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 척 보기엔 뚱보 소년, 마음만은 마돈나. 우리의 오.동.구. 고등학교 1학년. 뚱보 소년 오동구. 육중한 몸매와 달리 자신이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의 장래희망은 ‘진짜’ 여자가 되는 것이다. 그것도 마돈나처럼 완벽한 여자가 되어 짝사랑하는 일어 선생님 앞에 당당히 서는 것!
뒤집기 한 판이면, 여자가 될 수 있다?! 여자가 되려면 수술비가 필요하고, 가진 거라곤 엄청나게 센 힘 하나뿐인 동구에겐 딱 500만원이 부족하다. 그런 어느 날 날아든 낭보! ‘인천시 배 고등부 씨름대회’ 우승자 장학금이 500만원. 뒤집기 한판이면 마침내 여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동구는 죽을 맛이다. 하필, 남학생들과 웃통 벗고 맨 살 부대껴야 하는 씨름이라니!, 마돈나가 되기 위해,천하장사부터 되어야 하는 뚱보 소년 오동구의 ‘여자가 되는 길’은 험하고 아찔하기만 한데... - 네이버
트랜스젠더를 소재로 한 학원드라마다. 재밌다. 고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보고 얘기하기 딱 좋은 영화다.
<워터보이즈>나 <스윙걸즈> 같은 일본 영화와 많이 닮아 있다. 만화 같고 독특한 캐릭터와 쿨한 분위기 그리고 해피앤딩. 밴치마킹이라는 말을 생각하게 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코믹물 안에 트랜스젠더의 내적 고뇌를 잘 형상화하고 있다.
나는 ‘쿨’에 대해 생각했다. 기타노 다께시의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내가 받은 충격은 정적에 가까운 쿨한 화면이었다. 도무지 아무것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그러면서도 막상 잔혹한 유혈이 튀어나오고 관객은 쿨 속에 금방 돌아간다. 일본의 학원드라마들에서 받은 인상도 역시 쿨하다는 것. 그 쿨이란 역시 사회의 차가움에서 나온 권태다. 더 이상 학교나 사회는 맞붙어 싸울 대상이 아니다. 지겹고 허위스런 권위구조로 이루어졌지만 피할 수 없기에 적응하여 권태롭게 살아간다. 감히 학교와 사회는 싸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렇게 일본인이나 우리들은 소심하고 초라해 있다. 차라리 70년대 얄개시대 같은 명랑만화라면 덜 잔혹하게 느낄까?
그 쿨한 톤 속에서 우리는 코메디를 본다. 만화 같다. 때론 따뜻하고 감동적이다. 여자가 되고 싶은 천하장사의 꿈을 보며 잠시 위안을 받는다. 이런 영화를 중고생들이 보면 성적 소수자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건 줄어들 것이다.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해 관심을 일으킬 만큼 좋은 영화고 잘 만들었다.
하지만 나는 쿨이 걸린다. 학교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다. 옳지 않고 싫다면 다 때려 치고 내 식대로 공부하고 살면 된다. 하지만 그럴 꿈의 여지와 용기라는 기회도 너무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영화를 너무들 잘 만든다. 편집의 기교도 넘친다. 그럴수록 나는 환상과 몰입보다 느리고 긴 영화를 보고 싶다.
아무튼 그럼에도 괜찮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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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기타노 다께시, 기쿠지로의 여름도 참 재미있게 봤었는데, ^^ 그 해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혹시 보셨는지 모르겠어요,
봤지요. 일본애들은 그런 영화를 참 잘 만들어요.^^
ㅋㅋㅋㅋ 그 해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그런 영화도 만들고 말이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