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4> 특집 설레는 첫 걸음--첫 출산
‘새로운 시작의 기다림과 너와의 만남’
홍콩 목장 / 조현경 집사
2021년의 봄을 알리는 5월,
나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선물이 찾아왔다. 기다림이 있었지만 몇 번의 테스트 결과 한 줄을 보고 ‘백신 접종 완료하고 다시 준비하자.’ 마음을 먹고 코로나 바이러스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일주일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테스트기를 해 보았다. 두둥! 결과는 너무나 선명한 두 줄이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첫 산부인과 진료를 본 나의 소감은 진료실 들어가기 전까지 두근두근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안절부절하였다. 초음파 사진을 보고 난 후 생각보다 안정적인 느낌이었다. 오빠 퇴근 후, “선물이 있어.^^” 하며 테스트기를 내밀었다. ㅇ_ㅇ! 세상 눈이 커지는 남편, 그리고 이내 입꼬리가 올라가며 오빠의 첫 마디는 “진짜야?” 였다. 오빠도 나도 너무나 기뻤지만 실감이 나지는 않았다. 큰 숙제가 하나 있었다. 우리 아기 태명을 무엇으로 하지? 한참의 고민과 기도 끝에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사람’ 바로 하람이였다.
임신 초기 입덧은 나를 너무나 힘들게 했다. 먹고 싶은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냄새에 역하지는 않아 반찬이나 저녁은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 나는 못 먹지만 남편은 굶기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 6월 어느 날 아침, 오빠와 함께 아침 잠에서 깼는데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이게 행복한 게 맞아? 너무 힘들어. 뭐가 행복한 건지 모르겠어. 밥을 먹을 수도 없고 눈물이 자꾸 나.” 하며 오빠에게 투정을 부렸는데 지금 생각하면 힘들었던 20주간 입덧의 느낌이 생각이 나지 않아 너무나 신기할 뿐이다.
주 수가 지날수록 안정적인 마음을 가지기보다 불안함이 점점 커져만 갔다. 이것이 부모가 되는 마음일까? 1차 기형아 검사일 때 문제가 있으면 어쩌지? 2차 기형아 검사는? 정밀검사에서는 괜찮겠지? 임당(임신성당뇨병)은 정상일까? 임신 확인 전, 백신도 맞았는데…. 날이 지날수록 걱정이 많아져 주변에 임신 사실을 알리기 무서웠다. 하지만 이런 걱정이 무색하리만큼 너무나 건강하게 자리 잡고 쑥쑥 자라는 우리 하람이. 이 모든 것이 다 사랑하는 하나님이 내려주신 복된 은혜인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고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을 얻게 되었다. 우리가 임신을 준비하자고 마음을 먹고 난 후, 기다림과 불안함을 가지지 않게 바로 찾아와 준 감사한 은혜. 임신기간 동안 내가 한 걱정들을 모두 날아가게 만들어주신 은혜. 힘든 입덧 기간에 여름방학으로 출근을 하지 않아 편히 집에서 보낼 수 있었던 은혜. 몸이 점점 무거워 지지만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신 은혜. 임신 기간동안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자 사랑이셨다.
그래서 너무나도 즐거운 임신기간을 보내고 있던 중, 막달 검사도 하기 전 34주 3일에 양수가 터지고 진통이 찾아왔다. 엄마 아빠를 엄청나게도 빨리 만나고 싶었나 보다. 19일 새벽 2시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병원에 연락 후, 옷을 입고 준비를 했다. 진통이 확실하지 않으니 남편에게는 “오빠, 나 배가 조금 아파서 병원에 다녀올게.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집에서 자고 있어.” 하고 병원으로 씩씩하게 출발! 양수검사와 태동, 진통 검사를 했는데 세상에! 당장 대학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며 “구미에는 니큐가 있는 병원이 없어요. 대구로 가셔야 해요.” 담당원장님이 새벽에 급히 와주시고 동산병원에 연락을 해주셔서 구급차를 타고 바로 병원으로 갈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이렇게 바로 병원에서 받아주는 일이 흔치 않다고 하는데 이것도 하나님의 은혜인가보다. 대학병원에서 아기를 낳는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오빠랑 늘 같이 호흡을 연습하고 탯줄을 자를 때 기분도 꼭꼭 기억하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대학병원은 보호자 출입이 되지 않아 나 혼자 출산의 시간을 버텨야 했다.
병원에 도착 후, 응급실 침대가 없어 보호자 대기 의자에서 링거를 맞고 2시간 진통을 견뎠다. 새벽 4시 분만실로 들어가면서 오빠와 손을 흔들며 웃기도 하고 “안녕~” 인사를 한 후 분만실로 입성했다. 지금까지의 아픔과 슬픔과 걱정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혼자 분만실에서 점점 진통이 더해가는데 서럽기도 하고…, 힘내야지 생각을 다잡으며 아기 기다리길 18시간…. 주수가 너무 빨라 무통도 안되고 촉진제도 줄 수 없다고 했다. 통증을 그대로 다 느끼며 90% 진행이 된 순간 바로 분만장으로 들어갔다. 2시 43분 힘주기 3번으로 아기울음소리를 들었다. 소리 지르면 안돼요. 아기 힘들어요. 호흡하세요. 간호사 선생님의 이야기만 계속 들으며 18시간 동안 소리 한 번도 안 지른 나 자신이 대단하다. 내 호흡이 흐트러지면 아기 심박수가 급히 내려가는 걸 보고 심호흡하며 가다듬기를 반복하며 긴 시간을 이겨낸 것 같다. 후 처치가 끝나고 일반 병실에 자리가 없어서 또 분만실에 격리된 채 오빠를 만나지 못한 지 2일이 지나가고 나 홀로 고된 시간을 버텼다. 미숙아라 오빠도 나도 아기 얼굴 한 번 보지 못하고 신생아 중환자실로 갔고, 힘 줄 때 '으엥!' 소리 들은 게 끝이었다. 울음 소리를 듣고 호흡기를 끼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눈물이 났다.
너무 힘들고, 아프고, 외로운 시간이었지만 ‘건강하게 아기를 만날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는 기도와 하나님께 감사함이 듬뿍 담긴 나의 출산 이야기는 여기서 끝인 줄 알았지만, 신생아 중환자실 담당 간호사가 코로나 확진이 되었다는 전화를 데리러 가기 전날 밤 12시에 받았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었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눈물만 날 뿐이었다. 2.43kg 작은 아기의 코에 긴 면봉을 넣어 코로나 검사만 2번…. 그렇게 중환자실에서 입원이 1주일이 늘어나고 우리는 2주의 시간이 지나 아기를 처음으로 만날 수 있었다. 너무너무 작은 아이를 처음으로 안아보고 조심조심 드디어 집으로 왔다. 뱃속에서 코로나 백신을 2차까지 완료한 하람이는 아주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고 이제는 100일을 기다리는 아주 씩씩하고 건강한 아기로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너와의 첫 만남은 설레는 기다림이었고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너무나도 감사한 나날들이었다. 이제는 100일을 앞두고 있는 하람이는 맘마도 너무나 잘 먹고 몸무게도 쑥쑥 늘어나는 중이다. 미숙아로 태어났지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 늘 하람이 앞길을 인도해 주시고 하람이와 함께 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하나님 안에서 긍정적인 신앙심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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