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기독교인이 본 기독교인의 전도방법
이희두 (회사원)
나는 기독교인도 불교인도 아니다. 그런데 나는 묘하게 기독교인들을 많은 친구로 가지고 있다. 하나같이 좋은 친구들이다. 비단 기독교라는 종교를 떠나서도 그들은 나무랄 데 없는 성실하고 겸손하며 정이 많은 사람들이다. 그 친구들을 볼 때마다 나도 교회에 나가볼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언젠가는 나도 교회에 나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기독교인들이 모두 내 친구와 같지 않은 것 같다. 신문에나 TV에 기독교인이라는 이름으로 비리를 저지르고 불의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볼 때 기독교인이라고 다 훌륭한 사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친구들과 모여 대화를 나눌 때 친구들에게 항의 비슷하게 하는 말이 있다. 다름 아닌 ‘기독교인들의 극성스런 전도’이다. 나는 직장에 갈 때 지하철로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지하철 안에서 전도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 비좁은 공간을 헤집고 다니면서 이상한 목소리로 이상한 몸짓을 하면서 ‘예수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고 떠드는 사람들을 볼 때 약간 불쾌하기까지 한다. 나는 기독교가 예수 믿어 천당에 가는 종교라는 것을 잘 안다. 한두 번 들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자꾸 반복해서 듣게 하는지 모르겠다. 더욱 알 수 없는 것은 불교나 가톨릭은 전혀 전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가톨릭과 기독교는 모두 예수를 믿는 종교가 아닌가? 또 불교인은 불교가 구원의 종교라고 믿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도 왜 기독교만이 구원의 종교라고 외치고 다니는가?
잘은 모르나 기독교인들은 전도하는 방식이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침에 지하철을 타려고 급히 계단을 오르려면 한 달에 두서너 번 아침 8시경이면 메가폰을 들고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치는 60대의 노인을 본다. 그 옆에는 권사라는 분이 신속하게 전도지를 손에 쥐어준다. 대부분이 한두 번 받아본 것이 아닌지라 바닥에 버리고 간다.
어느 날은 믿지 않는 사람과 싸우는 것을 보았다. ‘왜 매일 아침부터 시끄럽게 구느냐’는 것이다. 그렇게 싸우면서라도 전도를 하라는 말이 성경에 쓰여 있는지는 모르나, 아무튼 내가 보기에는 전도는커녕 오히려 기독교에 대한 혐오감만 불러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한번은 추석 전날 큰집에 가는데, 예수 믿으라고 하면서 제사는 마귀의 짓이니 제사지내지 말라고 하다가 노인들과 다투는 것을 보았다. 인사동 좁은 골목에서 삐에로 같은 옷을 입고 발로 맨 북을 치면서 ‘예수천당 불신 지옥’하는 사람도 보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고 웃고 있었다.
전도하다가 다투는 것을 본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지금도 그 할아버지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어느 역 광장 한 구석에는 메가폰은 든 할아버지가 ‘로마 교황은 마귀의 새끼’ ‘가톨릭은 사탄의 종교’라고 외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때 벤치에 앉아 있던 대학생인 듯한 세 명의 학생이 “야, 로마교황이 마귀의 새끼란다” 하면서 웃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틀림없이 그 할아버지는 목사로부터 이런 교육을 받았으리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은 할아버지의 한 사람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으나 비 기독교인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모든 기독교인의 공통된 생각으로 본다.
나는 기독교인 친구들을 만나면 전도보다 중요한 것은 기독교인이 먼저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사람들이 되라고 말한다. 어디 절에 나오라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전단을 뿌리고 확성기를 가지고 떠들어대는 것을 보았는가? 어디 신부가 절도를 하고 수녀가 비리를 저질렀다고 신문에 난 것을 보았는가?
극성스럽게 전도하느라고 애쓸 것 없이 먼저 행동으로 보였으면 한다. 기독교인들은 참 좋더라. 기독교인들은 정직하더라. 기독교인들은 사랑이 많더라. 기독교인들은 나보다도 먼저 남을 생각하더라. 이렇게 인식이 되면 굳이 교회에 오지 말라고 해도 떼거리로 교회로 발길을 돌릴 것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기독교인들은 위선적인 자가 참 많다. 직장에서도 교회 나가라고 조르는 사람도 타 종교에 대하여 아주 배타적이고 말과 행동이 다르게 위선적인 행동을 한다. 나는 그 사람을 별로 좋게 안 본다. 또 비기독교인과 다를 바 없이 불성실하고, 부도덕한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안다.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예수만 믿으면 아무렇게나 살아도 천당에 가는가? 그렇다면 참으로 이상한 종교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