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사진을 정리해야지 하루하루 미루다 보면 손댈 수 없이 일이 커지게 되어버린다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어제 저녁을 먹으며 아프리카에서 누군가가 틀어준 영화에 폭 빠지는 바람에...ㅜ..ㅜ
뭐 하루치 정도 밀린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졸린 눈을 부릅떠가며 그 다음날 쓰는 그 전날 일기 궈궈~!

거친 봄아가씨가 지나간 다음날 유공관과 배수관을 사들고 터로 올라갔지만 유공관은 커녕 비닐도 깔지
못했다.
공포의 외인구단이 발목에 모래주머니 차고 지옥훈련하는 것마냥 엄청나게 질퍽 거리는 진흙들을 발바닥에
붙이고 일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ㅡ..ㅡ;;;
게다가 바람은 여전해 석회 역시 풀어보지 못하고 이날도 보수공사만 죽도록 하고 내려왔다. ㅋㅋㅋ
'우린 바람불면 창고 날아갈까 보수하고, 비오면 쓸린 흙으로 배수로 막힐까 물꼬트느라 집은 못짓는거 아녀?'
'ㅋㅋㅋ'

흙부대 카페에 초당님이 알려 주신대로 망사로 지붕 위를 덮어 천막이 들뜨는 것을 눌러주기로 했다.
이 망사는 남원으로 내려온지 얼마 안됐을 때, 요천 근처 공사장에서 인부들이 버린 것을 주워 온 것이다.
한동안 닭장망으로 썼는데 역시 철망보다 그 역활이 못해 거두어 놓았던 녀석이다.

설치하고 보니 천막의 반정도만 눌러 줄 수 있는 사이즈...ㅜ..ㅜ
반쪽이라지만 이만큼이라도 확실히 눌러주니 '푸덕푸덕'거림이 많이 줄었다.
이리 요긴하게 다시 쓰일 줄알았다면 모임방 구박말고 더 주어다 나르라고 할껄~ㅋ

낮동안 물기를 말리고 다시 조립한 티피...
들어가보니 문의 입구 위치 좀 달라졌고. 높이도 넓이도 조금씩 예전과는 다르다.
뭐 볼일보기엔 전혀 지장이 없지만서도...

이러한 뜨뜨~미지근한 일들로 수요일 하루는 대충접었다.
하지만 어제 목요일은 파쇄석 25톤을 아침 9시에 받기로 했기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노역장...아니 집 터로
올라갔다.
묘목은 현재 살고 있는 집에 작년에 심어 놓았던 것들로 산에 옮겨 심기위해 파왔다.
수요일 산에서 내려오면서 고물상을 들러 드럼통을 두통을 더 사, 석회를 수화할 통이 총 세통이 되었다.
그나저나 바람이 좀 적당히 불어야 석회를 열어 볼텐데, 여전히 매서운 봄바람이다.
나 원 참~ 누가 봄처녀 아니랄까봐~~~ ㅜ..ㅜ

9시가 넘어 가는데도 트럭 기사분에게선 연락이 없고...
확인 전화를 해보니 상차시간이 서로 맞지 않아 1시간 가량 늦을 것이라고 하니 뿌리가 마르기 전에 묘목부터
심기로 한다.
이날은 이름표를 안붙여서 열매를 맺기 전까지는 무엇인지 모를 나무, 배, 대추, 청매실, 옻나무, 호두,
그리고 살았는지 죽었는지 몰라서 그냥 가지고 온 사과나무를 심었다.
아직도 몇 그루 더 남았는데 매일 아침마다 파와서 옮겨 심을 계획이다.

10시 반쯤이 되어 기사님이 파쇄석을 실어 오셨다.
길이 좁고 질어서 겨우겨우 들어 오셨다고...ㅡ..ㅡ;;; (지송하네유~)

순식간에 길바닥에 돈...아니 돌을 뿌려주시고는 이 길을 어떻게 빠져 나가느냐고 한탄 하시며 바로
떠나주시는 so cool한 기사님...ㅎㅎㅎ
하지만 생각보다 멀리까지 돌이 뿌려져 옮길 거리가 늘어나자 싱숭생숭한 모임방...
'그러게 왜 아저씨한테 여기서부터 쭉~가시면서 뿌려주세용~ 그랬어? 나라도 그러면 길에 깔려는 줄 알고
쭈욱~ 내리고 가겠구먼...'
'아니...내뜻은 그게 아니였지.'
'그러면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부려주세요~ 그랬어야지!!!'
'아니...내뜻은 ㅜ..ㅜ'
계속 자신의 뜻을 펼치려는 모임방의 옆에 선 나의 눈엔 자꾸자꾸~돌이 아닌 몬로 언니 몸매만 들어오고...ㅡ..ㅡ;;;

진정된 모임방이 그 다음 만든 것은 늘어나라~~~~~~~~원숭이 팔!!!......이 아니라 수도관이 되겠다.

밖에서 안으로 들어 올 수도관 놓을 자리를 파고있는 모임방...
한 20여분을 파다보니 모임방이 곡괭이를 드는지, 곡괭이가 모임방을 드는지 모를 지경!!! ㅡ..ㅡ;;;
그런데 갑자기 주변이 좀 시끄럽다.

헉!!!!!!!!!!!!!!!!!!!!!!!!!!!!!!!!!!!
연락도 없이 전선을 이으러 오신 아저씨들...
(그러고 보니 월요일날 전봇대를 세우러 오신것은 올리지 못했군... ㅡ..ㅡ;;;)
'아~ 여기에 묶고 #^$*%('
'$^#%^) 그려. 그리고 @#$%#&$*%(*'
'아따! 형님 이제 술깨부렸는가! 기운 좀 나쏘? #^$&$*('

한 4-5분이 오셔서 일을 하신 것 같으신데 서로 주고받고 일을 하시느라 이렇게 땅주인이 주인공이 되어보지
못한것은 처음이었다. ㅋㅋㅋ
단 한 분만이 떠나시기 전에...
'여그 뭘로 팠어요?'
'아...포크레인 기사님이 오셔서...'
'아~ 긍께! 그렇겠제...그럼...'
'아..예...다 끝났나요?'
'그랐제요. 설치는 다했응께.'
'............아 예~ 설치 가..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예. 수고하씨요.'
손발이 척척 잘 들어 맞는 분들이신건지 일도 순식간에 처리하시더니 가실 때도 일사분란하게 바로 떠나셨다.

어느새 다시 조용해진 터에 둘 만이 남아 마저 땅을 파고 관을 심었다.

점심을 먹고 난 후에 더욱 심해진 바람이지만 더이상 기초 공사를 미룰 수 없어 비닐작업부터 들어가기로
했다.
이 검은 비닐은 멀칭용비닐인데, 사실 아직도 모임방도 나도 이것을 왜 샀는지 알 수 없다. ㅡ..ㅡ;;;
2-3 주전쯤 비오기 전 날 목재들을 덮기 위한 비닐을 사온다더니 멀칭 비닐을 한 두루마리를 사가지고 온
모임방...
비닐 멀칭을 반겨하지도 않고 무언가를 덮기에는 얇고 잘 찢어져 전혀 선호하지 않는 이 검은 비닐을 왜 사왔는지
도통 본인도 납득을 못하고 있다. ㅎㅎㅎ
'귀신 씌웠는가베~'
아무튼 '있는 것 쓰자'라는 생각으로 기초 할 때 바닥에 쓰기로 했고, 워낙 얇은 비닐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2번 겹쳐서 깔았다.

흰 비닐은 비닐하우스에서 쓰던 비닐을 받은 것으로, 배수로가 가까이에 있는 동쪽과 북쪽이 조금 걱정되어
그곳에 덧대어 깔았다.
즉, 북동쪽은 3번의 비닐을 깔은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유공관의 길이는 8m자리 3개와 6m자리 2개...
판매되는 유공관 길이는 4m여서 6m자리를 만들기 위해 유공관 하나는 반으로 갈랐다.

관끼리 묶어 주는 소켓이라는 것이 있다는데 값이 좀 나가서 타이로 묶어 보기로 했지만...

그다지 조여 주지 못해서 철사를 꼬아 고정시키기로 했다.

흙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 준다는 부직포도 돌돌 말았다.

헛!!!!!!!!!!!!!!!!!
그런데 유공관을 옮기다 가운데가 분리되는 사태가...ㅡ..ㅡ;;;

그리고 누가 초짜 아니랄까봐 길이까지 맞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관끼리 연결하는 L관과 T관이 있는데 이것들의 길이를 계산하지 않아서 이 관들을 연결할 공간이 없다. ㅜ..ㅜ
지쳤다.
해가 뉘엿뉘엿...온 몸도 쑤시고...내려 갈 때가 되었다는 신호가 온다.
'내일 유공관 길이 재서 자르고, 소켓도 가면서 사자. 안돼겠다. 해봤자 얼마나 한다고 10만원 넘겠어?'
'여기 다 끼울려면 그 정도 돼...'
'............................................0..0 뭐?'
'소켓이 좀 비싸...'
'.................................ㅡ..ㅡ;;;'
'............................................그냥 하던데로 합시다.'
'그럽시다. ㅜ..ㅜ'

그려 이 없으면 잇몸으로 먹는 거시여~~~
죽으라는법 읎제!!! 암!!!

어느새 20.6을 찍은 계량기...
그려 그리고 세상엔 공짜도 없제라~
공짜 좋아하면 모임방처럼 마빡부터 까져 부린당께!!! ㅎㅎㅎ
첫댓글 물고기 쓰러져서 대신 올립니다 ^^;;;
물고기님 넘 고생하셔서 아프신건 아닌지...
저는 점점...흥미롭게 봅니다...^^
근데, 지난글들 쭈욱~봤더니, 처가가 대구이신듯? 저도 대구사람...지금 이곳도 대구...시내에선 비록 멀지만...두분도 혹?영.호남의 만남이신지?? 저희부부도 영.호남의 만남 입니다.^^
아픈것 보다는 매일매일 극기혼련하고 내려오는 기분이랄까...ㅎㅎㅎ 온몸이 좀 뻐근하네요. ㅜ..ㅜ ㅋ
지금 저희 부모님이 대구에서 사시기는 한데 원래 서울에서 사셨구요~ 모임방은 서울서 살다가 인천으로...ㅎㅎㅎ
저희는 어쩌다 보니 연고지도 없는데 남원에 내려와 살게되었네요. ㅋ
어쩌다 보니 연고지도 없는 남원에서 정착하시기로 하신 이야기...더 궁금한대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