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평 구명가게 문방구서 시작
직영점 2개. 가맹점 500개의 문구프랜차이즈 업체로 성장
이젠 생산도 하고 해외진출도
"문구도 신선도가 중요합니다. 먼지 쌓인 볼펜과 공책, 어두운 매장에서 어떤 고객이 감동하겠습니까?"
국내 최대 문구.사무용품 유통업체 알파 이동재(61)회장은 문구를 생선에 비유한다. 물 좋은 생선처럼 매장.제품이 깨끗해야 고객이 또다시 매장을 찾는다는 것이다.
"350만원짜리 만년필을 사러오는 고객도 대접을 해야겠지만 200원짜리 볼펜을 사러 오는 고객도 다시 오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친절과 청결이 필수입니다"
현재 국내 2개의 직영점과 500개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알파는 작년 8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 청부가 프랜차이즈 기업 육성 방안을 발표하면서 알파를 김가네 김밥, 본죽 등과 함께 대표적인 성공 프랜차이즈 사례로 꼽기도 했다.
이 회장은 1971년 20㎡(약 6평)의 구멍가게 문구점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처음 서울역 앞에서 문구점을 연 뒤 1978년 지금 알파의 본점(직영점)이 있는 남대문으로 옮겨와 터를 잡았다. 직원 월급이 20만원이던 시절 , 한달 50만원씩 수도요금을 물어가며 수도가 설치돼 있지 않던 남대문 일대 상인들에게 물을 나눠 준 일화도 유명하다.
"내 몫을 불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종 목적은 나누는데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물을 나눠 쓴 상인들은 인연이 돼 지금까지 알고 지내고 있지요"
이런 나눔의 원칙은 그의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 이 회장이 1987년 국내 처음으로 '문구프랜차이즈 사업'이란 개념을 도입한 석도 나눔이 시작이었다. 남대문 매장이 사업이 커지면서 그는 직원들에게 '성과급'차원에서 가게를 내주기 시작했다.동네 문방구만 있던 시정 사무용품에서 문구까지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 알파(당시 알파유통) 지점들은 매출이 급성장했다. 그 성공을 지켜보던 동네 문방구 주인들의 문의가 오기 시작하자 이 최장은 본격적으로 문구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프랜차이즈를 하겠다고 뛰어드는 분들은 대부분 이 사업을 통해 재기를 꿈꾸는 분들입니다. 경제위기 직후에 가맹점이 느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저는 우리 모델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희망을 주고 싶었습니다."
주기적으로 경영컨설팅을 해주고 취급제품을 문구에서 사무용품과 생활용품으로 다변화하자 가맹점 매출이 오르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000년까지 200여개이던 매장은 불과 10년사이 2배이상으로 늘었다.
이 회장은 현재 유통뿐만 아니라 제품 생산과 해외 진출에도 뛰어들었다. AST(문구사무용품), NECE(생활편의,스포츠용품),Soma(어린이 학용품),Artmate(화방용품) 등 자체 브랜드를 출시하고 몽골, 베트남 해외 시장에도 매장을 내고 있다.
그는 매장을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구 트렌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고급 문구 판매 매장인 '펜크로'매장을 남대문 본점과 서울 강남 삼성 타운 지하에 운영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인터뷰가 끝난 뒤 엘리베이터도 없는 6층짜리 남대문 매장을 일일이 돌며 소개를 했다. "문구는 소모품이 아닌 미래에 대한 투자 상품입니다. 사람들이 마치 편의점처럼 좋은 문구 상품울 쉽게 만나는 날까지 계속 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