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신의 조후
사주를 감정할 때에는 월령의 용신을 위주로 논하되, 반드시 계절의 기후와의 관계를 참작하여야 한다. 비유해서 말하면 영웅호걸이
때를 만나면 절반의 노력으로 곱절의 능력을 발휘하고, 때를 잘못 만나면 아무리 기이한 재능이 있어도 성공하기 힘든 것과 같다.
용신은 반드시 득시(得時 )하여야 한다. 용신이 비록 왕기(旺氣)를 얻어도 귀하지 못하게 되는 까닭은 기후의 영향 때문이다.
그러므로 용신을 취할 때는 억부법(抑扶法) 이외에도 기후와의 관계를 고찰하여야 하니, 곧 조후(調侯)의 법칙에 따라야 한다.
인수격에 정관이 있으면 관인쌍전(官印雙全)이니 귀하지 않음이 없다. 그러나 겨울철에 태어난 甲乙木 일간이라면 인수 水의 월령을
받고 庚辛金의 정관이 투출했다고 해도 꼭 귀하지는 않다. 금은 냉하여 물을 더욱 얼어붙게 만드니 얼어 붙은 물이 나무를 생할 수가
없다.
甲乙 일간이 亥子丑月에 생하면 월령이 인수인데, 겨울의 얼어 붙은 물은 나무를 생할 수 없고 천간에 관성이 투출했다고 해도 관성인
金은 水의 기세를 따르니 金이 있으면 사주가 더욱 차가워진다. 재성인 戊己土가 투출하면 물이 차가워 흙이 꽁꽁 얼어 붙었으니
일말의 생기도 없다. 그러므로 재관(財官)이 있어도 모두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신강하고 인수도 왕성하다면 식신이 투출하면 귀하게 된다.
겨울철의 木 일간은 특히 秀氣가 빼어나니, 겨울철의 나무가 불을 만나 설기할 뿐 아니라 기후를 따뜻하게 해주는 이유다.
한목향양(寒木向陽:얼어붙은 나무는 태양을 좋아함)이라고 했으니 오로지 丙丁火의 식상이 있어야 귀하게 되는 것이다.
四柱 十星 十神 12宮 神 殺
경인 편관 비견
무자 편재 정인
갑인 日干 비견
병인 식신 비견
재성 戊와 관성 庚이 모두 한신(閑神)이라서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런데 시주 천간의 식신 丙火가 청순하니 설기하는 동시에 조후하는
작용을 한다. 이른바 겨울의 나무는 화를 얻으면 더욱 수기가 빼어나다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이것은 청나라 때 상서의
사주이다.
겨울철의 나무와 겨울철의 물만 조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겨울철의 흙 역시 그러하다. 겨울에 난 토금상관격(土金傷官格) 역시 필히 인수 火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四柱 十星 十神 12宮 神 殺
병자 편인 정재
신축 상관 겁재
무자 日干 정재
계축 정재 겁재
월지 丑의 지장간 정재 癸水와 상관 辛金이 천간에 투출하니 상관생재가 되어 귀하게 될 징조이다. 그러나 겨울의 戊土 일주가 꽁꽁
얼어 붙었으니 丙火를 가지고 따뜻하게 대지를 녹여 주어야 발달한다. 다행히 년간에 丙火가 있고 합이불화(合而不化)하니 대운이
남방으로 향하자 용신인 丙火가 득지(得地)하여 일간 戊土와 辛金과 癸水가 쓸모를 드러내었다.
상관견관(傷官見官)은 흉한 격인데도, 금수상관격은 도리어 정관이 있어야 기세가 수려하게 된다. 이는 조후가 급하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월령이 상관이면 본래 관살이 있는 것을 꺼린다. 하지만 금수상관격은 겨울철에 나서 금한수냉(金寒水冷)하니 오히려 火가 있어야
좋다. 火를 씀에 있어서는 정관이고 칠살이고 따지지 않는다. 일간과 인수가 모두 왕하고 재관이 통근해야 비로소 귀격이 된다.
四柱 十星 十神 12宮 神 殺
기유 정인 겁재
병자 편관 상관
경진 日干 편인
갑신 편재 비견
木火가 뿌리가 없으니 약간의 돈을 벌 수는 있어도 귀를 누릴 수는 없다. 재관은 용신이 되지 못하고 신왕하니 상관을 용신으로 삼아
설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丙火로 조후하는 것을 배합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빈한하게 된다.
신약한 자는 조후가 있어도 그것을 용신으로 쓰지 못하는 수도 있다.
四柱 十星 十神 12宮 神 殺
정사 편관 정관
임자 상관 식신
신사 日干 정관
정유 편관 비견
丁火가 비록 지지에 통근했지만 일주가 설기가 너무 심하므로 반드시 酉金의 도움이 필요하여 酉金이 용신이 된다. 겨울의 금수상관격은 火의 조후가 필수적이지만 신약하다면, 火가 반드시 용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상관용인과 상관대살(傷官帶殺:상관과 칠살이 있음)은 수시로 쓰는데 상관용인의 격 가운데서도 특히 여름에 생한 木 일간의 경우는 그
수기(秀氣)가 백 배에 이른다. 상관대살의 격국 가운데서도 금수상관격은 백배나 빼어나게 되는데 수화가 조화를 이루는 까닭이다.
인성을 용신으로 하는 사주는 신약하기 때문이니 여름에 난 木 일간의 목화상관격(木火傷官)은 水의 인성을 얻으면 흙을 축축하게 적실 수 있고 목을 생해주니 일거양득이라서 사주가 중화(中和)를 얻은 아름다움이 있다.
四柱 十星 十神 12宮 神 殺
경진 편관 편재
임오 편인 상관
갑진 日干 편재
정묘 상관 겁재
여름의 甲木 일간이 상관 丁火에게 설기하고 辰의 지장간 乙木과 卯木에 통근하니 신약하지 않다. 좋은 것은 인성 壬水가 사주를
윤택하게 하고 庚金이 壬水를 생해주며 두 개의 辰土가 불기운을 흡수하면서 金을 생하고 물을 저장하고 있으니 배치가 중화를
이루었다.
여름철의 甲乙木 일간이 壬癸水의 인성을 얻지 않아도 신강한 경우도 있다.
四柱 十星 十神 12宮 神 殺
기묘 정재 겁재
경오 편관 상관
갑인 日干 비견
정묘 상관 겁재
일주 甲木이 녹(祿)인 寅木을 바로 밑에 깔고 앉아 있고 양인(陽刃) 卯가 두 개나 있으니 이미 신강하다. 더 이상 인성이 생조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단지 인성이 있는 것보다 귀하지 못할 뿐이다.
상관생재격은 본래 귀격(貴格)이다. 그러나 겨울철의 얼어 붙은 물이 상관에 해당되어 그것을 쓰는 사주는 비록 약간의 돈을 벌 수는
있을는지 몰라도 귀하지는 못한다. 겨울철의 얼어 붙은 물은 나무를 제대로 생할 수 없는 까닭이다. 금수상관은 木이 재성이고 水가
상관이다. 상관생재격은 본래 좋은 격국이지만 겨울철에 火가 없으면 재성이 있어도 무용지물이 된다. 왜냐하면 얼어 붙은 물은
재성인 木을 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목상관격(水木傷官格)은 재성 丙丁火가 있으면 가장 좋다. 재성은 곧 火이기 때문이다.
이상의 설명은 모두 조후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다.
四柱 十星 十神 12宮 神 殺
기미 정관 정관
을해 식신 겁재
계해 日干 겁재
병진 정재 정관
丙火 재성을 용신으로 삼으니 이 역시 조후를 취한 것이다. 수목상관격은 재성을 좋아하고 금수상관은 관성을 좋아하고, 목화상관격은 인성을 좋아한다.
상관생재격은 수기가 빼어나다. 그러나 여름철의 나무(木火傷官格)는 그리 귀하지 못하다. 재는 말라 붙은 흙이므로 크게 수려한 작용을 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四柱 十星 十神 12宮 神 殺
무술 편재 편재
정사 상관 식신
갑인 日干 비견
기사 정재 식신
火가 왕성하니 나무가 불타게(火旺木焚) 생겼다. 그런데도 사주에 인수 수가없다. 부득이 土를 용신으로 삼아 불기운을 설기하여야
한다. 대운에서 인수운(水運)이 왔으나 土가 회극(回剋:사주가 운을 극함)하여 크게 발달하지는 못했고 부유하지도 못했다.
봄의 木 일간인데 火가 있으면 목화통명(木火通明)이 되어 좋다. 그러나 여름철의 木 일간은 그렇게 판단하면 안 된다. 봄의 나무가
火를 만나면 목화통명이 되어 좋지만, 여름의 나무는 火를 만나면 화왕목분(火旺木焚)이 되니 해롭다.
가을철의 金 일간이 水를 만나면 금수상함(金水相涵)이 되어 좋다. 그러나 겨울철의 金 일간은 그렇게 보면 안 된다.
오행의 기(氣)에는 쇠왕(衰旺)의 구별이 있으니, 용신을 취함에 있어서도 같지 않음이 있게 마련이다. 가을의 金은 水를 만나면
금수상함이 되어 좋지만 겨울의 金이 水를 만나면 수탕금침(水蕩金沈)으로 해롭다. 이것은 기후의 쇠왕(衰旺)이 다른 까닭이니,
일률적으로 논하면 안 된다.
식신이 편인이 아닌 정인을 만나도 역시 탈식(奪食)의 작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여름의 나무가 불길이 치열한 가운데 가벼운 인성이 있으면 귀격이 되니, 이는 목화상관격이 水를 좋아하는 이치에 따른다. 이 역시 조후의 이치이다.
정인 역시 식신을 파괴할 수 있고, 편인 역시 상관을 파괴할 수 있다. 그러나 식상과 인성 가운데, 하나는 천간에 다른 하나는
지지에 위치하면 서로 충돌하지 않으니 각기 그 쓸모를 잃지 않는다. 이 말은 팔자의 귀함이 배치의 적절함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사주에서 중요한 것은 일주에게 필요한 것을 분별하는 능력이다. 필요에 합당하기만 하면 상관격에 정관이 있어도 좋고, 합당하지 않으면 재관이 모두 해로운 것이 될 수 있다.
팔자는 중화(中和)를 귀하게 여기나니 한쪽으로 오행이 치우쳐 있고 조절하는 것이 없다면 비록 격을 이루었다고 해도 역시 좋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