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절 공휴일을 맞아 여유롭게 어제(28일) 있었던 여자프로배구경기를 되돌아 봤습니다.
올시즌 3위를 확정지은 홈팀 현대건설(14승 13패)과 1위 도로공사(19승 8패)의 경기입니다.
사실 도로공사가 1세트를 따내고, 2세트도 먼저 8점을 따낼 때까지만 Full 중계영상을 리플레이해서 봤습니다. 경기 남은 부분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생략했구요.
리뷰를 쓰면서도 크게 경기 흐름을 논하거나 Bset / Worst Player를 선정할 것까지도 없을 것 같고, 그냥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오늘 경기, 양팀의 스타팅 라인업
일단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주전 세터 이다영 선수가 결장한 경기였습니다. 무릎쪽에 통증이 있어 직전 경기도 뛰지 못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오늘 경기도 신인 김다인 선수(사진)가 전체적인 경기 조율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김다인 선수인데,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했다지만 세터 포지션 경력은 얼마 안된 것 같았습니다. 중계중에 "3년 정도밖에 안되었다"는 말이 들리더라구요. 세터 경력 3년만에 프로무대로 올라와 보여준 모습으로는 뭐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양효진 선수(7득점, 속공 2개)를 활용한 속공 시도도 나쁘지 않았고, 센터라인(네트)에 붙기보다는 어택라인쪽에서 머물던 어중간했던 토스는 본인도 본인이지만 팀 전체의 리시브라인이 크게 흔들렸던 원인으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 현대건설 리시브 시도 63/정확 24, 도로공사 시도 49/정확 27
사실 기본적인 거지만, 세터의 토스는 너무 네트에서 후위쪽으로 멀리 떨어지면 안되거든요. 오늘도 양효진 선수나 황연주 선수가 힘겹게 공을 달래고 우겨서 상대 코트로 집어넣거나, 토스가 너무 떨어져서 네트를 때릴 수밖에 없었던 장면들이 종종 보였습니다. 리시브부터 안정을, 그리고 김다인 세터도 좀 더 분발이 필요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레프트 포지션으로 출전했던 소냐 선수는 리시브에서 36.51%의 점유율을 가져갔으나 정확도는 조금 아쉬웠네요(23시도/8 정확). 그렇다고 공격에서도 아직 만족할만한 모습도 아니었고요(10득점, 공격성공률 31.25%).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두고 순위가 이미 결정된 상황이었으니, 어쩌면 이런 결과가 당연한 것이었을 수도 있었겠네요.
그래도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을 생각하면 아쉬운 경기력이었지만, 주전 세터의 부상에 새로온 외국인 선수의 활용법 찾기 숙제가 계속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이도희 감독이 중계에 잡히는 작전타임 때 좀 더 강하게 선수들을 독려하고, 좀 더 구체적인 게임 플랜을 제시해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많은 팬들이 온라인상에서 이야기했던 부분을 확인하고자 경기 중 작전타임 장면들을 다시 찾아봤었는데요. 감독님 본인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기에, 또는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줄 의도가 있었겠지만 실소(失笑)가 터져나오는 장면이나, 그냥 계속 '둥글게 둥글게가 좋다는 식으로' 선수들을 어르고 달래기만 하는 장면은 '그래도 프로인데' 너무 아니지 않나 싶었네요.
그리도 도로공사 입장에서는 3세트까지 일방적으로 진행된 경기 치고는 범실이 너무 많이 나오지 않았나 싶네요(범실 20개).
1세트 시작부터 이바나 선수의 시원시원한 공격력이 불을 뿜고(12득점), 박정아 선수도 쌍포로써 인상적인 공격력(14득점)이었습니다만... 10개의 서브 범실(서브득점은 8점)에 중간중간에 나온 어이없는 공격범실들은 조금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기업은행과 정규시즌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중인데, 상대팀 현대건설의 예상외 경기력에 너무 마음을 놓았나요?
또 한 편 아쉬운 부분으로는, 승리를 확실히 해야했던 오늘 경기에 대해서 조금 상반된 주장일수는 있겠지만
상대팀 현대건설이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벤치 멤버들을 너무 활용해보지 못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배유나 & 정대영 선수를 대신할 수 있는 정선아, 또 문정원 & 박정아 선수를 대신할 수 있는 하혜진 선수를 좀 더 써봤으면 했는데 말이죠.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뜻하지 않는 부상이나 주전 선수들의 부진에 대비, 또 다양한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여러모로 좋으니까요.
오늘 같은 경기에서도 두 선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평소에도 종종 교체로 활용하는 유서연-이원정-최은지 선수만 있었네요. 아쉬운 부분입니다.
어찌되었던 오늘 경기 3대0 완승으로 우승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은 도로공사입니다. 똑같이 2경기씩 남겨둔 상황에서 2위 기업은행에 승점 4점차로 앞서있네요. 도로공사가 다음 경기(3일 흥국생명전)에서 승리를 거두면 정규시즌 우승 확정입니다.
■ Today's Photo
오늘 경기, 도로공사의 쌍포 이바나 & 박정아(오른쪽)의 공격력은 명불허전이었습니다.
문정원 선수의 혼을 실은 스파이크 장면도 한 컷
현대건설에서는 김다인 세터의 토스를 받은 양효진 센터 도약 직전 순간! + 아래 멋진 공격장면까지.
막둥이 달래주는 양효진 선수. 신인 세터에 아직도 적응 안되는 외국인선수 함께하느라 다들 고생이 많았습니다.
도로공사 선수들의 오늘 경기 승리, 축하합니다 (p.s. 이 와중에 문정원 선수의 뜬금없는 매너손(?)은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