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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북한 미사일 발사 논란에 대한 단상 | ||||||||||||||
이익환 한전원자력연료 사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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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에서 이렇게 기차예찬론을 펼친다. "몇 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꿈꾸다 보면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즉 우리에게 중요한 감정이나 관념들과 다시 만나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너무 빠르지도 그렇다고 걸을 때처럼 너무 느리지도 않은 차창 밖의 슬라이드는 한편의 무성영화처럼 내겐 낭만이라는 기억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기차여행이 항상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다. 가끔 우리는 기차에서 좌석과 관계된 실랑이를 보게 된다. 뒤에 앉은 사람은 앞사람의 좌석 시트가 뒤로 너무 많이 재껴져 있어 불편하니 앞으로 조금 당겨 달라고 요청하고, 앞에 앉은 사람은 내 좌석의 시트는 본인이 구매한 좌석의 공간만큼 시트가 뒤로 밀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니 양보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북한의 미사일 얘기는 마치 기차 속 실랑이보다 더 나쁜 상황을 연출하여 연일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북한은 광명성 2호 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한 반면, 서방을 비롯한 외부세계는 이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로 보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북한은 주변국의 요격 가능성에 대해 평화적 위성 실험에 대한 요격은 곧 전쟁을 의미한다며 주변국에 대한 협박과 이의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고, 서방을 비롯한 외부세계는 북한의 시험발사 자체에 불편함을 느끼며 자제를 요청하는 모양새가 마치 기차 속 좌석다툼이 싸움으로 옮겨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최근 블레어 미 국가정보국장이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을 '우주발사' 엄밀히 말하면 '장거리미사일 능력을 시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닌 위성발사'로 규정하면서 마치 안보전략상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지만, 북한의 미사일 혹은 위성발사 시험이 한국은 물론 동북아 안보상 위협이 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되고 있다. 다 알다시피 핵과 미사일은 바늘과 실처럼 한 쌍이 돼야 실체적인 위협으로서의 힘을 지니게 된다.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게 되면 무시무시한 살상무기가 될 수도, 인공위성을 탑재하게 되면 우주발사체가 되어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될 수 있다. 즉, 장인의 손에 의해 탄생한 칼이 훌륭한 요리사의 손에 들려 있을 때, 많은 이들에게 미각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도구로 쓰이기도 하지만, 범인의 손에 들려 있을 때는 흉측한 살생무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평생을 원자력계에 종사해온 필자로서는 원자력에너지가 세계 인류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핵무기로 변신되어 단지 체제 보호와 서방세계에 대한 위협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우리나라에서의 원자력은 국가 전체 전력소요량의 약 40%를 공급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키플레이어로 값싸고 질 좋은 전기를 공급하는 산업경쟁력의 초석일 뿐만 아니라, 어두운 곳을 밝히고 아픈 자를 어루만지며 인류가 미래로 향해 전진해 나갈 수 있도록 해 주는 문화사회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따라서 인류 번영을 위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만이 북한이 당면한 국제사회 신뢰회복의 문제와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임을 강조하고 싶다. 이제라도 북한은 자신의 좌석 시트를 너무 뒤로 밀지 말고 조금만 앞으로 당겨, 우리와 함께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무성영화의 낭만 속에서 아름다운 현재를 또 더욱 아름다울 미래를 설계할 것을 간곡히 권유해 본다. | ||||||||||||||
첫댓글 + 평화를 빕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형제애를 나누는 참다운 평화가 정착되기를 바랍니다.
참으로 큰 일을 하시는군요.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