길에서는 발이 지면에 닿을 때 발의 앞부분보다 뒤꿈치가 먼저 닿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앞꿈치가 먼저 닿으면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옮겨져 걷는 속도가 빨라지고 이로 인해 중심이 무너지면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수도 있다. 등산시 대부분의 사고는 하산할 때 발생한다.
산을 내려올 때에는 터벅거리지 말고 평소보다 무릎을 더 구부린다는 생각으로 탄력있게 내려와야 무릎과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하산시에 발목과 무릎에 전해지는 부담은 자기 체중의 3배라고 한다. 게다가 배낭 무게까지 합하면 하산시 무릎에 상당한 부담이 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하산시 절대로 뛰어서는 안된다. 특히 비만한 사람은 자주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좋다.
발에 땀이 잘 나는 사람은 땀 흡수가 잘 되는 면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발의 살이 약해 물집이 잘 생기는 사람은 깔창을 이용해 신발이 발에 잘 맞도록 해야 하며 신발의 끈을 조여매 발이 등산화 안에서 따로 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선글라스는 땀 등으로 등산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자외선 차단을 위해 착용하는 것이 좋다. 등산이 끝난 후에는 스트레칭과 목욕으로 피로해진 근육을 이완시키고
◆ 산행시 주의점
<스틱을 사용하면 신체 하중의 40%까지 줄여 하산 때 큰 도움이 됩니다.>
탈수 유발하는 고단백은 먹지 마라
자신의 체력을 과대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등산을 마친 후 몸에 무리가 없으면서 하루 정도 숙면으로 피로가 회복돼 다음에 또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등산하는 동안 옆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강도가 적당하다. 맥박수를 기준으로 설명하면 평상시 맥박수보다 약 20% 늘어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겨울철에는 찬 기온에 적응하는 데에만 여름보다 10~15%의 에너지가 더 소모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산에 오르기 전에 음식을 많이 먹어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산행 전 가장 좋은 식사법은 평소 식사량의 3분의2 정도를 산행 2~4시간 전에 하는 것이다. 그래야 소화와 흡수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음식물의 종류는 고탄수화물, 저지방, 저단백질식이 효과적이다.
지방은 소화ㆍ흡수에 많은 시간이 걸려 산행 중 위와 소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단백질은 대사과정에서 수분을 많이 필요로 해 산행 중 갈증을 비롯한 탈수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대사열을 많이 발생시키므로 특히 더운 날에는 산행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등산은 다른 운동에 비해 시간당 소모 열량이 많아 잠시 쉬면서 먹을 수 있는 초콜릿, 건과류, 빵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등산 후 공복감으로 과식하게 된다.
땀을 많이 흘려 나타나는 탈수증 예방을 위해서는 물도 좋지만 오이, 당근, 귤을 준비하면 수분과 함께 비타민을 공급해 주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날씨가 추울 경우 탈수를 막아주고 체온을 유지시켜 줄 수 있는 따뜻한 음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등산을 하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일산화탄소로 인한 산소 부족 현상을 악화시켜 가뜩이나 힘든 심장을 더욱 힘들게 한다. 따라서 산행시에는 술과 담배는 아예 지참하지 않는 것이 좋다. 등산 중 과음은 평형감각을 잃어 낙상과 같은 부상 위험이 커지며 알코올 대사는 일시적으로 체온을 올리지만 저체온증과 탈수를 유발할 수 있다. 하산 후 과음은 위장과 심장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힘들게 줄인 체지방을 원상태로 돌려 놓는다.
체온을 상승시키는 것이 좋다. 그러나 목욕을 장시간 하는 것은 지나친 수분소실, 과도한 근육이완을 초래하므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등산이 무릎 관절에 좋습니까, 나쁩니까?’
산행을 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무릎 연골의 마모가 생기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산행을 통해 하체가 튼튼해지고 무릎이 강해졌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도한 산행으로 무릎 관절이 손상돼 일상생활 조차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 옳은지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정형외과 서승석 교수는 산행은 무릎 연골을 튼튼하게 해 주는 운동이라고 설명합니다. 물론 미련할 정도로 무리하게 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달았습니다.
무릎의 연골은 다시 재생되지 않습니다. 인간 수명과 비슷하게 무릎의 연골도 내구연한이 있어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더 닳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무릎 연골을 보호하고 아껴기 위해서 최소한의 운동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 교수는 "취미활동으로서의 운동이 연골을 더 마모시킨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오히려 적절한 운동은 연골을 더욱 튼튼하게 할 수가 있습니다"고 설명합니다. 등산을 올바른 자세로 한다면 무릎 주변의 근력을 강화시키고, 강해진 근육이 다시 무릎 관절을 잘 받쳐줘 연골이 더 튼튼하게 되다는 것입니다. 무릎 관절의 마모를 걱정해 산행을 피할 이유는 없다는 것입니다.
무릎 근육강화 운동의 중요성을 부연설명하겠습니다. 일전에 축구선수 이동국이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재활치료를 받을 것인지 수술을 받을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수술을 선택했습니다.
재활치료를 받으면 회복기간이 더 걸리지만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 때문에 고려대상이 됐던 것입니다. 이때 재활치료를 하는 과정이 주로 무릎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이라고 합니다. 무릎 근육을 엄청나게 강하게 단련시켜서 무릎 십자인대가 없어도 실전에도 뛸 수 있을 정도의 상태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유명 축구선수 중에는 십자인대가 없는 상태에서 재활치료를 통해 실전에 복귀한 선수들이 많다고 합니다.
척추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산 과정에서 척추 연골과 디스크가 충격을 받을 수 있지만 적당한 운동량이라면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안기찬 교수는 "나이가 들게 되면 허리의 S라인이 점차 없어지게 되는데 경사가 심한 지형은 무리가 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그리고 등에 무거운 짐을 져야 할 때에는 허리 컨디션이 좋지 않은 사람은 짐을 앞으로 메고 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산행이 무릎과 척추에 손상을 주는 것은 잘못된 자세 때문입니다. 올바르지 못한 자세와 무리한 산행으로 인해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들은 무릎 주변의 건염, 장경인대염, 연골연화증, 반월상 연골판 손상, 아킬레스 건염, 허리 디스크, 척추 골절 등입니다.
산에서 뛰거나 조금 언덕진 곳에서 껑충 뛰어 내리면 무릎과 척추에 심한 손상을 일으킬 위험이 높습니다. 그래서 뛰기 보다는 빨리 걷는 것이 무릎과 척추 건강에 좋습니다.
산행 때의 부상은 80~90%가 하산할 때 생깁니다. 내려올 때는 몸과 배낭의 무게가 가중되면서 무릎 척추 발목의 충격이 커져 인대가 늘어지거나 골절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일반적으로 적정 운동량을 말하라면 본인 체력의 70~80% 정도를 이용해 산행을 즐기는 것입니다. 또 주말에만 산행하는 사람들은 주중에 3일 이상, 한 번에 20~60분씩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시행해야 등산 효과를 제대로 얻을 수 있습니다.
’30분 걷고 5분 휴식’, 또는 ’1시간 걷고 10분 휴식’ 정도로 규칙적으로 쉬어야 합니다. 힘이 다 빠질 때까지 쉬면 회복이 어렵고, 너무 오래 쉬면 근육이 굳어져 다시 출발할 때 지장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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