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석불사 ~ 북문, 범어사
18.1km / 8시간 30분(1H30 휴식) 소요
2021. 6. 30
석불사- 제1망루- 상계봉- 제1망루- 파리봉- 서문- 산성마을
- 동문- 의상봉- 원효봉- 사기봉- 북문- 범어사- 범어사역
오랫만에 금정산에 푹 빠져 보고 싶어
발길 가는데로 걷기로 했습니다.
10:30 병풍암 석불사
어! 병풍암 석불사?
살펴보니 병풍암의 '암'이
바위 '巖' 자랍니다.
병풍암에 속한 석불사가 아니고
병풍처럼 서있는 큰 바위 아래 석불사가 자리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대웅전 지나 계단 오르니 거대한 바위가
진짜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가운데에 부처님이 모셔저 있는데
좌우로는 건장한 사천왕이
비로자나불과 약사여래불을
호위하고 있습니다.
계단 올라 독성산령각(獨聖山靈閣),
산신령님께 딱 한가지 소원,
간절히 기원했습니다. 부디 ...
독성산령각에서 바라 보이는 풍경이
참 아늑하고 좋습니다.
바위와 푸르름의 어울림에
양쪽으로 돋을새김한
마애불상과 사천왕이
금방이라도 걸어 나올 듯 합니다.
석불사 나와 오름 산길,
덥고 지루한 참에 만난 좀작살나무
조그마한 꽃을 피웠습니다.
11:00 기기한 바위와 소나무 사이로
전망이 트이기 시작합니다.
왼쪽 건너로 상계봉 능선
그 아래로 구포 시내와
낙동강이 펼쳐집니다.
11:20 능선길 걷다 나무계단을 만나고
11:25 금정산성 능선,
우거진 풀섭 길에 참나리 많이 이쁘지만
홀로여서 외로워 보입니다.
11:30 금정산성 제1망루
금정산성에는 모두 4개의 망루가 있는데
유일하게 누각이 없는 제1망루,
망루 안으로 들어 왔습니다.
망루는 어디 쯤에 어떻게 서 있었을까?
또 왜 없어졌을까?
상계봉까지는 0.4km,
갔다가 되돌아 와야 됩니다.
조금 걸었는데 닭을 닮았다는 상계봉
바위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해운대 쪽은 연무에 가렸고...
11:50 상계봉(640.2m)
이쪽은 만덕 아파트 단지
오른쪽으로는 화명 신시가지와
낙동강 조망이 시원스럽습니다.
12:05 지금도 관측구가 살아있는
제1망루로 다시 돌아와
파리봉으로 향하는 능선길
중간 중간 우거진 숲 사이로 바위들이
멋드러진 얼굴 내밀어 인사해 줍니다.
고개 하나 넘으니 파리봉 데크에
바위 군상들이 어서 오라고...
12:20 파리봉 (615m)
지나온 능선길이 뒤따라 오르고
바위 틈 바위채송화와 달개비꽃이
서로 정답습니다.
파리,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파리가 아니고
'파리'는 순우리말로 불교에서의 일곱가지 보석 중
하나인 수정을 뜻한답니다.
수정처럼 빛나는 산정에 코끼리가
낙동강 물을 마시고 있는
바위가 있다하여
불명으로 붙인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또한, 조선 시대 이곳에
망미루가 설치되면서
별장이 파견되어 머물렀다는 데서
파류봉(波留峰)으로도
불리기도 한답니다.
지금은 이곳에 망미루 대신
산불감시초소가 있답니다.
저 기기묘묘한 바위 군상들
함 구경하시죠
유려한 돌고래에
수줍음 많은 바다표범,
여기는 익살쟁이 오리(?)고요
어! 이건 힘 빠진 누구 거시기 같은데
ㅎㅎㅎ
바윗길에 노각나무,
꽃 피니 벌 오기 마련이고요
그 아래 쉼 자리 폈습니다.
그야말로 꽃자리...
13:35 파리봉 내려와 다시 산성길,
지형 따라 자연석으로 쌓아
긴 세월에 허물어지기도 하고...
보수할 때 쓰려고 군데 군데
돌을 모아 두기도 했습니다.
풀숲 무성산 산성길은 산성
안과 밖으로 왔다 갔다 이어집니다.
그 산성길은 아스팔트 도로에 잘렸다가
서문 성벽으로 다시 이어집니다.
11:00 금정산성 서문
금정산성 4대문 중 유일하게
협곡에 세워져
낙동강과 구포, 김해 방면으로
왕래했던 성문입니다.
서문은 해월문(海月門)으로도 불리는데
海月登無影(해월등무영)
遊魚獨自迷(유어독자미)
'바다에 달이 밝아서 그림자가 없는데
홀로 노니는 물고기가
스스로 미혹(迷惑) 했다' 라는
옛 선문집에서...
계곡의 대천천에 홍예형 교량이 놓여
북문으로 이어집니다.
14:10 산성마을 가는 길 국수집에서
진한 멸치 국물에 만 더운 국수 한 그릇,
옛 순라(巡邏)들이 순찰 뒤 했던 요기도
이 맛이겠지요?
14:30 산성마을 가는 길,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 줍니다.
14:55 산성마을 지나 동문 오르는 길,
뜨겁고 지루하기까지 한데
눈치없는 코스모스는 덥지않느냐고..
16:05 금정산성 동문
그러니까 서문에서 동문까지,
금정산성 가운데를 가로질러 왔습니다.
동문 아래 소공원 나무 그늘 벤치에 누워
느긋하게 쉬고 다시 산성길,
북문으로...
16:35 회룡선원 갈림길 샘터
시원한 물 한바가지에 꽃길이 열립니다.
16:45 길옆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김유신 솔바위,
천년 푸루름을 간직하고 있고
산불 자리에 심은 소나무들은
이제 하늘을 덮습니다.
걷다가 뒤돌아 보니 산성길
길게 뒤따르고
부채바위는 부챗살 펼쳤습니다.
솜털구름 얹힌 고갯마루 서둘러 오르니
제4망루와 의상봉, 무명봉 나란히...
17:00 의상봉(640.7m)
제4망루는 저만치 물러나 있고
무명암은 코 앞에 와 있습니다.
이쪽 산성길은 벌써 원효봉 오르고...
17:20 원효봉 (687m)
금정구 도심 건물 그리고 회동수원지,
이쪽은 금정산 고당봉이 조망됩니다.
북문 가는 길,
오른쪽 사기봉(682m)이
실제보다 낮아 보입니다.
숲들이 무성해서 그렇겠지요?
근처 바위에 사기(寺基)라고
음각되어 있어
사기봉이라 불린답니다.
17:40 금정산성 북문
몇십년 전에는 석축만 있었는데
몇차례 새롭게 단장한 모습에
산뜻해 졌습니다.
성벽은 계속해서 고당봉을 오르고...
아쉽지만 이제 내려가야 겠습니다.
지루한 너덜길에서 만난 다람쥐에
위로 받고 다시 내려갑니다.
18:10 범어사 조계문
서서히 산그림자 드리워지고
키다리 소나무는 하늘에 닿아 있습니다.
18:40 계곡 따라 내려오다
편백 쉼터에서
심호흡 한번 하고
19:00 범어사역에서
왜구의 침범에 대비해서
신라때 부터 축성되고
긴 세월 흘러 허물어지면
다시 쌓아 올린
금정산 산성길 제1망루, 서문, 동문
그리고 북문 범어사까지,
천년 역사의 장면 장면 속을 홀로
걷고 또 걸어와 마무리 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 6. 30
갈바람이 올립니다.
첫댓글
파이팅 넘치는 즐거운 시간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