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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과 김영란 법
주 혜 영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 같은 5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찾아오는 5월은 선생님이라는 호칭 부르기 갑자기 불편한 달이 되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맺어진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서 꽃 한 송이 전하는 감사가 불편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일명 김영란 법은 스승에게 개별적인 케이크나 카네이션 한 송이 모두 적용 대상이 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제시한 스승의 날 카네이션 선물의 범위는 ‘학생 대표가 공개적으로 선물하는 카네이션’ ‘졸업생이 찾아서 전하는 꽃 선물’로 제한되어 있다. 스승의 날은 1958년 5월 청소년 적십자 단원이던 충청남도 지역의 강경여고 학생들이 현직 선생님과 은퇴하신 선생님, 병중에 선생님을 자발적인 위문에서 시작 되었다. 존경하는 선생님을 찾아 정성을 드리는 일은 스승과 제자 관계에서 스스로 결정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교단을 넘어 스승이 되는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고 되새길 시간도 추가할 일이다. 감사한 마음을 선물에 담아 방문하는 인사는 스승과 제자의 기쁨이며 제자의 도리이다. 김영란 법이 시행하고 처음 맞는 스승의 날, 인터넷에 선생님께 캔 커피나, 작은 꽃다발을 드릴 수 있는지 없는지, 선물 허용의 범위가 무엇인지 검색 수가 많았다. 스승과 제자의 사이에서 법이 적용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당장, 초등학교 보내는 내 아이에게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선생님에게 전하는 마음이 왜 뇌물이 될까? 아이는 그렇게 되묻지 않을까? 선생님께 감사의 선물이 뇌물이 되는 것이, 교사의 자질 문제인가, 우리 사회의 문제인가, 선물을 주는 의도가 문제인가? 제자의 마음의 표현을 뇌물처럼 생각하는 해석이 무척 당황스럽다. 내 아이를 사랑하고 이끌어준 선생님께 마음의 선물을 할 수 있고, 그 선물을 받는 교사도 그 내용과 정도에서 적당한 수준으로 인정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만큼 풍요에 감사함이 점점 줄어드는 스승의 날에 안타깝다. 뇌물 청탁이 만연한 사회에 선물 제한 법의 시행은 이해하고 찬성할 일이다. 그러나 스승과 제자가 존경을 나누는 작은 마음이 법 규정에 제한을 받는 것은, 장차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사랑과 소통이 염려된다. 학교와 교육계가 김영란 법 무풍지대가 되길 소망해 본다. 우리 연구회 회원은 스승이며 제자의 관계에서 발전할 과제가 무엇인지 생각하기 바란다. 내 인생에 참 스승이며 친구인 구본권 교수님에게 스승의 감사를 문자로 보낸 인사말에 답신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우리 모두 스승이며 제자입니다. 제자와 스승의 자리를 바꾸고 제자가 스승이 되고 스승이 제자가 되어 미래의 사회에서 우정과 사랑의 빛이 됩시다(유아교육, 아동 권리전공, 산내들 생태 어린이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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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주혜영 선생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자가 스승이 되고 스승이 제자가 되어 미래의 사회에서 우정과 사랑의 빛이 됩시다' -제자를 이끌어 주는 참 스승의 겸손한 모습이고 지향점입니다.
공감합니다. 아름다운 꽃화분을 보고 너무 예뻐서 골랐다가 그냥 내려놓은 경험이 있습니다. 따뜻하고 감사한 마음..표현하고 싶기도 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